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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라디오 방송국 ‘코페(COPE)’와 인터뷰하는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스페인 라디오 방송국 ‘코페(COPE)’와 인터뷰하는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파롤린 추기경 “교회가 세상에 믿음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복음을 증언하며 일치 이루길”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스페인 라디오 방송국 ‘코페(COPE)’와 인터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자신의 사제 성소와 관련된 주제부터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관계, 최근 교회 내 대립, 중국 교회 현실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Anna Poce / 번역 이재협 신부

“우리는 친교의 봉사자이며, 교회의 자유 및 종교의 자유를 수호하고 증진하는 봉사자입니다. 세계 평화를 위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교회가 평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이것이 제가 바라보는 외교에 대한 생각입니다.”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부활을 맞아 스페인 라디오 방송국 ‘코페(COPE)’의 호세 루이스 레스탄(José Luis Restán) 편집장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과 함께 일하는 국무원총리의 역할과 봉사직 ▲교황청 개혁 ▲교회 내 대립 ▲중국 교회의 현실 ▲이라크 사도적 순방 ▲유럽 내 교회의 사명 등 여러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교황청과 지역 교회의 유대 강화

5개 대륙의 교회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외교 전문가인 파롤린 추기경은 자신의 부르심에 대해 말하고, 약 40년 전 생각지도 못하게 교황 곁에서 직무를 수행할 기회가 주어졌음을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를 향한 하느님의 부르심은 근본적으로 사제직에 대한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르심을 느꼈고, 여전히 한 사제, 곧 교회 안에서 영혼을 돌보는 주님의 일꾼으로 부름 받은 소명을 체험합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사제직을 성장시켜가는 데 여러 방법이 있다”고 말하면서 교회 외교관의 직무 또한 이런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저는 한 사람의 사제로 사는 것과 한 사람의 외교관으로 사는 것에 있어서 어떤 모순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교회 외교관은 교황청과 지역 교회의 유대를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무엇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황 대사의 책무는 사목적 임무’라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교황청 개혁

교황청 국무원총리의 역할은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이 준비하는 교황청 개혁이 마무리되더라도 변함없이 유지될 직무다. 현재 준비 중인 새 교황령은 문헌을 시작하는 첫 두 단어인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라는 제목으로 반포될 계획이며, 현행 교황청 체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교황청 체계에 변화가 있을지라도) 국무원총리는 교황청 국무원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을 계속 수행한다. 국무원총리는 교황 가까이에서 교회의 통치와 관련해 조언하는 기관인 세 부서(국무부, 외무부, 외교부)로 나뉘어 있는 국무원의 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한다. “국무원총리는 이 세 부서의 지휘 감독 업무를 지속할 것이며, 무엇보다 교회 외교업무를 담당할 것입니다.” 

교황과의 협력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기간의 특별한 증인인 파롤린 추기경은 8년 전 자신이 베네수엘라 교황 대사를 지낼 때, 이제 막 교황직을 수행하기 시작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국무원총리직을 맡아 달라고 갑작스레 요청받았던 일화를 소개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우리의 차이는 세상을 위한 풍요로움으로 변화된다”고 종종 언급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상기하면서, 추기경과 교황의 다른 기질이 어떻게 교회에 유익으로 드러날 수 있었는지 설명하고 다음과 같은 소망을 밝혔다. “차이가 대립이 아닌 협력의 기회가 되길 빕니다. 누구나 자신의 관점, 방식, 기분, 경험, 문화, 영성을 바탕으로 다른 이와 협력할 수 있길 바랍니다.”

