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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화와 위선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처할 수 있도록 즉각적인 지구촌 무력분쟁 중단을 위한 유엔의 결의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Andrea Tornielli / 번역 이정숙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보장하는 한편, 그 충격적인 피해에 대처할 수 있도록 “최소 90일 연속으로 모든 상황에서 적대행위의 즉각 중단”을 촉구한 결의안 채택을 승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7월 5일 주일 삼종기도 후의 발언을 통해 세계적 무력분쟁 중단이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지켜지길 바란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뜻을 함께했다. 교황의 지지는 긴 여정의 새로운 발걸음을 상징한다. 이 발걸음은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쟁과 다를 바 없이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 코로나19 대유행의 위기로 인해 더욱 긴박해졌다.

지난 3월 24일 화요일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흐스는 국경을 모르는 코로나19 비상사태를 언급하며 전 세계 모든 분쟁지역에 즉각적 글로벌 휴전을 촉구한 바 있다. 교황은 닷새 만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호소를 지지하고 나섰다. 교황은 “이러한 호소를 하는 모든 이”와 함께한다며, “온갖 형태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인도주의적 원조 통로의 조성 및 외교적 개방성을 장려하며, 취약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이러한 노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에 공동으로 맞서 싸우는 노력을 호소해 왔다. “모든 이가 한 인류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형제애적 유대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길 빕니다. 특히 각국 지도자들과 관계자들이 경쟁의식을 극복할 수 있는 책무를 쇄신할 수 있도록 영감을 얻을 수 있길 빕니다. 갈등은 전쟁을 통해선 해결되지 않습니다. 평화를 위한 건설적인 모색과 대화를 통해 적대와 차이들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 후 몇 주 동안, 교황은 두 차례에 걸쳐 군비지출을 비난했다. 교황은 지난 4월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파스카 성야 미사 강론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죽음의 울부짖음을 그치게 합시다. 전쟁은 안 됩니다! 무기 생산과 거래를 중단시켜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총이 아니라 빵이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또한 지난 5월 신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묵주기도의 마지막에 성모님께 바치는 두 개의 긴 기도문을 제안하면서, 교황 재임 동안 줄곧 표명해 온 주제를 새롭게 강조했다. “국가 지도자들을 도우시어, 그들이 지혜와 배려와 관용으로 생활필수품 부족에 시달리는 이들을 지원하고, 혜안과 연대로 사회적 경제적 해결 방안을 수립하게 하소서. 지극히 거룩하신 마리아님, 저희의 양심을 일깨워 주시어, 군비 증강과 확충에 사용된 막대한 자금이 방향을 바꾸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재앙을 예방하는 적절한 연구 증진에 쓰일 수 있게 하소서.”

교황은 지난 몇 년 동안 다양한 기회에 “평화를 말하면서도 전쟁 무기를 거래하는” 국가의 책임자에 대한 “위선”과 “죄”를 여러 차례 비난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창궐하기 전 마지막 해외 순방이었던 태국과 일본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던 때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저는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서 기도했고, 몇몇 생존자들과 피해자들의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또한 저는 핵무기와 군수품을 만들고 팔면서 평화를 말하는 위선에 대한 변함없는 비난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국제 빈민구호단체 옥스팜(Oxfam)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세계 군비지출은 2000억 달러에 달한다. 현재 전쟁 중에 있는 나라들에서 20억 명이 궁지에 몰려 있으며, 폭력, 박해, 기근에 더해 이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비상사태로 내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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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7월 2020, 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