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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파롤린 추기경, 2021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 메시지 “대화와 용서 없이 평화 없다”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해 논의하고자 매년 대한민국 통일부가 주최하는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 긴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박수현

“정의는 우리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각 개인이 마땅히 받아야 할 몫을 주라고 요구하는 반면,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요구를 우리 자신의 것으로 느끼게 하고 유익한 협력을 촉진하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단순히 비교전(非交戰) 상태 혹은 전쟁의 부재인 ‘소극적 평화(pace negativa)’만 계속 만들어 갈 뿐입니다. 평화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일치를 옹호하는 긍정적인 의미로 이해돼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평화를 우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한반도국제평화포럼(Korea Global Forum for Peace, KGFP)’의 특별 영상 메시지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행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논의하기 위해 대한민국 통일부가 매년 주최하는 행사다. 20개국 이상에서 전문가, 연구원,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한다. 올해 행사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남북관계 새로운 비전과 한반도 평화·경제·생명 공동체”라는 주제로 열린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해 3일간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파롤린 추기경은 영상 메시지에서 특히 교회 교도권과 최근의 교황들의 가르침을 통해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성 바오로 6세 교황과 형제로서의 국가간 만남

파롤린 추기경은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회칙 「민족들의 발전」(Populorum progressio)을 인용했다.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회칙에서 민족들과 국가가 형제자매이자 하느님의 자녀로 서로 만나야 한다며, 인류 공동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인류의 온전한 발전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일”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단언하고, △환대 △동반 △경청이라는 세 가지 행동을 강조했다. 먼저 환대와 관련해 파롤린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각을 바탕으로 “가까이 있음(친밀함), 대화에 열린 자세, 인내, 비난하지 않는 친절함”이라고 설명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타인을 진정으로 환대하는 첫 단계는 그들과 가까워지고, 우리 삶에 그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며, 우리의 기쁨과 슬픔을 기꺼이 나누고, 진정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반과 관련해 “인간 생명의 존중과 사람들의 진보적 동반을 목표로 한 공유 전략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조화로운 발전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경청은 공동체나 집단의 갈등 해결, 문화적 중재, 화해를 위한 진정한 핵심이다. 따라서 경청은 “서로의 다름을 간과하지 않고” “우리 입장을 다른 사람들보다 우선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존중의 위대한 표징”인 대화로 이끈다고 설명했다.

성 요한 23세 교황과 일치를 위한 가치들

파롤린 추기경은 한반도 관계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되새기며 성 요한 23세 교황의 모습과 사람들을 일치시키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교황의 큰 관심을 상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성 요한 23세 교황이 “언제나 모든 사람과 모든 사회에 존재하는 선을 추구해 왔으며, 분열을 일으키는 편협한 사고방식을 극복한 상호 존중과 인정에 기반한 대화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성 요한 23세 교황님은 모든 사람에게 선이 있다고 믿으시면서, 분열이 아니라 일치로 이끄는 것을 먼저 구하도록 하셨습니다.” 바로 이 원칙이 당시 성 요한 23세 교황이 쿠바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노력의 기초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평화는 전쟁의 부재 그 이상

파롤린 추기경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중 특히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을 언급하며 “평화는 단순히 전쟁의 부재가 아닌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평화는 적대 세력의 균형 유지로 전락될 수도 없고, 전제적 지배에서 생겨나는 것도 아닙니다. 올바로 또 정확히 말하자면, ‘정의의 작품’입니다. (...) 다른 사람들과 민족들 그리고 그들의 존엄을 존중하려는 확고한 의지와 형제애의 성실한 실천이 평화 건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평화가 또한 우애와 자비라면서, 공자의 말을 빌어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바라지 말라’는 의미로 설명했다. 이어 이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에 가까운 원리라고 덧붙였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용서의 중요성

파롤린 추기경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2004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를 떠올리며 “용서”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화해는 미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고, 같은 가정의 자녀들이 같은 길을 갈 수 있고 일출을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핵심어입니다.” 아울러 파롤린 추기경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말을 인용해 “화해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양 당사자가 화해를 원해야 하고 상대방의 용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용서 없이는 평화도 없습니다!” “‘사랑의 문명’이 지배하는 인류만이 참되고 지속적인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과 평화를 위한 창의성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 2012년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외교단과의 만남에서 한 연설을 언급하며 “국제사회는 이 평화 프로세스를 촉진하고 각 당사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계획들을 개발하는 데 더욱 창의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사회적 우애

마지막으로 파롤린 추기경의 긴 연설에서 사회 회칙 「Fratelli tutti」를 시작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도권에 대한 폭넓은 언급이 있었다. 파롤린 추기경은 「Fratelli tutti」가 서로에게 다가가고, 말하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공통점을 찾는 것이 대화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따라서 “사회적 우애”는 연대와 호혜를 기반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는 바로 지난 2020년 3월 27일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 가운데 적막하고 황량한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한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같은 배에 타고 있으며 연약하고 길을 잃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아무도 혼자서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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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8월 2021, 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