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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은 상류층 엘리트 집단이 아닌 모든 이를 위한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11월 22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 사도적 열정에 대한 스물일곱 번째 교리 교육을 진행했다. 교황은 ‘좋은 소식’(복음)이 보편적임을 강조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에게 다가가시려고 한 사람을 선택하십니다.” 교황은 “부르심은 특권이 아니라 섬김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복음화를 위한 열정: 신앙인의 사도적 열정에 대한 교리 교육

27. 복음 선포는 모든 이를 위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주 우리는 사도적 열정에 관한 교리 교육 여정의 첫 번째 요점, 곧 그리스도교의 메시지는 기쁨의 선포라는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요점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겠습니다. 바로 그리스도교의 메시지는 ‘모두를 위한’, 모든 이를 위한 기쁨의 선포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참으로 우리 주 예수님을 만나면, 이 만남의 경이로움이 우리 삶에 스며들고 이 경이로움을 널리 전하라는 요구를 받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복음이 모든 이를 위한 것이길 바라십니다. 실제로 복음 안에는 “인간답게 만드는 힘”이 있으며, 모든 이를 위한 삶의 완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이를 위해 태어나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를 위한다는 것은 아무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모두 복음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든 이에게 선포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새로운 의무를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쁨을 나누는 사람, 아름다운 전망을 보여 주는 사람, 그리고 풍요로운 잔치에 다른 이들을 초대하는 사람입니다.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개종 강요가 아니라 ‘매력’ 때문입니다”(「복음의 기쁨」, 14항).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복음의 보편적 목적’, 곧 모든 이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합시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도록 합시다. 복음 선포가 참되려면 자신의 이기심을 버려야 하며, 모든 경계를 넘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제의방보다는 광장으로, “고을의 한길과 골목으로”(루카 14,21) 나가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개방적이고 확장적이어야 하며, “외향적”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그리스도인의 특성은 모든 이에게 다가가기 위해 세상에 당신의 현존을 지속적으로 드러내신 예수님에게서 비롯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복음은 예수님과 자신의 병든 딸을 고쳐 달라고 간청하는 가나안 이방인 여자와의 놀라운 만남을 전하고 있습니다(마태 15,21-28 참조).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으며,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24절, 26절)고 하시며 여인의 청을 거절하십니다. 하지만 여인은 단순한 사람들의 전형적인 태도인 끈질김으로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27절) 하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인의 말에 놀라시며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28절)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여인과의 만남에는 뭔가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돌리게 했던 장본인이 이방인이자 이교도인 여자였다는 점, 주님께서 당신의 설교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만 국한되어서는 안 되고 모든 이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해 주셨다는 점입니다.

성경은 하느님께서 한 사람을 부르시고, 어떤 사람들과 계약을 맺으실 때 그 기준이 항상 이것임을 보여줍니다. 곧, ‘다른 이들에게 보내기 위해 누군가를 선택한다’는 것,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기준이며 하느님의 부르심의 기준입니다. 주님의 모든 친구들은 그분께 “선택”된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책임과 부담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선택된 이들은 누구나 자신의 나약함이나 확신을 잃었을 때 낙담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유혹은 아마도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소명을 특권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부르심은 결코 특권이 아닙니다. 남들에 비해 우리가 특권을 누린다고 말하면 안 됩니다. 그렇습니다. 부르심은 섬김을 위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를 사랑하시고, 모든 이에게 다가가시려고 한 사람을 선택하십니다. 

이는 또한 그리스도교를 하나의 문화, 인종, 제도와 동일시하려는 유혹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유혹을 막지 못한다면 참된 가톨릭의 본질, 곧 모든 이를 위한 본질과 보편적인 본질을 잃게 됩니다. 그리스도교는 소수의 상류층 특권집단이 아닙니다. 잊지 맙시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를 사랑하시려고 누군가를 선택하십니다. 이것이 보편성의 지평입니다. 복음은 나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한 것임을 잊지 맙시다. 고맙습니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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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11월 20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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