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새 추기경 명단 깜짝 발표

Andrea Tornielli

2023년에 새 추기경들이 서임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재위 10년 동안 9번의 추기경회의를 개최하게 되지만,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개최(2023년 10월 4-29일) 전달인 오는 9월 말 21명의 새 추기경이 ‘탄생’한다는 발표가 7월에 있을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직전 추기경회의는 1년 전인 2022년 8월 27일 여덟 번째로 열린 바 있다. 

21명의 신임 추기경 가운데 18명은 교황 선거권이 있는 80세 미만이며, 교황청 부서장(예컨대 주교부, 동방교회부, 신앙교리부 신임 장관)과 세상(예컨대 대주교로 임명된 지 얼마 안 된 스페인 마드리드대교구와 콜로비아 보고타대교구)에서 확인된 인물들이다. 그러나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이 지금까지 내린 선택과 일치하는 ‘놀라움’도 있다. 두 명의 현역 교황대사가 추기경 임명자가 됐다는 게 가장 새롭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6년 11월 시리아 주재 교황대사 마리오 체나리 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임명돼 현재까지 교황대사 역할을 유지해 오고 있는 선례가 있다. 이번 경우 76세의 주이탈리아·산 마리노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와 77세의 주미 교황대사 크리스토프 루이 이브 조르주 피에르 대주교 모두 외교관 임기가 거의 끝나가는 고위 성직자다. 특히 미국 교회의 새 주교 선출에 있어 프란치스코 교황과 협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지금도 조력하고 있는 균형감각을 두루 갖춘 인물 피에르 대주교가 포함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또한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인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대주교가 추기경에 임명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증오와 무력충돌, 폭력의 온상이 되고 있는 이스라엘 성지의 ‘어머니’ 교회인 라틴 교회는 이제 신임 추기경을 맞이함으로써 교황과의 협력을 통한 보편 교회의 통치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명예를 인정받게 됐다.

변방 교회와 최전방 교회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심은 지난 2월 사도 순방에 나섰던 남수단 주바대교구의 스테판 물라 대주교를 추기경에 임명했다는 점,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교구장 스티븐 브리슬린 대주교와 탄자니아 타보라대교구 부교구장 프로타제 루감브와 대주교를 추기경에 임명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아프리카의 3개 대교구는 사상 처음으로 추기경을 선물로 받게 됐다.

홍콩교구장에 임명된 지 오래되지 않은 초우사오얀 스테파노 주교와 살레시오회 총장 앙헬 페르난데스 아르티메 신부가 교황 선거권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80세 이상으로 교황 선거권이 없는 이들 중에는 교황대사 및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학자 아고스티노 마르케토 대주교와 아르헨티나 카푸친작은형제회 소속 고령의 고해담당 루이스 드리 수사신부가 있다. 두 사람 모두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부터 잘 알고 지낸 사이다.

오는 9월 30일 새 추기경들이 서임되면 선거인 추기경의 수는 137명으로 늘어난다. 이는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정한 120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이지만,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베네딕토 16세 교황 때에도 이미 여러 차례 초과한 바 있다. 선거인 추기경 분포를 지리적 측면으로 살펴보면 오는 9월 말 기준으로 △유럽 대륙 53명(이탈리아인 15명 포함) △북미 대륙 15명(미국인 11명, 캐나다인 4명) △중남미 대륙 24명 △아프리카 대륙 19명 △아시아 대륙 23명 △오세아니아 대륙 3명이다.  

번역 김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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