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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회담’ 참가자들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기후 회담’ 참가자들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눈앞의 이익 추구가 기후회복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16일 바티칸에서 열린 기후위기에 관한 회담 참가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국제사회가 자연의 재생력을 활용해 기후회복력으로 나아가도록 격려했다.

Devin Watkins

교황청립 과학원과 사회학술원이 시장, 주지사, 전문가들을 바티칸으로 초청해 사흘간의 회담을 개최했다. 주제는 “기후위기에서 기후회복력으로”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행사 둘째 날인 5월 16일 회담 참가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데이터를 개탄하며 “사람과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시급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발도상국들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교황은 각국의 정치지도자들에게 “우리가 생명의 문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아니면 죽음의 문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되물었다. 

“약 10억 명에 달하는 부유한 국가들이 열을 가두는 오염 물질의 절반 이상을 배출합니다. 하지만 30억 명의 가난한 사람들은 10퍼센트 미만을 배출하는데도 그에 따른 피해의 75퍼센트를 감수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피해자에서 변화의 주도자로

교황은 환경파괴가 “하느님을 거스르는 죄”이자 모든 이, 특히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이들을 크게 위험에 빠뜨리는 “구조적인 죄”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환경파괴, 전지구적 불평등, 식량안보 결핍 그리고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의 존엄성에 대한 위협 등 뚜렷하면서도 서로 연결된 조직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교황은 특히 불균형적인 부담을 안고 있는 세계 빈곤층, 특히 여성과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문제들을 시급하고 총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성은 기후변화의 피해자일 뿐만 아니라 “회복력과 적응력을 갖춘 굳건한 동력”이라고 짚었다. 

탐욕·눈앞의 이익과의 싸움

교황은 기후변화에 노출된 가장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을 가로막는 전지구적 및 국내 정치의 쐐기를 규탄했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산업계의 탐욕스러운 눈앞의 이익 추구, 방향을 전환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가로막고 혼란을 야기하는 가짜 정보의 확산으로 질서 있는 발전이 저해되고 있습니다.”

교황은 공동체가 해체되고 가족이 강제로 흩어지고 있다며, 대기오염도 해마다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약 35억 명의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강제이주에 내몰리고 있다며, 수많은 형제자매들이 “절박한 여정” 중 위험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전환을 위한 호소

이 같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교황은 회담 참가자들의 진심 어린 호소에 자신의 목소리를 더했다. 

교황은 이들과 함께 정치적인 방향 전환을 위해 “보편적인 접근법과 단호한 행동”을 촉구했다. 

교황은 또 향후 25년 내에 온난화 속도를 절반으로 줄여 “지구 온난화 곡선을 역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대기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자연의 재생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특히 아마존 분지와 콩고 분지, 이탄습지, 맹그로브 숲, 해양, 산호초, 농경지, 빙하를 언급했다. 

“이러한 총체적인 접근법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생명을 유지하는 생태계를 가꿔 생물다양성 감소와 불평등이라는 이중 위기에 맞서 싸울 수 있습니다.”

시급성, 연민, 결단력

끝으로 교황은 기후 비상사태의 영향을 받는 남반구와 섬나라들의 필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금융구조” 마련을 촉구했다. 

“지금보다 더 위태로울 수는 없으므로 시급성과 연민, 결단력을 바탕으로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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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5월 2024,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