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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가자지구를 바라보는 한 여성 파괴된 가자지구를 바라보는 한 여성  (ANSA)

교황 “그 어떤 전쟁도 인명을 희생시킬 가치는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10-11일 열리는 제6차 파리평화포럼 참가자들을 위해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서명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에서 교황은 경청, 대화, 협력이 분쟁 해결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분쟁의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Alessandro De Carolis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서 벌어지는 미사일 공격과 공습으로 인해 평화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쟁을 멈추라고 끊임없이 촉구하고 있다. 양심에 대한 교황의 호소는 사실상 매일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호소는 11월 10-11일 열리는 제6차 파리평화포럼 참가자들에게 전한 메시지에도 담겨있다. 11월 10일 발표된 이번 교황 메시지는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서명이 담겼다. 파리평화포럼은 다양한 주제에 관한 발제와 토론을 통해 “경쟁 세계에서 타협점 모색”이라는 매우 구체적인 사안을 심도 깊게 논의한다. 

“더디지만 인내를 요구하는” 과정

파리평화포럼에서 교황 메시지는 주 프랑스 교황대사 첼레스티노 밀리오레 대주교가 낭독했다. 교황은 이번 포럼이 “테러, 폭력의 일상화, 전쟁을 비롯해 안타깝게도 종종 고상한 의도로 위장된 채 특정집단에게만 이익을 주는 온갖 재앙으로 인해 고통받는 모든 이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여 진정한 대화”가 이뤄지는 “희망의 표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동선의 측면에서 평화를 이룩하는 것이 “더디지만 인내를 요구하는 과정”이라며 “인류와 지구의 현재와 미래를 걱정하는 선의의 모든 이의 용기와 구체적인 헌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엔과 인권, 좁혀야 할 간극

교황은 세계인권선언이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지 정확히 75년이 지난 지금도 “1948년 12월 10일 이뤄진 중대한 결의와 현실 사이에 고질적인 괴리”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러한 간극을 좁혀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괴리를 매우 시급하게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분쟁으로 인해 수많은 아이들이 “생명과 육체적·정신적 온전함에 대한 기본적이고 일차적인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며 개탄했다. 또한 “식수와 건강한 음식에 대한 권리”와 “종교의 자유, 건강, 품위 있는 주거, 양질의 교육, 존엄한 노동에 대한 권리” 등 기본권을 박탈당하고 있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눈물과 맞바꿀 가치는 없습니다”

교황은 그동안 일반알현과 삼종기도를 비롯해 공개석상에서 여러 차례 반복한 바와 같이 “전쟁은 언제나 패배만 남길 뿐”이라며 “그 어떤 전쟁도 자기 자식이 죽거나 다치는 모습을 보는 어머니의 눈물과 맞바꿀 가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 어떤 전쟁도 창조주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신성한 존재인 한 사람의 목숨을 희생시킬 가치는 없습니다. 그 어떤 전쟁도 우리 공동의 집(지구)을 병들게 할 가치는 없습니다. 그 어떤 전쟁도 고향을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의 절망을 초래할 가치는 없습니다.” 교황은 경청과 대화, 협력이 분쟁 해결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무기를 내려놓고, 이러한 죽음의 도구를 생산하고 거래하는 일을 다시 생각”함으로써 “마침내 평화의 이유가 크고 분명하게 들리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며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번역 안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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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1월 2023, 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