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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회의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회의  사설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회의가 끼칠 영향

바티칸에서 2월 21일 목요일부터 24일 일요일까지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회의가 열린다. 이번 회의를 통해 교회는 성 학대 문제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경청하는 기회를 얻는 한편, 이 사안에 관한 책임, 의무, 투명성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Andrea Tornielli / 번역 김단희

바티칸에서 열리는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이번 회의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교회는 재앙과도 같은 성 학대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이고 필수적인 지침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성 학대가 (아이들에게) 지울 수 없이 큰 엄청난 영향(상처)을 남기게 된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 교회 전체에 의식을 고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끔찍한 폭력행위의 무력한 희생자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목소리를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의 외침은, 너무나도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이해를 방해하던 침묵의 장벽을 마침내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성 학대 생존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과 함께 눈물 흘리며 기도했던 두 전임 교황의 발자취를 잇는 이번 회의의 첫 번째 목표는, 성직자와 수도자에 의한 미성년자 성 학대가 추악한 행위라는 인식을 높이는 데 있다. 부모는 아이들을 신앙 안에서 교육해달라고 사제에게 맡긴다. 그런데 이 같은 추악한 행위로 사제는 어린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법률이나 규범, 관료적 강변(强辯)이나 통계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겪은 고통스러운 사건을 함께 나누며, 그 끔찍한 상처를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문제에 관한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고방식의 전환이며, 이제 더 이상 그 누구도 사건을 축소∙은폐하거나 못 본 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 이번 회의를 통해 처음으로 (교회 내 성 학대라는) 사안이 세계적 차원에서, 다양한 문화와 경험을 고려해 다뤄지게 된다. 회의 첫째 날에는 주교의 사목적, 영적, 법적 임무와 관련한 “책임(responsibility)”을 주제로 논의하게 된다. 둘째 날에는 사목자가 책임을 이행하지 못하고 태만을 저지른 사건의 심사에 있어 교회법에 부합하는 해결책을 채택하는 문제에 관해 논의하는 등 “의무(accountability)”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다. 셋째 날의 주제는 행정당국, 그리고 특별히 ‘하느님의 백성’을 향한 교회 내부적 절차의 “투명성(transparency)”에 관한 것이다. 미성년자들이 자주 드나드는 장소를 보다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하느님 백성들의 기여가 필수적이다. 이번 회의는 24일 주일 교황청 사도궁 살라 레지아(Sala Regia)에서 거행되는 폐막 미사 후 교황 연설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바티칸에서 개최되는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회의는 무엇보다도 ‘교회행사’이며,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과의 친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목자간의 대화다. 만남의 각 단계마다 피해자의 증언 청취와 함께 기도 시간이 마련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1일 목요일에 시작되는 사흘간의 회의는 23일 토요일 참회 예식으로 정점에 이른다. 그것은 이 심각하고 끔찍한 죄악에 직면해, 신앙인들이 교회의 몸, 그리고 복음을 증거하는 교회의 헌신에 입힌 상처에 대해 겸손한 태도로 용서를 구하라는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는 교회가 학대라는 재앙에 맞서기 위해 보다 엄격하고 효과적인 법률을 도입한 이래 약 20여 년에 걸쳐 착수해 온 여정 가운데 가장 최근의 움직임이다. 얼마 전 발표된 보고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이러한 절차의 적용을 통해 교회는 사건 발생건수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문제가 되는 대부분의 혐의는 오래 전에 있었던 사건에 관한 것이며, 주로 새로운 규정이 시행되기 이전에 발생한 학대 사건을 다루고 있다.

교회는 이번 회의를 통해 교회 지도층과 공동체에 지침(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동시에, 고통스러운 증언과 구체적 약속 또한 사회 전체에 제시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전 세계 미성년자 학대 통계 자료에 드러나 있듯이, 미성년자 보호는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20 2월 2019, 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