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프란치스코 교황과 베네딕도회 봉헌회 세계총회 참가자들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과 베네딕도회 봉헌회 세계총회 참가자들의 만남  (Vatican Media)

교황 “손가락질이 아니라 복음을 선포하는 그리스도인이 필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15일 제5차 베네딕도회 봉헌회 세계총회 참가자들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 앞에서 개인주의와 무관심으로 마음을 닫아버려선 안 된다며, 상대방을 “더럽히는” 험담에 빠지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Tiziana Campisi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15일 클레멘스 홀에서 제5차 베네딕도회 봉헌회(oblati) 세계총회 참가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환대에 대한 새로운 성찰에 초점을 맞춰 연설하면서 극진한 대접이 필요한 이들을 배려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호의를 베풀라고 강조했다. 

“때때로 우리 사회는 이기심, 개인주의, 무관심이라는 굳게 잠긴 금고에 갇혀 서서히 질식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교황은 오늘날 “자기 마음을 닫아버리고 싶은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며, 이는 “상대방을 더럽히는 험담”으로 이어져 사람들을 판단하고 자기 마음을 닫아버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혀는 상대방에 대한 험담이 아니라 하느님을 찬미하는 데 쓰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연설하는 교황
연설하는 교황

사랑으로 넓어진 마음

교황은 베네딕도 성인이 「수도 규칙서」 머리말에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 넓어진 마음”을 권고했다며, 바로 “이렇게 사랑으로 넓어진 마음”은 베네딕도회 정신의 특징이자 베네딕도 성인과 함께 탄생한 수도회가 이룬 “위대한 복음화 사업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넓어진 마음에서 나오는 세 가지 측면, 곧 △하느님에 대한 탐구 △복음에 대한 열정 △환대에 대해 성찰했다. 

일상 안에서 복음을 전하기

교황은 하느님에 대한 항구한 탐구가 무엇보다도 베네딕도회 생활의 특징이라며, 복음에 대한 열정은 그 탐구에서 비롯되는 열성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베네딕도회 생활은 창조주의 뜻을 그분의 말씀 안에서, “피조물에 대한 관상 안에서”, “일상의 사건들” 안에서 식별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세 수도생활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능력과 책임감, 동시에 온유함과 연민으로 반죽 속의 누룩 역할을 함으로써” 일상환경을 변화시키라고 초대했다. 이를 통해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라는 모토에 기반을 둔 복음적 삶의 모델”로 “평화로운 회심”과 “수많은 이들의 통합”을 이끌어 내라고 격려했다. 교황은 매일의 삶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세상은 세계화됐지만 조각나 버렸습니다.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소비주의에 빠진 이 세상에서 때때로 가정과 사회의 뿌리는 거의 무너져 버린 것처럼 보입니다. 이 상황에서는 손가락질하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삶을 통해 삶 안에서’ 복음을 전하는 열정적인 증인인 그리스도인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증거하는 그리스도인에서 고발하는 그리스도인으로 변하는 유혹이 항상 도사리고 있습니다. 고발자는 단 하나, 악마뿐입니다. 우리는 악마의 역할을 맡지 말고 예수님의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학교, 참행복의 학교 학생입니다.”

교황과 베네딕도회 봉헌회 세계총회 참가자들의 단체 사진
교황과 베네딕도회 봉헌회 세계총회 참가자들의 단체 사진

베네딕토 성인이 당부한 환대

교황은 베네딕토 성인이 손님에게 친절을 베풀고, 기도 시간에 몰두하며,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라고 가르쳤다고 강조하며 「수도 규칙서」 제53장을 인용해 이날 연설의 세 번째 측면인 환대에 대해 설명했다. “가난한 사람들과 순례자들을 맞아들임에 있어 각별한 주의를 세심히 기울일 것이니, 그들을 통해서 그리스도께서 더욱 영접되시기 때문이다”(15항).

“세상, 도시, 일터가 바로 베네딕도회 봉헌회 여러분의 수도원입니다. 거기서 여러분은 여러분의 문을 두드리는 모든 이를 존중하고 가난한 이들을 총애하면서 환대의 모범이 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끝으로 교황은 “여러분의 마음을 꾸준히 넓히고 매일 하느님의 사랑에 그 마음을 맡기라”며, 끊임없이 “그 마음을 구하고 열정적으로 증거하면서 가장 가난한 이들을 통해 그 마음을 받아들이라”고 초대했다. 

번역 안주영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5 9월 2023,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