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우리 마음을 난도질하는 ‘들짐승’을 알아보고 싸워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월 18일 사순 제1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인간의 자유를 유혹하고 집어삼키는 △악습 △무절제한 정욕 △재물욕 △명예욕 △과시욕 등을 경계하고 하느님과 천사들의 목소리에 자리를 내어주기 위해 영적 광야로 들어가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삼종기도 훈화 말미에 수단, 모잠비크, 우크라이나, 중동에서 전쟁을 멈추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순 제1주일인 오늘 복음은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신 예수님을 보여줍니다(마르 1,12-15 참조). 성경 본문은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13절)고 말합니다. 우리도 사순시기 동안 “광야로 들어가”, 다시 말해 침묵 속으로,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리를 만나도록 초대받습니다. 오늘 복음은 광야에서 그리스도께서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13절)고 덧붙입니다. ‘들짐승과 천사들’이 그분과 함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에서 그들은 우리의 동행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내면의 광야로 들어가면 실제로 그곳에서 ‘들짐승들과 천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들짐승들’은 어떤 의미인가요? 영성생활에서 우리는 들짐승들을 우리 마음을 분열시키고 차지하려는 무절제한 정욕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들짐승들은 우리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마음을 끄는 존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경계하지 않는다면 우리 마음을 난도질할 위험도 있습니다. 우리는 영혼의 이러한 “짐승들”에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곧, 다양한 악습, 우리를 이해타산과 불만에 갇히게 하는 재물욕, 우리를 불안과 외로움에 빠뜨리는 헛된 쾌락, 초조하게 끊임없이 확인을 요구하고 과시욕을 수반하는 명예욕이 있습니다. 우리가 내면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이러한 것들, 곧 욕심, 허영, 탐욕을 잊지 맙시다. 이런 것들은 “야생” 짐승들과 같아서 길들이고 싸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자유를 집어삼킬 것입니다. 사순시기는 이러한 것들을 바로잡기 위해 내면의 광야로 들어가도록 도와주는 때입니다.

광야에는 ‘천사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돕고 우리에게 선을 행하는 하느님의 전령입니다. 복음에 따르면 천사들의 특징은 실로 ‘섬김’(시중: 13절 참조)입니다. 이는 정욕의 전형인 ‘소유’와 정확히 반대입니다. 섬김은 소유의 반대입니다. 천사의 영은 성령께서 일러주시는 좋은 생각과 감정을 떠오르게 합니다. 유혹은 우리 마음을 난도질하지만, 하느님의 좋은 영감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고 어우러지게 합니다. 말하자면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리스도의 맛, 곧 “천국의 풍미”를 불어넣습니다. 하느님의 영감을 얻으려면 침묵과 기도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사순시기는 바로 이를 위한 때입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시다. 첫째, 내 마음을 뒤흔드는 무절제한 정욕, “들짐승들”은 무엇인가? 둘째, 하느님의 목소리가 내 마음에 말씀하시도록 하고 선한 마음을 지켜나가기 위해 나는 “광야”로 들어갈 생각을 하고 있는가? 이를 위해 나는 하루 중 약간의 시간을 할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하느님 말씀을 간직하시고 악한 자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으셨던 성모님께서 사순시기 여정에서 우리를 도와 주시길 빕니다.

번역 이창욱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8 2월 2024, 23:31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최근의 삼종기도와 부활 삼종기도

모두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