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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전체회의 개회를 주재하는 교황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전체회의 개회를 주재하는 교황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교황, 시노드 총회 보도하는 언론인에 도움 요청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4일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전체회의 개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바오로 6세 홀에 모인 시노드 총회 대의원들에게 시노드는 “의회”도 아니고 “친구들이 모인 자리”도 아니라고 말했다. “우리 가운데 누군가가 인간적, 개인적, 이념적 관심사에 골몰하는 방식으로 시노드 작업에 임한다면 그것은 시노드가 아닐 것입니다.” 교황은 시노드의 “주인공”은 성령이심을 거듭 강조하며 “교회 내 흔한 고질병인 공허한 말과 험담으로 성령을 슬프게 해 드리지 말자”고 당부했다.

Salvatore Cernuzio

경청, 말조심, 성령의 이끄심에 마음 열기, 기도, 성찰(특히 성 바실리오 저서에 대한)을 위해 충분한 자리를 마련해야 하며 험담, 세속성, 이념적 논쟁이 끼어들 자리는 없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4일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관계자들과 함께 바오로 6세 홀에 마련된 원탁에 앉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전체회의 개회를 주재하며, 464명의 시노드 총회 대의원들에게 제1회기 동안 걸어야 할 여정을 이 같이 제시했다. 아울러 “매우 아름답고 훌륭한” 일을 하는 모든 언론인에게 이번 시노드 총회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하기에 앞서 무엇보다도 “경청이 최우선”이라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시노드의 주인공은 성령이십니다

교황은 이번 시노드 총회를 치르기 위해 공간 배치를 마무리한 바오로 6세 홀에 총회 개회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자신이 임명한 두 명의 중국 주교를 시작으로 시노드 총회 대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교황은 추기경, 주교, 남녀 수도자, 남녀 평신도들과 함께 기도하며 성령 찬가를 노래했다. 아울러 짧은 총회 개회 연설에서 시노드의 진정한 “주인공”은 성령이시라고 말했다.

“시노드의 주인공은 우리가 아니라 성령이십니다. 우리가 성령의 이끄심에 온전히 자리를 내어드리면 시노드는 잘 진행될 것입니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전체회의 개회를 주재하는 교황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전체회의 개회를 주재하는 교황

고질병인 험담은 그만합시다

교황은 “공허한 말, 세속적인 말”로 성령을 낙담시키거나 “슬프게 해 드리지 않으려면” “인간의 습관이지만 좋지 않은 습관”이며 “우리의 고질병”이자 “교회 내 흔한 고질병”인 험담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험담은 성령께 대적하는 행위, 성령을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 성령께서 이 고질병에서 우리를 고쳐 주시도록 내어 맡기지 않는다면 시노드 여정은 좋지 않을 것입니다. 적어도 이곳에서 만일 여러분이 한 주교님의 의견이나, 한 수녀님이나 한 평신도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 앞에서 직접 말하십시오.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시노드입니다. 뒷담화를 하는 게 아니라 진실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경청의 우선순위

교황은 시노드 총회 기간 동안 말보다 경청에 집중해야 한다며 “경청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매우 아름답고 훌륭한 일을 하는 언론인들에게 시노드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며 “성령 안에서 이 삶을 반영하는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언론인들에게 이렇게 말해 죄송합니다만 금욕이 필요합니다. 일종의 단식이 필요합니다.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것이나 우리 사이에서 오가는 말에 대한 단식 말입니다. 주교들이 어떤 내용이 알려질까 두려워 언론 보도를 원치 않는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사실 벌써 그런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언론인의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 안에서 행해지는 시노드 작업이 보도될 수 있도록 그들을 도와야 합니다.”

몇몇 시노드 총회 대의원과 인사를 나누는 교황
몇몇 시노드 총회 대의원과 인사를 나누는 교황

언론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교황은 이전 시노드 동안 언론의 압박과 논란이 시노드 총회 작업보다 우선하곤 했다면서 심지어 시노드 총회 작업을 좌지우지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가정에 관한 시노드가 열렸을 때 이혼하거나 재혼한 신자들에게 영성체를 허용해야 한다는 세상 사람들의 여론이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이 논란을 안고 시노드에 참여했습니다. 범아마존 지역을 위한 시노드 특별회의 때에도 사제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리 프로바티’(viri probati, 결혼한 남자 중 나이가 많으며 신앙심이 깊고 도덕적으로 검증이 된 사람, 혹은 검증된 기혼 남성)를 사제로 서품해야 한다는 여론과 언론의 압박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우리는 이 문제를 안고 시노드에 참여하지 않았던가요?”

교황은 “이번 시노드를 두고도 몇 가지 추측이 떠돌고 있다”고 말했다. “‘시노드 총회 대의원들이 무엇을 할까? 여성에게도 사제품을 허용하려나?’ 글쎄요.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렇죠? 주교들이 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세상에 알리는 것을 두려워한다고들 하더군요.” 이런 까닭에 교황은 “언론 관계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했다. “여러분의 역할을 올바르게 잘 수행해 교회에도 선의를 가진 사람이 있으며 – 다른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말할 뿐이지만 – , 교회 역시 경청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이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성 바실리오 저서 성찰

교황은 시노드 총회 대의원들이 성찰할 수 있는 도구로 교부 문헌 중 하나를 소개했다. “이는 성령에 관해 아름답게 서술한 성 바실리오의 저서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왜 바실리오 성인이냐고요? 쉽지 않은 이 현실을 우리가 이해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 이에 대해 성찰하고 묵상해 주십시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전체회의가 열린 바오로 6세 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전체회의가 열린 바오로 6세 홀

전 세계 모든 주교가 원한 시노드

교황은 60년 여정의 결실인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이번 세계주교시노드를 지금 시작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쉽지 않지만 좋은 일입니다. 아주 좋은 일입니다.” 특히 오늘 시작한 시노드는 “전 세계 모든 주교가 원했던” 시노드라고 교황은 덧붙였다.

“범아마존 지역을 위한 시노드가 끝난 후 전 세계 주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시노드 주제 선호도 2위가 바로 ‘시노달리타스’였습니다. 1위는 ‘사제’, 3위는 ‘사회 문제’였습니다. 시노달리타스는 선호도 2위였습니다. 전 세계 주교들이 모두 시노달리타스를 성찰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들은 모두 시노달리타스 주제를 성찰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 무르익었다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시노드는 의회가 아닙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한 미사 강론에서 “시노드는 의회가 아니라 전혀 다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교황은 “시노드는 당장 몇 가지 사안을 결의하거나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친구들이 모인 자리가 아니”라고 강조했던 것을 상기하며 “이러한 마음으로 오늘부터 작업을 시작하자”고 초대했다. 

“우리 가운데 누군가가 인간적, 개인적, 이념적 관심사에 골몰하는 방식으로 시노드 작업에 임한다면 그것은 시노드가 아닐 것입니다. 그런 방식은 의회의 방식입니다. 시노드는 전혀 다른 무엇입니다. 시노드는 성령께서 이끄시는 여정입니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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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10월 2023, 0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