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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고 성령께 귀 기울이기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과 주교대의원회의 총보고관 장 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이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시노드 총회 대의원들이 성령께 귀 기울여 제삼천년기 교회를 향한 하느님의 뜻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초대했다.

Lisa Zengarini

10월 4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첫 전체회의를 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에 이어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과 주교대의원회의 총보고관 장 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이 지난 2021년 교황이 시작한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 여정의 목표, 정신, 방법론을 요약·설명했다.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는 경청하는 교회입니다

그레크 추기경은 교구, 주교회의, 동방 교회 시노드 및 대륙별 단계를 포함해 그간의 준비 단계를 돌아보면서 이 여정이 초반엔 의구심과 함께 일부 어려움과 오해에 봉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활기차게 성장”하고 “‘함께 걷는’ 시노드 체험 안에서 성장”하도록 도왔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긴급한 도전은 신학적 또는 교회론적 성격에 관한 게 아니라 역사적인 이 순간에 교회가 어떻게 모든 이를 향한 하느님 사랑의 표징과 도구가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레크 추기경은 “오늘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교대의원회의 제정 50주년 기념 연설(2015년 10월 17일)에서 제기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는 경청하는 교회’라는 교회의 전망이 얼마나 참된 것인지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노드 총회는 교회를 위한 시노달리타스의 굳건한 표징이 돼야 합니다

이에 따라 그레크 추기경은 지난 2년 동안 하느님 백성과 사목자들이 살아낸 강렬한 시노달리타스 체험이 시노드 총회로 하여금 “성전(聖傳, Traditio)에 비추어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오늘날 하느님의 뜻을 알아들으며, 하나이고 유일한 교회를 위한 시노달리타스의 굳건한 표징”이 되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레크 추기경은 시노드가 로마의 주교(교황)를 중심으로 한 주교단의 일치, 교회들의 친교(Communio Ecclesiarum), 그리고 특히 이번 세계주교시노드의 경우 하느님 백성과 사목자들의 일치를 표방한다는 점을 되새기며 “여기서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이 말한 ‘교회와 시노드는 동의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교의 가시적 표징

그레크 추기경은 이어 시노드 총회가 친교의 “가시적 표징”이 되고 교회와 세상을 위해 봉사하는 도구가 되도록 부름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드로와 함께 베드로 아래’(Cum et sub Petro) 일치된 우리는 시노드 여정 전체를 뒷받침해 온 근본적인 질문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려고 이 자리에 모였다”며 “성령께서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인 우리에게 어떤 발걸음을 내딛으라고 초대하고 계시는가?” 하고 되물었다.

교황의 주교대의원회의 제정 50주년 기념 연설을 다시 인용한 그레크 추기경은 “‘시노드 여정이 하느님께서 제삼천년기 교회에 기대하시는 길’이라고 확신하며 보편적 차원에서 교회의 ‘함께 걷기’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져야 한다”며 “이 같은 일은 시노드 총회에 달려 있다”고 마무리했다.

성령의 이끄심에 마음을 열기

이어 올러리슈 추기경은 현재의 시노드 진행 과정과 총회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시노드 총회 대의원들에게 시노드의 주인공은 성령이시라며 “우리 가운데 그리스도를 현존하게 하시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령의 이끄심에 온전히 열린 마음으로 임할 때에만 우리가 받은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러리슈 추기경은 선교가 시노달리타스 개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교회의 선교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바오로 6세 홀에 모인 시노드 총회 대의원들이 △기후변화 △이주 △전쟁 △극심한 양극화 △소비주의 생활양식 등 수많은 해악에 시달리는 “온 세상”으로 “시야를 넓히도록” 부름받았다고 말했다.

“시노달리타스 문법”과 식별 배우기 

교회는 이러한 맥락에서 점점 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되고, 이에 따라 “시노달리타스 문법”을 배우라는 부름을 받고 있다. 올러리슈 추기경은 “우리 언어가 문법이 발전함에 따라 변화하는 것처럼 시노달리타스의 문법도 변화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 시대의 표징을 읽어내는 것은 가톨릭성의 기본 원칙을 바꾸지 않고도 우리 시대에 걸맞는 시노달리타스 문법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러리슈 추기경은 시노드 총회 대의원들의 작업이 다수결 원칙에 따른 의회 토론이 아니라 함께 기도하지 않고는 수행할 수 없는 “공동 식별 작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진정한 식별을 통해 성령께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새로운 방향으로 열어 주십니다!”

성령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방법론

올러리슈 추기경은 시노드 총회 대의원들이 ‘전체회의’와 ‘소모임’을 번갈아 가며 △시노달리타스 △친교 △사명 △참여 등 4가지 주제를 성찰·식별한 후 종합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며, 이러한 작업 과정이 지난 2년간의 총회 여정의 연장선상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방법론을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방법론을 통해 “모든 이의 관점을 표명할 수 있고, 차이를 간과하지 않으면서도 공감대를 형성하며, 무엇보다도 양극화와 논쟁을 잠재울 수 있다”며 “파벌로 나뉘거나 획일화되지 않고 합의점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올러리슈 추기경은 “이런 방식으로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는 데서 성령께 귀 기울이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제2회기를 위한 로드맵

끝으로 올러리슈 추기경은 이번 시노드 작업을 통해 오는 2024년 10월에 열릴 제2회기를 위한 “로드맵”을 개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적으로 이 로드맵은 우리 사이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느님 백성 안에서 합의점을 찾았다고 느끼는 지점을 나타내고 성령의 음성에 응답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단계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어느 지점에서 더 깊은 성찰이 필요하고 그 성찰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명시해야 합니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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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10월 2023,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