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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설립 150주년을 맞이한 바티칸 약국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교황에게 선물한 그림의 중앙에는 ‘천주의 성 요한 의료봉사 수도회’ 창립자 천주의 성 요한이 그려져 있다. 복자 비오 9세 교황은 이 수도회에 바티칸 약국의 운영을 맡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설립 150주년을 맞이한 바티칸 약국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교황에게 선물한 그림의 중앙에는 ‘천주의 성 요한 의료봉사 수도회’ 창립자 천주의 성 요한이 그려져 있다. 복자 비오 9세 교황은 이 수도회에 바티칸 약국의 운영을 맡겼다.  (Vatican Media)

교황 “약사는 취약한 이들에게 하느님의 어루만짐을 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18일 설립 150주년을 맞이한 바티칸 약국 직원들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사랑의 지원군”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러분의 사명은 용기와 친밀함을 전하는 것입니다.” 교황은 특히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시기 동안 “자비를 전하는 이”로서 “기꺼이 희생”한 데 대해서도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해당 분야의 모든 전문가들에게 끊임없이 경청함으로써 용기와 희망을 주라고 초대했다.

Alessandro Di Bussolo

‘천주의 성 요한 의료봉사 수도회’에 협력하는 약사와 평신도를 비롯한 수도자들은 병자들에게 친밀함과 용기를 전하는 사명을 자신의 소임으로 삼으며, 특히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시기에 “자비를 전하는 이”로서 “기꺼이 희생”하고 “경청(귀)의 사도직”을 통해 끊임없이 경청함으로써 “하느님의 어루만짐”을 전하도록 부름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18일 클레멘스 홀에서 설립 150주년을 맞이한 바티칸 약국 직원들의 예방을 받고 이들의 봉사를 이 같이 표현했다. 바티칸 약국의 설립은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의 꿈이었으나 복자 비오 9세 교황에 의해 실현됐다. 병자를 섬기는 것은 십자가 위에서 “상처입고 고통받으시는” 하느님, 바로 “그분을 섬기는 것”이다. 교황은 약국 카운터에 있는 약사들에게 이따금씩 눈을 들어 십자가를 바라보라고 초대했다.

“사랑의 지원군”으로 취약한 이들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교황은 복자 비오 9세 교황이 파테베네프라텔리(Fatebenefratelli)로 알려진 ‘천주의 성 요한 의료봉사 수도회’에 바티칸 약국 운영 임무를 맡긴 역사를 떠올렸다. 이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참석을 위해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국적의 주교들이 약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바람에 약국이 붐볐다며 “고정 배치 인원으로 2명의 간호 수사가 다른 위급상황에 대비해 1명의 의사와 2명의 조무사와 함께 상주했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현재의 바티칸 약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여러분의 약국은 베드로의 후계자(교황)와 교황청의 직접적인 봉사에 전념할 뿐 아니라 의약품 판매 외에도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병자들을 돌보는 데 필요한 ‘사랑의 지원군’이 되도록 부름받았기에 다른 약국과 차별화되는 봉사직무를 수행합니다.”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시기 동안 기꺼이 희생한 태도

바티칸 직원들과 바티칸 시국 거주자들은 물론 “종종 다른 곳에선 구하기 어려운 특수의약품이 필요한 이들도” 관심을 기울이는 게 그들의 소임이다. 이에 대해 교황은 ‘천주의 성 요한 의료봉사 수도회’ 수도자들, 평신도 협력자들, 약사들, 직원들, 창고에서 일하는 이들과 모든 협력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여러분의 전문성과 헌신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또한 여러분의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 환대의 정신과 기꺼이 도우려는 태도에 대해서도 감사드립니다. 이는 때때로 노력이 필요하지만, 특별히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시기에 볼 수 있었듯 기꺼이 희생하는 태도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경청의 사도직”, 모든 약사를 위한 사명

교황은 약사들이 많은 사람들, “특히 오늘날 정신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의약품뿐만 아니라 관심과 미소가 필요한 노인들, 무엇보다도 들어줄 귀와 위로의 말이 필요한 노인들”을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 과정에서 약사들이 쉽지 않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고 말했다. 

“경청의 사도직을 잊지 마십시오. 듣고 또 들으십시오. (...) 가끔 지겹게 들리겠지만, 여러분이 귀 기울여 들을 때 여러분을 통해 하느님께서 말하는 이를 어루만져 주시게 됩니다. 약사는 단순히 약을 건네주는 게 아니라 용기와 친밀함을 전하기 위해 가까이에서 손을 내밀어 주는 존재입니다. 이에 대해 여러분과 모든 약사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약사는 직업이 아니라 사명입니다.”

천상의 의사 학교에서 자비를 전하는 이들

교황은 연설 말미에 관대한 마음으로 계속 나아가라고 당부했다. “바티칸 약국의 봉사를 한층 더 효율적이고 현대적으로 만들고, 약국에서 여러분을 만나는 사람들에게 복음의 증인이 되는 세심한 관심과 친절한 환대를 나타냄으로써 매일 많은 선을 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인내가 “사랑의 리트머스 시험지”임을 기억하라며 다음과 같은 영적 권고를 남겼다. “때때로 눈을 들어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상처입고 고통받으시는 하느님께로 눈을 돌리십시오. 여러분이 병자를 섬기면 그분을 섬기게 됩니다.”

“천상의 의사이신 주님으로부터 인내와 자비, 그리고 지치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힘을 길어내는 게 유익합니다. 그분의 학교에서, 십자가의 가르침에서 약국 카운터에 이르기까지 여러분도 매일 자비를 전하는 이들이 되길 바랍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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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9월 2023,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