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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인권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인권 

교황청 “전쟁·종교 자유 결여로 아직도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

뉴욕 유엔 주재 교황청 대사 겸 상임 옵서버 가브리엘레 카치아 대주교가 지난 10월 18일 인권 보호에 관한 유엔 총회 제3위원회에서 연설했다. 카치아 대주교는 모든 인간의 삶에 존엄성이 내재돼 있다며, 이러한 존엄성은 하느님께서 모든 이에게 동등하게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권이 국가나 정부에 의해 양도될 수 없다며, 오히려 국가와 정부가 인권을 증진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iziana Campisi

“75년 전 선포된 엄숙한 인권 선언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침해, 종교 자유의 결여, 전쟁, 온갖 폭력으로 점철된 고통스러운 현실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뉴욕 유엔 주재 교황청 대사 겸 상임 옵서버 가브리엘레 카치아 대주교가 지난 10월 18일 인권 보호에 관한 유엔 총회 제3위원회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카치아 대주교는 집단 학살, 대량 추방, 인신매매, 소년병, 노동자 착취, 불법 마약 밀매, 성매매 등 사실상 전 세계적인 규모로 확산되는 새로운 형태의 노예제도를 목격할 수 있는 현장에서는 인권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민주 정부 형태를 갖춘 국가에서도 이러한 권리가 항상 전적으로 존중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공통 사명은 모든 이가 어디서나 삶의 모든 단계에서 이 보편적 인권을 누리도록 보장하는 것입니다.”

인권의 원천은 인간 자신에게 있습니다

카치아 대주교는 인권이 모든 인간에게 부여된 존엄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러한 존엄성은 인간 삶에 내재돼 있고 하느님께서 모든 이에게 동등하게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까닭에 인권의 궁극적인 원천은 인간의 단순한 의지, 국가의 현실, 공권력에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인간 자신과 그의 창조주 하느님에게서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이 국가나 정부에 의해 양도될 수 없다고 지적한 카치아 대주교는 국가와 정부가 오히려 인권을 증진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을 존중하지 않으면 인간 사회 근간이 훼손됩니다

카치아 대주교는 “세계인권선언은 인간 존엄성이 평등의 기초임을 인정하고 있다”며 “인류 가족의 모든 구성원은 헤아릴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를 존중하고 보호하지 않으면 인간 사회의 근간 자체가 훼손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생명권은 모든 이의 평등한 가치에 대한 존중의 핵심”이라며 “생명권 없이는 다른 어떤 권리도 행사하거나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카치아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월 9일 교황청 주재 외교단에게 한 신년연설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태아, 병자, 장애인, 노인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버리는 문화’에 대항하기 위해 헌신하는 선의의 사람들의 양심”에 호소한 것을 언급했다.

종교 자유는 인권 보호를 가늠하는 척도

카치아 대주교는 기본적인 자유가 보장되지 않으면 인간의 존엄성도 보호할 수 없다며, 모든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는 인권 존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청은 인권 보호를 가늠하는 척도가 한 국가의 사람들이 종교의 자유를 누리는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권리의 개념은 모든 인간에게 속한 의무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며 “권리와 의무는 상호 보완적일 뿐만 아니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카치아 대주교는 한 사람의 권리는 다른 사람이 그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할 의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러한 관계가 인간 사회에서 사회적 차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무조건 권리를 주장하며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번역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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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0월 2023, 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