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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백악관  (AFP or licensors)

미국, 선거 이후 다가온 일치라는 도전

최근 미국은 미국 역사상 가장 분열적인 대통령 선거 이후 일치에 대한 시련을 겪고 있다. 그것은 링컨 대통령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르기까지, 공동선의 건설과 사회 발전을 위한 필수조건인 ‘다양성 안의 일치’라는 가치에 대한 호소다.

Alessandro Gisotti / 번역 박수현

“한 집안이 갈라서면 그 집안은 버티어 내지 못할 것이다”(마르 3,25). 1858년 6월 16일, 상원 후보 에이브러햄 링컨은 마르코 복음의 구절에서 영감을 받아 이 같이 말했다. 이 말은 당시 링컨이 미국의 젊은 민주주의가 노예 제도를 허용하는 미국 절반의 주(州)를 지지할 수 없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연설하던 도중 나왔다. 지난 한 세기 반 동안 수없이 인용된 링컨 대통령의 연설문은 미국 국민들에게 지금도 유효한 권고로 남아 있다. 아울러 일치의 원칙을 상기하기 위해 건국의 아버지들이 택한 미국의 국장에는 다음과 같은 건국 이념이 새겨져 있다. “여럿이 모여 하나”(E pluribus unum).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서 “갈등을 이기는” 것으로 묘사된 ‘일치’는 최근 미국 역사상 가장 분열되고 양극화된 대통령 선거 이후의 현 시점에서 강력하게 환기되는 가치이기도 하다.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 겸 로스앤젤레스대교구장 호세 오라시오 고메즈(José Horacio Gomez) 대주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지금은 우리 지도자들이 일치의 정신을 갖출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부분의 미국 언론은 거의 만장일치로 내년 1월 20일부터 백악관의 새 주인이 마주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가 코로나19와 그에 따른 경제위기, 그리고 국가적 화합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의미심장하게도, 지난 6월 30일 교황은 미국과 캐나다의 ‘가톨릭 언론 협회(Catholic Press Association, CPA)’에 메시지를 보내며 일치 문제를 강조한 바 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럿이 모여 하나(E pluribus unum)’는 다양성 안의 일치라는 이상(理想)을 뜻하는 미국의 건국 이념으로 공동선을 위해 봉사해야 할 여러분의 업무에 영감을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요구는 갈등과 양극화가 가득한 현 시대에 더욱 시급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갈등과 양극화는 가톨릭 공동체 내부에서도 자유롭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잇는 다리를 건설하고 생명을 수호할 역량을 갖춘 미디어가 필요합니다. 눈에 보이는 장벽뿐 아니라, 진정한 소통과 진솔한 대화를 방해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무너뜨릴 미디어가 필요합니다.” 비록 교황의 이 말은 미디어에 관한 것이었음에도, 이를 넘어 미국 사회의 다른 영역에 적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교황이 언급한 일치가 획일화를 뜻하는 건 아니다. 이 특별한 맥락에서 우리의 목표는 다면체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게 도움이 된다. 교황은 다면체의 이미지가 “모든 (각기 다른) 부분들이 (서로의) 독창성을 유지하며 합류”하는 것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모델은 ‘다민족, 다문화, 다종교’처럼 탄생 때부터 다양성을 나타내는 국가에서 더욱 유효하다. 그러나 교황의 사회 회칙 「Fratelli tutti」에서 말하는 ‘사회적 우애’에 의해 입증된 일치의 추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개인과 지역 사회의 선을 증진하는데 목적이 있다. 후자는 2015년 9월 24일 열린 미국 의회 (국회 의사당에서 연설한 최초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 연설의 핵심이었다.

당시 교황은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정치가 진정으로 인간에게 봉사해야 한다면 결과적으로 경제와 금융에 굴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정치는 가장 큰 공동선을 건설하기 위해 하나가 되어 살아야 한다는 우리의 강렬한 요구가 표현된 것입니다. 곧 정의와 평화, 이익과 이득 및 사회 생활을 공유하기 위해 특정 이익을 희생하는 공동체에 대한 것입니다.” 이어 교황은 미국 상·하원 의원들에게 직접 연설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이 일에 수반되는 어려움을 과소평가하지 않지만, 이 일을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에게 용기내라고 격려하는 바입니다.” 오늘날 미국 역사의 미묘한 변화 속에서 더욱 강하게 반향을 일으키는 권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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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11월 2020,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