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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 지난 5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  (ANSA)

난민과 글로벌 위기, 갤러거 대주교 “연대와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

현재의 역사적 맥락의 이주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책임의식’을 높여야 한다.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는 6월 14일 “역사의 갈림길에 선 난민들과 함께”라는 주제로 로마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말했다.

Stefano Leszczynski / 번역 박수현

전쟁 등의 이유로 강제로 고향을 등진 세계 강제이주민의 숫자가 1억 명을 돌파했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수백만 명의 사람들로 하여금 집, 사랑하는 사람들, 땅을 강제로 떠나게 하는 이주 현상의 원인은 분쟁만 있는 게 아니다. 기후변화, 늘어나는 기아, 심각한 글로벌 경제 위기도 국가 지도자들이 연대하는 마음으로 공동 행동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경종이다.

이주의 원인

6월 14일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역사의 갈림길에 선 난민들과 함께”라는 주제로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최자이자 이탈리아 예수회난민봉사기구(JRS) ‘아스탈리 센터(Centro Astalli)’ 소장인 카밀로 리파몬티(Camillo Ripamonti) 신부는 “강제 이주 현상을 막을 필요도, 통제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관점을 바꿔 강제로 이주한 이들과 마주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또한 무기 거래와 같은 이주의 원인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합니다.”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Paul Richard Gallagher) 대주교는 이주 흐름을 가리켜 인간 본성에 내재된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정의하면서도 “정치적 의지, 관대함, 연대 정신이 없다면 그러한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차별과 환대

역사의 갈림길에 선 난민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이주 현상을 비상사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태도에서 벗어나 구조적으로 대응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원칙과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한 유럽에서도 전쟁 피란민들에 대한 차별이 증가하고 있다. 갤러거 대주교는 각국이 이주 흐름 관리에 대한 자체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우리는 숫자를 다루는 게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간 존엄성의 원리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갤러거 대주교는 “이 사안을 해결하는 데 있어 서로 도울 수 있는 책임의식”을 다양한 사회에서 새롭게 자극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쟁 종식이 평화는 아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바와 같이 평화를 구하는 일은 멀고도 험난한 길, 영적 준비와 지적 정직을 요구하는 길이다. 그러나 전쟁을 촉발한 근본 원인인 불평등, 피조물에 대한 범죄, 식량 불안정에 대해 행동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전쟁을 끝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갤러거 대주교는 “평화는 선물”이라며 “우리가 언제나 이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오늘날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며 공존의 문화, 곧 온갖 다양성 안에서 상대방을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을 새롭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저버리지 않으면서도 각국 지도자들의 전면적인 행동을 촉구하며 갤러거 대주교가 말한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겹친 총체적 복합위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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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6월 2022,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