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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성서협회의 한 회원과 인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이탈리아성서협회의 한 회원과 인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교황 “죽음과 전쟁의 메아리로 혼란에 빠진 이 세상에서 우리 모두는 형제자매로 살아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7일 이탈리아성서협회 회원들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현 시대의 많은 긴급상황과 관련된 “계약”의 몇 가지 차원을 설명했다. 이 가운데 “지구 자원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사용”에 대한 호소,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선교 지평 안에서 하느님과의 신앙 계약에 따라 살고 성경을 모든 이를 위한 유산으로 간주하라는 권고 등이 포함됐다.

Antonella Palermo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7일 이탈리아성서협회 회원들과 성경 학자들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제47차 이탈리아 전국 성서주간 주제 “하느님과의 계약, 보편주의와 선별주의 간의 계약”을 바탕으로 연설했다. 교황은 “계약”이라는 용어에서 파생된 몇 가지 측면, 곧 피조물 보호, 세상에서의 형제애, 배제가 아닌 열린 태도로 살아가는 신앙 등을 성찰하도록 초대했다. 

지구 자원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사용합시다

교황은 인류와 피조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하느님과 노아의 계약의 기원을 살펴보면서, 지구 자원의 맹목적인 착취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지구 자원의 맹목적인 착취가 “오늘날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노아의 홍수 이야기(창세 6-9장 참조)에서 하느님께서는 신앙 선조인 노아의 정의를 통해 증오와 폭력으로 황폐해진 인류에게 희망과 구원을 회복시켜 주십니다. 이 정의는 그 자체로 ‘하느님께서 직접 자연에 새겨 놓으신 순환’(「찬미받으소서」(Laudato si’), 71항)을 재발견하고 존중하는 데 있어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는 생태적 차원을 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한 번도 어기지 않으신 노아와의 계약은 우리가 지구 자원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사용하도록 끊임없이 자극합니다. 

우리는 형제자매로 살아야 합니다

교황은 유일신을 믿는 세계 3대 종교에서 공동으로 신앙의 선조로 여기는 아브라함과 맺으신 하느님의 계약을 “오늘날에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상징으로 간주했다.

“실제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가르침처럼, 죽음과 전쟁의 메아리로 혼란에 빠진 이 시대에 유일하신 하느님을 함께 믿는 것은 우리가 형제자매로 살도록 초대하고 격려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결코 배제하기 위해 선택하지 않으십니다

교황이 연설에서 살펴본 세 번째 측면은, 하느님께서 시나이 산에서 주신 십계명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계약을 “배타적으로 읽으려는 모든 유혹”을 물리치는 것이다. 교황은 잠시 원고를 내려놓고 하느님의 이 같은 선택이 사회적, “선교적”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선택의 선별주의는 항상 보편적 선의 기능에 의한 것이지 결코 분리나 배제의 형태에 빠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다른 사람을 배제하기 위해 누군가를 선택하지 않으시고, 항상 모든 사람을 아우르기 위해 선택하십니다. 하느님의 선택은 항상 이러한 사회적 차원과 선교적 차원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사이에 도랑을 파고 울타리를 쌓아 분리하려는 경향이 점점 짙어지는 우리 시대, 한 지체가 고통을 겪으면 그리스도 몸의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겪는 것처럼 인류의 일치에 해를 끼치는 우리 시대에 대한 매우 중요한 경고입니다.” 

교황청 사도궁 클레멘스 홀에서 교황의 연설을 경청하는 150여 명의 성경 학자들
교황청 사도궁 클레멘스 홀에서 교황의 연설을 경청하는 150여 명의 성경 학자들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일합시다

끝으로 교황은 교황청립 성서대학과 긴밀히 협력하며, 특별히 교구 성서 주간의 활성화를 통해 이탈리아의 여러 교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 최초의 신학 관련 협회 중 하나인 이탈리아성서협회가 수행한 활동에 감사를 전했다. 교황은 “문을 닫는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다양한 연구기관들이 힘을 모아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이를 위한 유산인 성경을 공부하라고 초대했다. 교황은 원고를 잠시 내려놓고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갔다. “이는 ‘주님의 역동성’과 다소 유사합니다. 파견돼 흩어지는 듯하다가도 다시 하나로 모이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교황은 다음과 같은 소망을 내비쳤다. 

“여러분의 협회가 온갖 형태의 엘리트주의와 배타주의 태도를 타파하면서 이탈리아 전체 교구에서 성장하길 바랍니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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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9월 2023, 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