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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가톨릭 스카우트 운동(MASCI) 대원들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 이탈리아 가톨릭 스카우트 운동(MASCI) 대원들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  (Vatican Media)

교황 “무기가 넘쳐나고 출산율이 급감하는 이 세상에서 생명의 존엄을 위해 헌신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13일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이탈리아 가톨릭 스카우트 운동(MASCI) 관계자들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출산율 감소,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 건설과 환경 보호에 대한 헌신을 강조했다. 교황은 “상식적인 요구엔 이기적으로 귀를 틀어막고 끔찍하게 자기 파괴적인 생활방식과 행동의 포로가 된” 우리에게 스카우트 대원과 같은 “냉철하고 정중하며 검소한”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iziana Campisi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13일 이탈리아 가톨릭 스카우트 운동(MASCI) 대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기꺼이 이웃을 환대하고 경청하며 동행하는 열려 있고 배려하는 공동체, 자기 울타리에서 벗어나 용감하게 복음을 선포하고 다른 이들, 특히 우리 시대의 실존적 변방에 사는 이들을 만나길 열망하는 예언자적 공동체”가 되라고 당부했다. 지난 1954년 6월 20일 창설돼 올해 70주년을 맞이한 이탈리아 가톨릭 스카우트 운동은 “삶을 더 많이 누리세요”(Più vita alla vita)라는 슬로건과 함께 이탈리아 최남단 시칠리아 해협 앞에 위치한 람페두사 섬의 환대·응급처치센터에 유아용 온열 침대 기부, 아프리카 잠비아에 선박 목공 작업장 건설, 이탈리아 북부 도시 에밀리아로마냐, 아르젠타에 숲을 조성하는 등 “중요한 가치와 맞닿아 있는” 세 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교황은 이러한 활동 하나하나를 통해 생명의 가치와 공동선, 지구 보호에 대해 성찰했다.

교황의 연설을 듣고 있는 이탈리아 가톨릭 스카우트 운동 대원들
교황의 연설을 듣고 있는 이탈리아 가톨릭 스카우트 운동 대원들

생명에 대한 사랑

교황은 “출산율이 급감하는 시대”에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돌보는 기쁨, 어쩌면 삶에 대한 즐거움조차 잃어버린 것 같다”면서 람페두사 섬에 기증된 유아용 침대가 “갓 태어난 생명에 대한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유아용 침대는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는 데 대한 기쁨,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보살피겠다는 헌신, 아이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상징합니다. 또한 가족과 어린아이들을 위한 따뜻하고 안전한 보금자리, 끝없는 사랑에 바탕을 둔 공동체를 뜻하는 동시에 인생의 모든 단계, 특히 세월의 흐름이나 험난한 인생 여정이 사람들을 더 취약하고 궁핍해지게 만들 때마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교황에게 있어서 람페두사 섬의 환대·응급처치센터에 유아용 침대를 기부한 일은 매우 뜻깊다.

“생명에 대한 사랑은 출신이나 다른 조건에 관계없이 항상 열려 있고 보편적이며 모든 이의 선을 지향합니다.”

사도궁 클레멘스 홀에서 교황과 이탈리아 가톨릭 스카우트 운동 대원들과의 만남
사도궁 클레멘스 홀에서 교황과 이탈리아 가톨릭 스카우트 운동 대원들과의 만남

하느님의 은총을 선한 도구로 바꿔야 합니다 

교황은 아프리카 잠비아의 선박 목공 작업장을 두고 그리스도인들에게 목수의 일이 “귀중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수님께서 목수로 겸손히 일하심으로써 “구원의 사명을 위해 당신을 준비시킨 장소로 선택”하셨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잠비아의 선박 목공 작업장은 인류가 얼마나 많은 선한 일을 할 수 있는지를 가리킨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전쟁을 위한 무기생산에 대해 너무 많은 말이 오가고 있다”며 “가장 큰 수익을 내는 투자”가 군수 분야라고 말했다.

“가장 큰 수익을 내는 투자가 군수 분야라는 점은 모든 이에게 존엄한 삶의 가능성이 주어지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노력 안에서 하느님의 선물을 죽음의 도구가 아닌 선의 도구로 변화시켜야 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소명을 떠올리게 합니다. 생명의 존엄성이 중요합니다. 생명의 존엄성을 위해 일합시다.”

교황에게 인사하는 스카우트 대원 두 명
교황에게 인사하는 스카우트 대원 두 명

자연에 대한 존중, 재발견해야 할 가치

끝으로 교황은 이탈리아 가톨릭 스카우트 운동의 세 번째 프로젝트인 숲조성과 관련해 “폭력적이고 오만한 적대감 속에서도 스카우트 운동을 통해 젊은이들을 확고한 그리스도인의 삶으로 양성하기 위해 맞서 싸운 용감한 본당 신부”인 조반니 민조니 신부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숲조성이 “창조주께서 우리 손에 맡기신 우리 공동의 집(지구)에 대한 책임”을 떠올리고 성찰의 폭을 넓히는 통합 생태론을 일깨운다고 설명했다.

“존중과 사랑, 자연과의 직접적인 만남은 스카우트가 시작된 이래로 스카우트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이러한 가치들은 우리가 무책임하고 근시안적으로 지구를 착취하고, 상식적인 요구엔 이기적으로 귀를 틀어막고 끔찍하게 자기 파괴적인 생활방식과 행동의 포로가 된 결과 앞에서 더욱 무력해지는 오늘날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가치입니다. 우리는 상처 입은 지구의 부르짖음과 공정한 재화 분배에서 부당하게 소외되고 배제된 수많은 형제자매들의 목소리에 둔감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황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냉철하고 정중하며 검소한 모습이 모두에게 큰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카우트 운동의 창립자 로버트 베이든-파월과 함께 시작된 이 운동이 “스카우트는 항상 스카우트답게”(semel scout semper scout) 이어질 수 있도록 격려했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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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4월 2024, 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