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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 사도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교황이 기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마르세유 사도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교황이 기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제58차 홍보주일 교황 담화 “AI는 인간 마음에 깃든 지혜를 절대 대체하지 못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58차 홍보주일(2024년 5월 12일) 교황 담화를 통해 인공지능(AI) 시대에 인류가 마음에 깃든 지혜를 함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Francesca Merlo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4년 제58차 홍보주일(5월 12일) 교황 담화를 발표했다. 올해 주제는 “인공지능(AI)과 마음에 깃든 지혜: 인간의 온전한 소통을 향하여”이다. 

올해 홍보주일 교황 담화 주제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발전에 초점을 맞춘 2024년 제57차 세계 평화의 날 교황 담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교황은 제58차 홍보주일 담화에서 AI를 두고 “정보통신 세계와 이를 통한 사회의 특정 삶의 기반에 획기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모든 이에게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되물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온전히 인간다움을 유지하면서 이러한 문화적 변화를 좋은 목표로 이끌 수 있을까요?”

마음에서 시작합시다

교황은 이 질문에 “기술은 풍요로워지고 인간성은 빈곤해질 위험이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인간의 마음에서 성찰을 시작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황은 성경에서 마음이 자유와 의사결정의 자리라고 설명하면서 “통합과 일치를 상징하는 한편 우리의 감정, 욕망, 꿈과도 연관돼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특히 마음이 “하느님과 만나는 내면의 자리”라고 강조했다. 

“마음에 깃든 지혜는 우리로 하여금 전체와 부분, 우리가 내린 결정과 그에 따른 결과, 우리의 고귀함과 연약함, 우리의 과거와 미래, 우리의 개성과 더 큰 공동체 내의 소속감을 통합하게 하는 미덕입니다.” 

기회와 위협

교황은 이러한 지혜를 기계(머신)에서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기계학습”(머신러닝)이라는 용어로 대체됐다면서 “‘지능’이라는 단어의 사용 자체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연산하는 능력은 기계가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나지만, 그러한 데이터를 이해하는 역량은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마음이 기울어지는 방향에 따라 우리 손에 닿는 모든 것이 기회가 되기도 하고 위협이 되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AI 알고리즘의 기반이 되는 시뮬레이션 기술이 특정 분야에선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황은 AI를 사용하는 데 있어 “다른 사람들과 맺는 관계나 현실과 맺는 관계를 왜곡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황은 잘못 사용하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이러한 도구를 이해하고 규제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간의 모든 상황에서 그렇듯이 “규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류의 성장

교황은 모든 이가 “인류 안에서, 인류로서” 함께 성장하도록 부름받았다며, 우리 모두가 “복합적, 다인종적, 다원적, 다종교 및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질적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도전을 받고 있다고 상기했다. 

교황은 ‘정보’로 현실을 표현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정보는 실존적 관계와 분리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보는 “현실 내 존재하는 구체적인 신체”와 같다며, 단순히 데이터가 아니라 인간의 경험, “연민과 나눔”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염두에 두고 취재 중 자신들이 직접 본 것을 세상에 알리려다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은 많은 기자들을 떠올렸다.

“아이들, 여성들, 남성들의 고통을 직접 접해야만 전쟁의 부조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와 미래를 위한 질문

교황은 홍보주일 담화를 마무리하면서 “우리가 알고리즘의 먹잇감이 될 것인지, 아니면 알고리즘 없이 우리 마음을 자유로 풍요롭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가 없다면 우리는 지혜롭게 성장할 수 없습니다.”

교황은 오직 우리가 함께할 때만 식별하는 마음과 경계하는 마음을 증진하고 대상을 고유한 목적에 맞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인류가 방향을 상실하지 않도록 현대의 온갖 과학기술보다 앞서 존재했던 지혜를 구하자고 초대했다.

“지혜는 인공지능 체계를 인간의 온전한 소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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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월 2024, 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