복음 선포에 있어서 믿음을 주는 교회가 되도록

파롤린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면서, 교황의 대단한 소박함에 가장 큰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교황님 곁에 가까이 있으면 교황님이 허례허식 없는 소박한 분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교황님은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다른 이와 가까이 있고 관계를 맺는데 많은 관심을 갖는 한 사람입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의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그러한) 성향이 드러난다고 전하며, 교황의 소망은 “복음을 전하는 데 있어 더욱 믿음을 주는 교회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 내 대립에 대한 우려

파롤린 추기경은 소위 보수와 진보로 불리는 교회 내 공동체의 대립에 관해, 이런 모습은 일치를 위해 기도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는 교회에 손해를 끼칠 뿐이라고 강조했다. “교회 내 대립의 문제는 아마도 교황님이 교회 개혁에 대해 자주 강조하시고 이에 따라 개혁과 관련해 큰 혼란스러움이 생기는 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신앙의 보증인 교회 조직, 성사, 교황의 직무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쇄신될 수 있는 교회의 어떤 부분”이 존재한다. 죄인인 인간들이 일하는 교회의 생명은 “끊임없이 새로워져야” 한다. 파롤린 추기경은 “본질적인 것은 변할 수 없다는 사실”과 “본질적이지 않은 것은 복음의 정신에 따라 쇄신돼야 한다는 사실”을 때때로 분별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지면서 분열과 대립이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중국 교회의 미래에 대한 희망

파롤린 추기경은 중국 교회의 현실과 관련해 교황청이 오랜 아픔의 역사를 지닌 중국 교회를 존경의 눈길과 큰 희망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현재까지 걸어온 길이 여전히 기존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아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보편 교회의 화해를 위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시도해 왔고 계속 노력하고 있는 일은 아직 작지만, 큰 힘과 역동성을 지닌 중국의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진행한 모든 일은 중국 내에서 교회의 일상적 신앙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며, 종교 자유와 친교를 위한 여지를 보증하기 위한 목적에서 수행됐습니다. 곧, 보편 교회 안에서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과의 친교 없이 신앙생활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라크 그리스도인의 위대한 증언

파롤린 추기경은 박해받는 교회와의 만남이었던 이라크 사도적 순방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라크의 그리스도인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장받지 못하는 불신과 불확실성의 환경” 안에서 여전히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라크 신자들과의 만남으로부터 배운 위대한 가르침을 설명했다. “이번 만남을 통한 배움은 순교에 이르는 믿음의 증언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이라크 신자들로부터 배울 수 있었던 위대한 교훈입니다.” 많은 공습과 사망자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신자들은 위대한 용기로 가톨릭 신앙에 대한 고백을 이어가고 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 위대한 가르침을 언급하며 이라크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연대를 강조했다. “이들은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앙인으로 살아갈 힘을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동시에 우리와의 더욱 튼튼한 연대를 필요로 합니다.”

유럽 내 신앙의 실종

유럽은 윤리 관련 문제에 있어 그리스도교의 근본 가르침에 점점 반하는 새로운 법을 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파롤린 추기경은 오늘날 인간학적 관점의 변화를 체험하면서 “신앙의 실종”을 느낀다고 인정했다. 또한 “인간 정체성의 실종”은 “신앙의 실종”이 아니라 “이성의 실종”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여러 차례 이 같은 문제를 언급했는데, 예를 들어 “낙태의 문제는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이성의 문제”가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파롤린 추기경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님이 말씀하신 대로, 아마도 오늘날의 본질적인 문제는 신앙이 아닌 이성의 문제가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파롤린 추기경은 유럽 내 교회의 사명이 증거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증거하고, 우리가 간직한 희망을 증거하며, 우리 안에 있는 사랑을 증거해야 합니다. 이는 신앙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인의 삶 안에 가득 찬 확신과 일관된 증언으로 가능합니다.” 초기 교회의 사도들과 제자들이 그리스도인의 가치들을 알지 못하는 사회를 접했을 때, 그들은 자신들의 증언을 통해 “사회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고 복음의 가치”를 전할 수 있었다.

기도의 필요성

파롤린 추기경은 그 어느 때보다 오늘날 우리가 기도와 기도 안에서 이루는 일치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아울러 “주님께서 우리가 복음을 증거하는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고, 오늘날 세상에서 우리 자신이 교회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증거하는 데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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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4월 2021, 2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