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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 총회 참석자들을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청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 총회 참석자들을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교황 “희년은 모든 이가 희망을 품고 살도록 도와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15일 교황청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 총회 참석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신앙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자비의 영성을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젊은이들이 세속주의를 극복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대응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Tiziana Campisi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15일 교황청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 총회 참석자들을 만났다. 아직 감기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교황은 교황청 국무원 소속 필리포 치암파넬리 몬시뇰에게 연설문 대독을 맡겼다. 연설문에서 교황은 △여러 지역 교회가 처한 상황 △자비의 영성 △ 2025년 희년 준비 등 세 가지 주제를 비중 있게 다뤘다. 교황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세속주의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 상실부터 신앙과 그 내용에 대한 무관심에 이르기까지 여러 지역 교회에게 심각한 문제들”을 초래했다면서, 젊은 세대가 “삶의 의미를 회복할 수 있도록 우리가 어떤 효과적인 대응을 제시”해야 하는지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 및 양성 센터와의 관계 회복

교황은 우선 오늘날 세상의 문제점에 주목하며 “세속주의의 주장 중 하나로 발전된 개인의 자율성에 대한 요구는 하느님으로부터의 독립으로 이론화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하느님께서 개인의 행동의 자유를 보장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디지털 문화”가 의학 분야와 피조물 보호 분야 등 “인류의 진보”에 이바지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 안에 깃든 진리에 대한 요구와 대인 관계 및 사회적 관계에서 자유의 요구”가 상충될 때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문제는 신앙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파악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가정 및 양성 센터와의 효과적인 관계를 회복하는 게 시급합니다. 복음화의 핵심인 부활하신 주님께 대한 신앙이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가정과 그리스도 공동체 안에서 삶을 변화시키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이라는 특별한 체험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실제적이고 실존적인 만남이 없다면 우리는 신앙을 삶의 증언이 아닌 이론으로 삼으려는 유혹에 늘 빠지게 될 것입니다.”

교황과 교황청 복음화부 장관 직무 대행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
교황과 교황청 복음화부 장관 직무 대행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

교리 교사 직무를 장려하십시오

교황은 교리 교육과 “복음화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이도록 교리 교사 직무를 받은 이를 비롯해 이 직무를 받게 될 이”에게 맡겨진 “신앙 전달이라는 우선순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주교들이 “세대 간 격차를 줄이고 신앙 전달이 노인들에게만 맡겨진 소임으로 여겨지지 않도록, 특히 젊은이들이 이 직무에 대한 소명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동행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톨릭 교회 교리서』가 계속해서 알려지고, 연구되고,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새로운 요구들”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격려했다. 

성지 사목을 돌보십시오

교황은 두 번째 주제로 “복음화 활동의 핵심요소”인 “자비의 영성”에 초점을 맞추며 “자비로 충만해야 할 성지 사목은 성지를 찾는 이들이 그곳에서 평화와 평온의 휴식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느님의 자비는 결코 부족함이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증언하고, 말하자면 교회라는 몸의 혈관에서 하느님의 자비가 순환되게 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하느님은 자비로우십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제삼천년기가 시작될 때 교회와 인류를 위해 이 영원한 메시지를 힘차고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선포하셨습니다.”

2025년 희년 준비를 위해 교황청 복음화부가 마련한 「기도 소책자들」
2025년 희년 준비를 위해 교황청 복음화부가 마련한 「기도 소책자들」

‘자비의 선교사’들의 봉사

교황은 고해성사 직무 수행에 있어 ‘자비의 선교사’들의 헌신을 강조하면서 “모든 사제들이 언제나 한없이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직무 수행자가 되는 은총과 기쁨을 새롭게 발견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를 기다리실 뿐만 아니라 우리를 만나러 오시고, 우리를 찾아 오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 위에 군림하는 지배자가 아니라 자비로운 아버지이시고, 삯꾼이 아니라 착한 목자이시며, 돌아오는 이나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를 다시 맞이할 때 기쁨이 넘치시는 분이십니다”(요한 10장; 루카 15장 참조). 

“기름부음과 자비의 방식으로 복음을 전할 때 복음은 더 잘 들리게 되고 복음을 만나는 마음도 기꺼이 회심을 향해 열리게 됩니다. 실제로 우리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 곧 새 생명의 원천인 순수하고 거저 주는 사랑에서 감동을 받습니다.”

2025년 희년 선포 ‘교황 교서’ 반포 예정

교황은 세 번째 주제로 2025년 희년 준비에 초점을 맞췄다. 교황은 순례자 환대와 관련해 “필요한 구조적·문화적 활동은 물론 순례자들로 하여금 신앙과 회심, 용서를 체험하게 하면서 이를 기쁨과 확신으로 증거하는 살아있는 공동체를 만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희망의 힘이 솟아나는 희년이 돼야 합니다. 몇 주 내로 2025년 희년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는 교황 교서를 반포할 것입니다. 이 교서를 통해 많은 이들이 성찰하고 특히 희망을 구체적으로 체험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기도의 중요성을 새롭게 발견하십시오

끝으로 교황은 “올해가 2025년 희년을 준비하는 ‘기도의 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며 “성모님과 성인·성녀들의 학교에서” 더 많이 그리고 더 잘 기도하라고 초대했다. 

“기도는 주님의 현존에 머무르는 체험, 주님께서 우리를 이해하시고 맞아들이시며 사랑하신다고 느끼는 체험으로 새롭게 발견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듯이 기도는 말만 되풀이하는 게 아니라 침묵에 자리를 내어주며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말씀을 우리 삶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마태 6,5-9 참조).

번역 안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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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3월 2024, 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