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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와 자기보호에 취약한 이들의 보호를 위해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주최한 회의 참석자들과 교황의 만남 미성년자와 자기보호에 취약한 이들의 보호를 위해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주최한 회의 참석자들과 교황의 만남  (Vatican Media)

교황 “교육과 경청이 학대 예방 문화를 조성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18일 미성년자와 자기보호에 취약한 이들의 보호를 위해 이탈리아 주교회의(CEI)가 주최한 회의 참석자들을 만났다. 참석자 대표로부터 돌봄 서비스 및 지역 경청센터 활동 보고서를 전해 받은 교황은 학대 피해자의 상처를 돌봐야 한다며 “학대 문제를 침묵하거나 은폐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medeo Lomonaco

보호하기, 경청하기, 치유하기.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주교회의(CEI)가 주최한 미성년자와 자기보호에 가장 취약한 이들의 보호를 위한 돌봄 서비스 및 지역 경청센터의 첫 번째 전국 회의 참석자들에게 이 같이 세 가지 동사를 강조했다. 교황은 “이탈리아의 모든 교회 공동체가 3년째 기도하고 용서를 구하며 이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동참하는 날”에 이들을 환대했다. 아울러 “하느님의 모든 백성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미성년자와 자기보호에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동시에 성, 권력, 양심 등 모든 형태의 학대에 맞서 싸우는 행동을 멈춰선 안 됩니다.”

학대 피해자와 지역사회 모두를 위한 귀중한 헌신

돌봄 서비스 및 지역 경청센터 활동 결과 보고서가 교황에게 전달됐다.

“이 보고서는 여러분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선행들을 정확하게 강조하며 큰 상처를 입은 이들과 가까워지게 합니다. 여러분이 하고 있는 일은 피해자와 교회 공동체 전체를 위한 귀중한 일입니다. 이 보고서에서 드러난 것은 지속적이고 공유된 헌신에 대한 증거입니다. 이것이 신뢰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신뢰는 참된 쇄신으로 이어집니다.”

보호하기

교황은 “보호하기, 경청하기, 치유하기”라는 세 가지 동사를 통해 “모든 계획에 대한 방향을 도출하는” 기본지침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보호하기’다.

“상처 입은 이들의 고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미성년자와 자기보호에 가장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데 공동체 전체가 책임감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돌봄 서비스는 하느님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교회 사명의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따라서 모든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그 구성 요소와 역량을 풍부하게 활용해 참여해야 합니다. 보호하기란 가장 작고 무방비한 이들을 위해 우리 마음과 시선, 행동을 이끈다는 걸 의미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지킨다는 건 정의와 진리 안에서 내적이고 공동체적인 쇄신을 요구하는 과정입니다.”

교황은 온전한 보호를 목표로 하는 보호에는 침묵이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며 지키는 이들은 ‘학대 문제를 침묵하거나 은폐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학대는 합의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또한 ‘특정 행위가 국가법상 범죄로 간주되지 않지만 교회법상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교회 공동체에서 진실을 규명하고 정의 회복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CEI-CISM, 미성년자 및 자기보호에 취약한 이들을 위한 지침). 보호하기는 또한 피해를 예방하는 것도 의미합니다. 이는 지속적인 교육 활동을 통해 자기보호에 가장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감수성과 관심을 높일 때라야 가능합니다.”

교황은 학대의 상처가 사회의 모든 영역, 특히 가족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 통계에 따르면 학대의 42-46퍼센트는 가족이나 이웃에서 발생합니다. 이를 잘 생각해 봅시다. 삼촌, 조부모, 형제자매 등 모든 사람이 학대 가해자에 포함됩니다. 스포츠계나 학교 등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청하기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미성년자와 자기보호에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최한 회의는 “상처 입은 아름다움: ‘내가 너에게 건강을 되돌려 주고 너의 상처를 고쳐 주리라’(예레30,17)”는 주제에 초점을 맞췄다. 상처를 고치려면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바로 이 중요한 ‘경청’의 역량이 교황이 제시한 두 번째 지침이다. 

“미성년자와 자기보호에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려면 모든 형태의 영웅주의와 개인적인 이익을 제쳐두고 경청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경청은 마음의 움직임입니다. 고통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이들, 가장 연약하고 자기보호에 취약한 이들을 우리 모든 행동의 중심에 두기 위한 근본적인 선택이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모든 ‘작은 이들’(마태 19,14 참조)을 환대하시는 예수님을 생각해 봅시다.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학대 예방 문화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단계입니다. 이는 전체 지역사회의 교육, 절차 및 모범 사례의 실행, 경각심과 신뢰를 구축하고 회복하는 명확한 행동을 통해 구체화됩니다.”

교황은 “이러한 끔찍한 범죄를 당한 이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이 연대의 길을 열어주고, 다시는 학대가 일어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피해자의 삶에서 일어난 일을 진정으로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개인과 공동체의 쇄신에 대한 소명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학대로 상처 입은 이들과의 친밀함을 장려하고 증거하기 위해 도덕적인 처신을 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경청하는 법을 아는 것이 피해자를 치유하는 것입니다.”

치유하기

교황이 마지막으로 제시한 세 번째 단계는 ‘치유하기’다. “돌봄과 경청의 길을 택해야만 치유가 가능합니다.”

“복음의 가르침에 반하는 버리는 문화가 만연한 이 시대에 우리 공동체는 과거의 잘못에 책임을 지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며 사회에 건전한 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상처를 ‘치유’하는 것 또한 정의로운 일입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그러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엄정히 처벌하는 게 중요하며, 특히 교회 내에서 저지른 범죄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가해자들도 자신의 성소에 대한 불충실함을 인정하고, 영적 생활을 재개하며, 자신의 행동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겸허히 용서를 구하고 개인적으로 깊이 뉘우쳐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습니다.”  

미성년자와 자기보호에 취약한 이들의 보호를 위해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주최한 회의 참석자들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미성년자와 자기보호에 취약한 이들의 보호를 위해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주최한 회의 참석자들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많은 미성년자와 성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역병

교황은 돌봄 서비스와 지역 경청센터가 경청, 환대, 동행을 위해 이탈리아 전역에 널리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전에 준비한 원고에서 잠시 눈을 떼고 즉흥적으로 디지털 시대에 또 다른 역병이 갈수록 더욱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십시오. 어린이를 이용한 음란물과 같은 매우 나쁜 일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대처해야 합니다. 실제로 휴대전화를 사용해 결제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한 음란물을 접할 수 있습니다. 이 음란물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나요?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요?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지고 있나요? 부디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추악한 콘텐츠가 휴대전화로 퍼져 나가기 때문에 이 문제는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학대의 재앙으로 상처를 입은 모든 이가 안심하고 자유롭게 지역 경청센터를 방문해 자신의 상처를 달래고 배신당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환대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돌봄은 가능한 한 많은 사목 활동가를 양성하려는 헌신과 함께 교회의 열정과 전문성을 함께 나누는 것을 뜻합니다. 이를 통해 교회와 사회에서 가장 작고 자기보호에 취약한 이들을 중심에 두는 진정한 문화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교황의 마지막 권고는 계속 나아가라는 것이다. “계속 나아가십시오. 저는 여러분의 활동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으며, 진심으로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여러분의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가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저의 일 역시 쉽지 않으니 여러분도 잊지 말고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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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1월 2023, 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