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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홍콩교구장 조셉 젠 추기경 전임 홍콩교구장 조셉 젠 추기경 

전임 홍콩교구장 조셉 젠 추기경 체포, 교황청 “우려” 표명

홍콩 경찰이 5월 11일(현지시간) 전임 홍콩교구장 조셉 젠 추기경(90세)을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젠 추기경은 ‘612 인도주의 지원기금’ 관리자 역할과 관련해 “외세와 결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젠 추기경은 이날 밤늦게 보석으로 석방됐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김호열 신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홍콩교구장을 역임한 90세의 조셉 젠(Joseph Zen) 추기경이 5월 11일 홍콩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현지 언론은 젠 추기경이 같은 날 저녁 11시경(현지시간) 보석으로 석방됐다고 밝히면서 홍콩 완차이 경찰서 밖으로 나오는 젠 추기경의 모습을 게시했다. 경찰서에서 나온 젠 추기경은 별다른 발언 없이 마중 나온 5명과 함께 인근에서 대기하던 승용차에 타고 현장을 떠났다. 교황청 공보실장 마테오 브루니는 이날 오후 기자들의 질문에 “교황청은 젠 추기경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우려 속에 접했다”며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 상황의 전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포와 혐의

젠 추기경은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몇 시간에 걸쳐 홍콩 완차이 경찰서에서 심문을 받았다. ‘612 인도주의 지원기금’ 신탁관리자 역할과 관련해 “외세와 결탁했다”는 혐의다. ‘612 인도주의 지원기금’은 지난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이유로 기소 위기에 처하거나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금이며 지난해 10월 해산됐다. 

체포된 이들

살레시오 수도회 출신 젠 추기경은 ‘612 인도주의 지원기금’의 신탁관리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젠 추기경 외에 △전 입법회 의원 마거릿 응 변호사 △후이포컹 교수 △가수 데니스 호 등 ‘612 인도주의 지원기금’의 신탁관리자 3명도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은 이들이 모두 젠 추기경과 함께 밤늦게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전했다. 

수사

현지 언론은 지난해 9월 시작된 경찰 조사가 지난 2020년 6월부터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의 위반 혐의와 관련해 외세와 “결탁했다”는 부분에 집중했다고 보도했다. 홍콩국가보안법은 ‘외세와의 결탁’을 비롯해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홍콩국가보안법은 국제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는다. 최근 몇 달 동안 일부 홍콩 신문은 지난 2019년 일련의 정부 조치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를 선동한 배후로 젠 추기경을 지목해 비난했다. 과거 젠 추기경은 종교 공동체에 대한 압력과 박해를 규탄하며 중국 공산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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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5월 2022, 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