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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말고 신뢰하며 위험을 감수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19일 연중 제33주일 제7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미사를 거행하고 바오로 6세 홀에서 가난한 이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식탁에 앉기 전 교황은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탈렌트의 비유를 풀이하며 신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위험을 감수하라고 권고했다. “신뢰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지만, 두려움은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합니다.” 교황은 하느님께서 당신을 무서워하지 않고 사랑하는 자녀들을 바라보시며 기뻐하신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동, 우크라이나, 미얀마를 위한 호소를 되풀이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은 탈렌트의 비유를 들려줍니다(마태 25,14-30 참조). 어떤 주인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자신의 재산, “자본”, 곧 탈렌트를 맡깁니다. 탈렌트는 당시의 화폐단위였습니다. 주인은 탈렌트를 각자의 능력에 따라 나눠줍니다. 여행에서 돌아오자 주인은 종들과 셈을 치르며 저마다 한 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합니다. 그들 중 두 사람은 받은 것을 두 배로 늘려 주인에게 칭찬을 받았지만, 세 번째 종은 주인이 너무 두려운 나머지 자신의 탈렌트를 땅에 묻어두었다가 주인에게 되돌려주었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심한 질책을 받습니다. 이 비유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께 나아가는 ‘두 가지 다른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자신이 받은 탈렌트를 묻어두는 사람의 방식입니다. 그 사람은 하느님께서 주신 부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주인도 신뢰하지 않고 자기 자신도 신뢰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는 자기 주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시어서,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24절). 그는 주인을 두려워합니다. 그는 주인의 신뢰와 호의를 보지 못하고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주인의 행동, 심판자의 행동만 봅니다. 그는 하느님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분의 선하심을 믿지 못하고, 자신을 향한 주님의 선하심을 믿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는 얼어붙은 채 자신이 받은 사명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합니다.

이제 우리는 주인의 신뢰에 보답하는 다른 두 명의 주인공에게서 두 번째 방법을 보게 됩니다. 이 두 사람은 모든 것이 잘될 지 처음엔 알지 못했지만, 받은 모든 것을 투자합니다. 그들은 시도하고, 가능성을 보고, 신중하게 최선을 다합니다. 그들은 모험을 감행하고 위험을 감수합니다. 신뢰하고, 시도하고, 위험을 감수합니다. 이에 따라 그들은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행동할 용기로 새로운 부를 창출합니다(20-23절 참조).

형제자매 여러분,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갈림길입니다. 두려워하느냐, 신뢰하느냐입니다. 여러분은 하느님 앞에서 두려워하거나 혹은 주님을 신뢰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비유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돈보다 훨씬 귀한 탈렌트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탈렌트를 어떻게 투자하느냐는 대부분 주님께 대한 신뢰에 달려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마음을 자유롭게 하시고 선한 일에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만들어 주십니다. 잊지 마세요. 신뢰는 언제나 우리를 자유롭게 하지만, 두려움은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합니다. 기억합시다. 두려움은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하고, 신뢰는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자녀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이 물어봅시다. 나는 하느님께서 아버지이시며 그분께서 나를 신뢰하시기 때문에 나에게 선물을 맡기신다는 것을 믿는가? 그리고 결과가 확실하지 않거나 당연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낙심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그분을 신뢰하는가? 나는 매일 이렇게 기도할 줄 아는가? “주님, 당신을 신뢰하오니 계속 나아갈 힘을 주소서. 주님께서 주신 것들을 신뢰하오니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 주소서.” 끝으로 교회인 우리는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신뢰와 상호 존중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고 모든 이 안에 사랑의 창의성을 조성하고 있는가? 함께 생각해 봅시다.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가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도와주시길 빕니다! 하느님을 경외하되 두려워하지는 맙시다. 또한 우리가 주님을 신뢰할 수 있도록 성모님께 청합시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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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1월 2023, 14:21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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