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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의 여성: 인류의 장인”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회의 참가자들을 만나는 교황 “교회 안의 여성: 인류의 장인”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회의 참가자들을 만나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전쟁으로 상처 입은 세상, 연민 필요... 여성에게서 찾읍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7일 “교회 안의 여성: 인류의 장인”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회의 참가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여성 평신도와 여성 수도자들이 교회와 사회에 이바지한 바를 강조하며, 그들의 역할이 높이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성 교육이 필요하다며, 여성 교육이 결여된 곳에서 심각한 불평등과 차별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Tiziana Campisi

여성의 기여는 “사랑의 힘을 느껴야 할 인류가 폭력과 전쟁, 이념으로 상처를 입는 증오에 휩싸인 시대에” 반드시 필요하다. 여성은 “연민에 대한 유일무이한 역량과 직관력, ‘돌봄’에 대한 타고난 성향으로 사랑이 없는 곳에 사랑을, 인간이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곳에 인간성을 전해줄 수 있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7일 사도궁 클레멘스 홀에서 “교회 안의 여성: 인류의 장인”이라는 주제로 열린 대학 간 국제회의 참가자들을 만나 이 같은 요지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참가자들에게 짧게 인사한 뒤 감기 기운으로 준비한 연설문을 “읽기가 어렵다”며 양해를 구하고 교황청 국무원의 피에르루이지 지롤리 신부에게 연설문을 대독시켰다. 

성덕을 증거한 10명의 여성

교황은 여성의 자질에 대한 인식과 그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2년마다 열리는 학술행사의 대상이 된 10명의 여성을 호명했다. 성녀 요세피나 바키타 수녀, 가경자 예수의 마들렌 수녀, 성녀 엘리사벳 앤 시튼 수녀, 성녀 메리 맥킬롭 수녀, 성녀 로라 몬토야 수녀, 성녀 카테리 테카크위타 동정녀, 캘커타의 성녀 마더 테레사 수녀, 성녀 라프카 피에트라 초보크 아라예스 수녀, 복녀 마리아 벨트라메 콰트로키 부인, 하느님의 종 다프로즈 무카상가 부인이 그 주인공이다. 교황은 이들이 “각기 다른 시대와 다른 문화권”에서, “여성이 사회생활과 교회생활에서 철저히 배제됐던 시대”에 “각자의 독특한 방식”으로 “자선, 교육, 기도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며 “교회 안에 새로운 영적 활력과 중대한 개혁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교회 안에서 여성은 높이 평가돼야 합니다

교황은 “무명의 또는 잊힌 모든 여성”을 기억하며 “이들은 각자 자기 길에서 힘찬 증언을 하며 가정들과 공동체들을 지키고 변모시켜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는 이들 여성이 필요하다”며 “교회는 그 자신이 딸이요, 아내요, 어머니인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억지로 강요하고 분열시키는 태도를 버리고 신중한 식별력을 발휘해 성령의 목소리에 순응하고 친교에 충실하며 하느님 백성 안에서 여성의 위대함과 지위가 점점 더 높이 평가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모색하도록 서로 도와줍시다.” 

교육의 중요성

교황은 여성 교육의 필요성, 특히 교육받을 기회조차 거부되고 자주 차별을 받는 여성들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여성이 여전히 많은 폭력과 불평등, 불의와 학대로 인해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세상에는 심각한 형태의 차별이 존재합니다. ‘여인에게서 태어나신’ 하느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여성 차별이 벌어진다면 더욱 끔찍할 것입니다. 여성 차별은 여성 교육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습니다. 여성 차별은 실제로 많은 곳에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사회로 가는 길은 여성(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의 교육을 통해 이뤄지며, 인간 발전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합시다!”

성덕, 교차학제의 여정 

교황청립 우르바노 대학, 교황청립 성 십자가 대학, 아빌라 가톨릭 대학, 교황청립 ‘사도들의 모후’(레지나 아포스톨로룸) 대학 여성고등연구소, 교황청립 ‘데레사’(데레시아눔) 대학 등 다양한 학술기관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국제회의와 관련해 교황은 대학 공동체 사목의 맥락에서 “특히 ‘여성의 성덕’(santità femminile)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려는 모든 노력은 우리로 하여금 눈을 들어 꿈과 사유의 지평을 넓히며 높은 이상을 추구하도록 격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덕이 “지식의 추구라는 큰 틀 안에서 ‘교차학제’”의 여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대학 현장이 “학업과 연구, 배움의 장소, ‘정보’(informativi) 제공처일 뿐 아니라 성령의 이끄심에 정신과 마음이 열리는 ‘교육’(formativi)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성인들, 특히 성녀들을 더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의 인간성의 모든 심오함과 구체성을 알려야 합니다. 그럴 때 교육은 각 개인의 온전함과 유일무이함에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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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3월 2024, 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