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폐허에서 울부짖는 여인 폐허에서 울부짖는 여인  (AFP or licensors) 사설

비인륜적 행위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수백 명의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은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인도주의적 재앙은 전쟁 확산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막아야 한다.

Andrea Tornielli

지난 10월 17일 발생한 가자지구의 알-아흘리 아랍병원 폭격으로 인해 많은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한 수백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비인륜적 행위이며, 어떤 방식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최근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두고 비인륜적 테러 행위이자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한 민간인 학살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아울러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옹호하고 하마스의 테러 위협에 대응할 권리를 인정하는 동시에 “정당한 방어는 과잉조치 금지의 원칙을 존중”하며 가자지구 민간인의 유혈 사태를 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지난 몇 시간 사이 우리는 서로를 비난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 하마스와 가자지구 당국은 해당 병원이 이스라엘의 미사일 폭격 때문에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그 병원은 이스라엘이 민간인 철수를 요구했던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반면 이스라엘군 당국은 이번 대학살이 이슬람 무장 세력의 로켓 오발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그러한 주장을 부인하고 나섰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언급한 제3차 세계대전의 ‘파편’들이 예상치 못한 속도로 한데 모이고 있는 인류 역사의 중대국면 앞에서, 증오를 조장하는 행위를 멈추고 국제인도법을 기억하면서 테러 행위를 멈춰야 한다. 의료도구도 없이 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의료진이 환자와 부상자를 치료하던 병원을 폭격한 범죄 행위에 대한 진상규명 목소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인도주의적 재앙과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전쟁 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개입을 호소해야 한다. 

제임스 클레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가자지구 병원 공습과 관련해 “영국은 동맹국들과 협력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규명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며 “무고한 민간인의 생명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그의 목소리에 다른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더해지길 바란다.

이스라엘 키부츠(농업 공동체)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행된 끔찍한 테러 학살과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수백 명의 무고한 민간인 학살을 일으킨 비인간성 때문에 중동 지역 전체의 평화와 정의로운 미래에 대한 전망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 파롤린 추기경은 앞서 언급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스라엘 성지에서 정의를 이룩할 수 있는 가장 큰 가능성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주민들이 평화와 안전 속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두 국가 해법’(양국 공존 방안)입니다. 이는 대다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열망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이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열망과 권리를 꾸준히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을 즉각 석방하고 인도주의 법을 철저히 존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번역 이재협 신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8 10월 2023, 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