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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공격을 받은 마리우폴 시내 폭탄 공격을 받은 마리우폴 시내   (ALEXANDER ERMOCHENKO)

교황 “우크라이나 침공, 비인간적이고 신성모독적”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리키며 한탄했다. “이 모든 게 비인간적입니다! 아니, 신성모독적입니다. 왜냐하면 이는 인간 생명의 신성함, 특히 무방비 상태의 인간 생명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 생명은 제거돼야 하는 게 아니라 존중과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인간 생명을 그 어떤 전략보다 우선해야 합니다!”

Amedeo Lomonaco / 번역 이정숙

프란치스코 교황은 3월 20일 사순 제3주일 삼종기도 후 “안타깝게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폭력적인 공격과 매일 어리석고 잔악한 행위의 반복으로 무의미한 학살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이 혐오스러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진정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이번 주에도 “미사일과 폭탄이 민간인, 노인, 어린이와 임신부들에게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 모든 게 비인간적입니다

교황은 지난 3월 19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을 맞아 로마 밤비노 예수 소아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한 아이는 팔이 없었습니다. 다른 아이는 머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 무고한 아이들입니다.” 교황은 “모든 것을 버리고 탈출해야 하는 수많은 우크라이나 난민”을 생각하며 “탈출할 가능성조차 없는 이들에게도 큰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너무나 많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이 가족과 헤어지고 있으며, 너무나 많은 아이들과 취약한 사람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고 심지어 방공호에서도 안전을 걱정하며 포탄 아래에서 죽어가도록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비인간적입니다! 아니, 신성모독적입니다. 왜냐하면 이는 인간 생명의 신성함, 특히 무방비 상태의 인간 생명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 생명은 제거돼야 하는 게 아니라 존중과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인간 생명을 그 어떤 전략보다 우선해야 합니다!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신성모독적이라는 점을 잊지 맙시다.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침묵 중에 기도합시다.”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들과 함께합시다

교황은 “폭탄의 위험 아래 남겨진 사람들이 이 비극적인 나날에, 가까이에서 자신들을 보살피는 사목자들을 통해 사랑과 형제애의 복음을 체험하고 있다”며, 이 사실에 위로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사목자들 가운데 몇몇이 전화로” “하느님 백성들과 가까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 같은 증거를 비롯해 “절망에 빠진 많은 이에게” 구체적인 지원을 제공한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전했다. 또한 전쟁 초기부터 협력자들과 함께 키이우에 남아있는 주 우크라이나 교황대사 비스발다스 쿨보카스(Visvaldas Kulbokas) 대주교를 언급했다. “대주교님을 통해 저는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들과 매일 가까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고통받는 이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애정과 구체적인 노력과 기도로 이 사람들을 안아줍시다. 그리고 부디, 전쟁과 폭력에 익숙해지지 맙시다. 지금처럼 비상사태뿐 아니라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이들을 너그럽게 맞이하는 데에도 지치지 않도록 합시다. 아시다시피 처음에는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이들을 환대하지만, 타성이 생기면 마음이 식어버리고,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직업도 없이 남편과 헤어진 이 여성들과 아이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타인의 고통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이들의 표적이 된다는 점을 생각해 봅시다. 부탁합니다. 이들을 보호합시다.”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봉헌

끝으로 교황은 오는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맞아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 인류,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장엄하게 봉헌하는 예식에” 모든 공동체와 모든 신자들이 함께할 것을 당부했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서 세상의 평화를 얻게 하시도록 말입니다.” 이날 파티마에서도 교황특사의 자격으로 파견된 교황자선소장 콘라드 크라예프스키(Konrad Krajewski) 추기경이 동일한 봉헌 예식을 거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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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3월 2022,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