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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구태의연한 신앙에 안주하지 말고 주님을 찾아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14일 연중 제2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예수님과 첫 번째 두 제자와의 만남을 소개하는 복음 말씀을 풀이했다. 교황은 스승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세 가지 요건을 설명했다. “먼저 그분을 찾아야 하고, 만족하거나 안주하는 마음이 아니라 열린 마음, 찾아 나서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런 다음 그분과 함께 머물러야 한다. 세 번째 요건은 주님께 받은 선물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자 하는 열망인 ‘선포’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은 예수님과 첫 제자들의 만남을 소개합니다(요한 1,35-42 참조). 이 장면은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도록 초대합니다. 우리 각자는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 청년 시절, 어른이 되었을 때 등 예수님을 처음으로 만났던 순간이 있습니다. 나는 언제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까? 이를 조금 기억해 봅시다. 이런저런 생각과 기억을 바탕으로 그분을 따르는 기쁨을 새롭게 하며 자기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늘 복음에 따르면 우리는 세 가지 단어를 통해 그 의미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곧, ‘예수님을 찾기, 예수님과 함께 머물기, 예수님을 선포하기’입니다.

먼저 ‘찾기’를 살펴봅시다. 세례자 요한의 증언에 따라 두 제자가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하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따라오는 것을 보시고, ‘무엇을 찾느냐?’ 하고 물으십니다”(38절 참조).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하신 첫 번째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선 그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라고, 마음속에 품고 있는 열망이 무엇인지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초대하십니다. “무엇을 찾느냐?” 주님께서는 개종자를 원하거나 피상적인 “추종자”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주님께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분의 말씀에 도전을 받도록 내어 맡기는 사람들을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면 먼저 그분을 찾아야 하고, 만족하거나 안주하는 마음이 아니라 열린 마음, 찾아 나서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 첫 제자들은 무엇을 찾았을까요? 우리는 ‘머물다’라는 두 번째 동사를 통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에 대한 뉴스나 정보, 혹은 표징이나 기적을 구한 게 아니라 메시아를 만나고,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분과 함께 머물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싶어 했습니다. 그들이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이 무엇이었나요?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38절)였습니다. 그러자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에게 당신과 함께 머물도록 초대하십니다. “와서 보아라”(39절). 주님과 함께 머무는 것, 그분과 함께 지내는 것, 이것이 주님의 제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요컨대, 신앙은 이론이 아니라 ‘만남’입니다. 주님께서 머무시는 곳에 가서 그분과 함께 머무는 것입니다. 주님을 만나고 그분과 함께 머무는 것입니다.

찾고, 머물고 마지막으로 ‘선포하기’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찾았고, 그분과 함께 가서 저녁 내내 그분과 함께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선포’합니다. 그들은 돌아와서 선포합니다. 찾고, 머물고, 선포합니다. 나는 예수님을 찾고 있는가? 나는 예수님 안에 머물고 있는가? 나는 예수님을 선포할 용기가 있는가? 예수님과의 첫 만남은 두 제자가 그 시간을 영원히 기억할 만큼 강렬한 체험이었습니다. “때는 오후 네 시쯤이었다”(39절). 이를 통해 우리는 만남의 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제자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차서 그들이 받은 선물을 전해야 할 필요성을 즉각 느꼈습니다. 실제로 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안드레아는 재빨리 자기 형 베드로와 이 사실을 나누고 그를 주님께 데려갑니다. 주님을 찾았고, 그분과 함께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도 주님과의 첫 만남을 떠올려 봅시다. 우리 각자는 가정 안팎에서 주님을 처음 만났을 것입니다. 나는 언제 주님을 만났을까? 주님께서 언제 내 마음을 어루만지셨을까?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우리는 지금도 주님을 사랑하는 제자, 주님을 ‘찾고 있는’ 제자인가? 아니면 그저 구태의연한 신앙에 안주하고 있는가? 우리는 기도 안에서 그분과 함께 ‘머물고’, 침묵 중에 그분과 함께 머무는 법을 알고 있는가? 나는 기도 안에서 주님과 함께 머물고, 침묵 중에 주님과 함께 머무는 법을 알고 있는가? 그리고 이 아름다운 주님과의 만남을 나누고 선포하고 싶은 열망을 느끼는가?

예수님의 첫 제자이신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주님을 찾고 주님과 함께 머물고 주님을 선포하고자 하는 열망을 주시길 빕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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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월 2024, 00:35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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