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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파롤린 추기경 “교황은 일치와 형제애의 순례자가 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을 비롯한 모든 인류에게 궁핍한 사람들을 저버리지 말고 일치하라고 권고하면서 키프로스와 그리스에 복음의 기쁨과 희망의 빛을 전할 것이다.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의 제35차 해외 사도 순방 출발 하루 전날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Massimiliano Menichetti / 번역 김호열 신부

키프로스 섬은 오는 12월 2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방문을 맞이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교황은 이튿날 그리스로 이동한다. 12월 6일 마무리하는 교황의 이번 사도 순방 동안 “교회의 기원을 찾아가는 순례자”인 교황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말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이 그리스도의 빛과 희망을 전할 것이라며 “지중해를 분열의 공간에서 만남의 기회의 장으로 탈바꿈하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하 파롤린 추기경과의 일문일답:

추기경님, 교황님은 어떤 마음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계시나요?

“교황님은 당신이 방문하실 키프로스와 그리스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를 표현하셨습니다. 교황님의 거의 모든 순방을 특징짓는 것은 만남의 정신입니다. 알현에서부터 시작해 로마에서 다른 여러 시도들에 이르기까지 교황님의 모든 활동에는 정확히 상대방을 만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황님은 키프로스·그리스 사도 순방을 앞두고 두 나라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다음의 말로 마무리하셨습니다. ‘하루빨리 여러분을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빨리 만나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만남과 순례의 정신을 잘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신 자신을 순례자, 교회의 기원을 찾아가는 순례자로 생각하고 계십니다. 이 두 나라는 바오로 사도와 바르나바 사도와 관련된 매우 중요한 사도적 여정이 특징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번 순방은 바로 이러한 원천으로 돌아가는 것, 곧 ‘복음의 기쁨을 재발견하는 것’입니다. 이는 교황님의 첫 번째 문헌인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서 시작해 교황 재임 기간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입니다. 교황님은 언제나 당신의 순례를 기도에 의탁하시고, 모든 이에게 기도를 청하십니다.”

이번 순방의 첫 번째 목적지는 키프로스입니다. 키프로스는 1974년부터 그리스계 키프로스인과 터키계 키프로스인 두 공동체로 분열됐습니다. 교황님은 지난 2020년 8월 30일 삼종기도 훈화에서 남북 키프로스 간의 통일 협상에 교황청의 격려를 표명하시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황님의 이번 방문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매우, 매우 민감하고 걱정스러운 상황입니다. (…) 지난 4월, 키프로스 섬의 독립에 대한 논의에 있어 보증국의 역할을 하고 있는 그리스, 터키, 영국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의 주도로 스위스에서 회담이 열렸습니다. 키프로스 공화국 대통령과 북키프로스 당국 간의 만남이 있었죠. 유감스럽게도 당시 협상은 만족스럽지도 구체적인 결과를 내지도 못하고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저는 교황님이 이번 순방을 통해 교황청의 입장과 희망 그리고 권고를 재확인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곧, 키프로스 문제는 키프로스 섬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는 동시에, 관련 당사자들 간의 성실하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황청의 확고한 입장을 키프로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호소하는 것과는 다른 효과가 있기를 바라며, 현지에서 천명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키프로스에 이어 교황님은 이번 사도 순방을 앞두고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고전 문화의 본고장”인 그리스로 이동하십니다. 그리고 지중해가 “복음의 전파와 위대한 문명의 발전을 목격한 바다”이기 때문에 유럽이 “지중해를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하셨는데요. (…)

“지중해는 멀어지기도 하고,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중해 주변에 살고 있는 모든 국가, 모든 민족들은 지중해를 분열의 공간에서 만남의 기회의 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는 그와 반대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차원에서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많은 긴장이 있고, 이주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교황님은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생각하시던 바를 어느 정도 다시 언급하는 것이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한 배에 타고 있습니다. (…)’ ‘우리는 함께 항해해야 합니다.’ 함께 항해하자는 이 초대는 이러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곧, 우리는 많은 문제에 봉착해 있다는 것, 우리가 아직도 그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과 지난달 글래스고에서 다룬 기후변화와 같은 비상사태, 혹은 전쟁과 가난과 굶주림 (…) 등 지속적인 현상에 직면해 있음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거대한 현상들과 크나큰 문제와 어려움들에 직면해 공동으로 대처하고, 서로 힘을 합쳐 공동 전선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세계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이번 순방이 모든 인류에게 외치는 여정인가요. (…)

“교황님은 무엇보다도 유럽을 향해 외치고 싶어하시며, 유럽이 자신의 뿌리를 재발견하는 한편 더불어 살 수 있는 다양한 전망을 넘어 유럽의 일치를 재발견하도록 초대하길 원하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모든 인류를 향해 외치고 싶어하십니다. 왜냐하면 이주 현상이 실제로 우리의 인류애를 의문에 부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 현실에 접근하는지, 어떻게 사람들에게 접근하는지 말입니다. 최근 교황님은 이 점에 대해 강조하셨으며, 5년 전 방문하신 레스보스 섬을 다시 방문하시는 것과 관련해 이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원천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가장 진실한 인류애의 원천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추기경님, 이번 교황님의 순방에 무엇을 기대하시나요?

“제가 기대하는 것은 교황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곧, 복음의 원천으로 돌아가는 순방이자 형제애의 원천으로 돌아가는 순방이었으면 합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키프로스 정교회 수장이신 크리소스토모스 2세 대주교님과 그리스 정교회 아테네대교구장 예로니무스 2세를 비롯한 키프로스 정교회와 그리스 정교회의 형제들과의 만남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가톨릭 교회 형제애의 원천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교황님은 명확히 말씀하셨습니다. 두 나라에서 가톨릭 교회 형제자매들은 소수이지만, 활기차고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도 가톨릭 교회의 풍요로움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인류애의 원천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것들이 이번 교황님의 키프로스·그리스 사도 순방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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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12월 2021,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