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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해외 사도 순방 (자료사진,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해외 사도 순방 (자료사진, 2016년) 

교황, 키프로스·그리스 사도 순방 영상 메시지 “형제애와 인류애의 원천으로 가는 순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박한 키프로스·그리스 사도 순방을 앞두고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교황은 이 “아름다운 땅”에 거주하는 모든 이에게 인사를 전하면서, 지중해가 더 이상 “거대한 무덤”이 되지 않도록 이주민을 맞아들여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Isabella Piro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2-6일 키프로스와 그리스에서 이뤄질 차기 사도 순방을 가리켜 형제애와 인류애의 “원천(샘)으로 가는 순례”라고 정의했다. 교황은 영상 메시지에서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모든 이, 여러분 모두”를 만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모든 이를 대상으로 교황은 “바오로 사도와 바르나바”와 같은 “위대한 선교사”의 발자취를 따라 “역사와 문화와 복음으로 축복받은 아름다운 나라”를 방문하는 “기쁨”을 전했다. 

시노드 여정과 가톨릭 신자 격려

교황은 이번 순방을 통해 형제애의 샘에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형제애가 시노드 여정의 맥락에서 “매우 소중하다”고 말했다.

“‘시노드적 은총(una grazia sinodale)’이 있습니다. 이는 제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사도적 형제애입니다. 이 은총으로 저는 키프로스 정교회 크리소스토모스 2세 대주교님과 그리스 정교회 아테네대교구장 예로니무스 2세와의 만남을 고대하게 됐습니다. 저는 믿음의 형제로서 여러분의 환대를 받고 평화의 주님의 이름으로 여러분을 만나는 은총을 누릴 것입니다.”

교황은 두 나라에서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작은 양 떼”를 대표하는 “가톨릭 형제자매들”과도 형제적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교황은 이들에게 “가톨릭 교회 전체의 애정 어린 격려”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민과 난민을 위한 환대

교황이 지적한 두 번째 원천은 “유럽의 고대 원천”이다. 실제로 키프로스는 “유럽 대륙에 있는 성지의 수원지”이며 “그리스는 고전 문화의 본고장”이다. 따라서 교황은 유럽이 “지중해를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지중해가 “복음의 전파와 위대한 문명의 발전을 목격한 바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육지를 연결하는 우리의 바다(mare nostrum, 지중해)*는 우리가 서로 분열되지 않고 함께 항해하도록 초대합니다. 특히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여전히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고 기후위기가 임박한 이 시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여러 민족을 품은 바다와 개방된 항구들은 함께 살아가는 원천이 상호 환대에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편집주: 인류 역사에서 지중해는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로마인들은 “우리 바다(mare nostrum)” 혹은 “내해(mare internum)”라고 불렀다. 그리스어로는 “내륙, 안쪽”이라는 뜻의 “메게이오스”로 불리기도 했다. 성경은 지중해를 “서쪽 바다”(신명 11,24; 요엘 2,20), “큰 바다”(민수 34,7; 여호 1,4)라고 불렀다. 

전쟁과 빈곤에서 탈출한 사람들을 착취하지 마십시오

교황은 이주민, 망명자, 난민을 잊지 말라고 강력히 호소했다.

“저는 최근 몇 년 동안,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전쟁과 빈곤을 피해 대륙의 해안과 다른 지역에 상륙했으나 환대보다 적대감을 느끼며 착취당하는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이들은 우리의 형제자매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습니까! 오늘날 ‘우리의 바다(mare nostrum)’인 지중해는 거대한 무덤이 됐습니다.”

형제애와 통합이 공동의 삶의 원천입니다

사도 순방의 세 번째 원천은 인류애의 여정이 될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교황은 5년 전 방문했던 레스보스 섬의 미틸레네 시에 있는 난민들을 오는 12월 5일 오전 다시 만날 예정이다. 

“인류애의 원천을 찾는 순례자로서 저는 공동의 삶의 원천이 오직 형제애와 통합 속에서만 다시금 번영할 것이라는 확신으로 레스보스 섬에 다시 갈 것입니다. 함께 말고는 다른 길은 없습니다. 저는 이 ‘희망’을 가지고 여러분에게 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35차 해외 사도 순방

마지막으로 교황은 키프로스와 그리스의 모든 국민들에게 “여러분의 기대, 걱정, 희망”을 주님께 내어 놓는다며 주님의 축복을 간구했다. 이번 순방은 지난 3월 역사적인 이라크 사도 순방과 지난 9월 부다페스트와 슬로바키아 사도 순방에 이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35번째 해외 사도 순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2010년 지중해 동부에 위치한 키프로스 방문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2001년 그리스 방문 이후 키프로스와 그리스를 방문하는 두 번째 교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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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11월 2021, 0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