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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과 일치하며 제멜리 종합병원 광장에서 드리는 주일 삼종기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일치하며 제멜리 종합병원 광장에서 드리는 주일 삼종기도  (ANSA)

삼종기도 풍경… 교황을 영적으로 포옹하는 신자들과 간호사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11일 삼종기도를 바치기 위해 병실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병원 앞 광장에 모여 삼종기도를 바치며 교황의 완쾌를 기원했다. 교황은 아동 신경정신의학과 및 신경소아과 간호 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내며 이들을 “옆집 성인들”이라고 칭했다.

Benedetta Capelli / 번역 이정숙

지난 6월 7일 제멜리 종합병원에서 복부 탈장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영적으로 함께하는 삼종기도. 병원 앞 광장,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동상 옆, 교황 전용 병실 10층 창문 아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교황과 함께 영적으로 삼종기도를 바쳤다. 미켈레 신부가 여러 젊은이들을 비롯해 “마리아의 집” 공동체의 많은 여성들과 함께 바친 기도는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들은 물론 10층 아래층에서 창문 밖을 내다보는 환자들에게도 전달됐다. 미켈레 신부는 “우리는 주일마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성모님께서 승리하실 것’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주일에도 저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곁에 있기로 했습니다. 이는 신뢰와 감사의 표시인 동시에 교황님이 우리에게 요청하신 것에 대한 응답이기도 합니다. 교황님은 늘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하시죠.” 미켈레 신부는 “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교황의 건강상태가 한층 더 복잡해진 현 상황에서 교황의 호소에 대한 응답은 진정한 효심의 몸짓”이라고 말했다. 

교황, “옆집 성인들”인 간호사들에게 응답

교황은 “아고스티노 제멜리” 아동 신경정신의학과 및 신경소아과의 간호사, 사회 및 보건복지사들에게 답장을 보내며 “친밀함과 온유한 사랑의 문화를 함양하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들을 “옆집 성인들”이자 “야전병원으로서의 교회 모습”으로 정의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날아가” 그들과 함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항상 이웃의 생명과 아픔을 짊어지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라고 권고했다. 앞서 간호사들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녀들의 고통으로 하나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교황에게 편지를 전한 바 있다. 그들은 “부모는 신앙은 물론 생명 자체에 대한 존중 때문에 십자가를 지도록 부름받았다”고 썼다. 병원 직원들은 교황에게 어린아이들의 고통과 죽음으로 인한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 곧 많은 것을 성찰하게 하는 상처를 품고 있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그들은 교황의 “쾌유”를 기원한다며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안젤라, 가장 약한 이들에 대한 친밀함

매우 더운 주일, 안젤라 여사는 제멜리 종합병원 광장의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약한 사람이며,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몇 가지 검사를 위해 입원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과 병원에 동행해 줬다”며 웃었다. 교황이 제멜리 종합병원에 도착한 날인 지난 6월 7일 그녀도 입원했다. 그녀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예수회원들과 협력하고 있다. “저는 교황님께 끊임없는 동행과 지원, 친밀함을 통해 가장 가난한 이들, 가장 취약한 이들 가까이에서 증거하며, 싸우고, 기도해야 한다고 감히 전하고 싶습니다.”

제멜리 종합병원 광장에서 기도하는 신자들
제멜리 종합병원 광장에서 기도하는 신자들

이사벨라, 간호사 겸 환자

6월 11일 퇴원하는 이사벨라 씨는 분홍색 리본이 달린 흰색 카라꽃 한송이를 들고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 꽃은 이날 자신을 데리러 온 남자친구가 선물한 것이다. 유방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그녀는 눈에 띄는 붕대를 가슴에 감고 있다. 슬픔과 고통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온 그녀는 평온하고 단아한 표정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는 게 성가신 일이라고 말했다. “저는 제멜리 종합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어요.” 이사벨라 씨는 최근 며칠 동안 환자들은 물론 병상 동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고통에 빠진 이들을 심리적으로 지지해 왔다고 떠올렸다. 따지고 보면 치료란 이런 것이라며 교황도 이런 치료, 이런 돌봄을 자주 강조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교황님과 함께 이곳에 입원하게 된 것은 아름다운 우연의 일치입니다. 병자들에 대한 교황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돌봄, 치료는 말로만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작은 몸짓으로 이뤄집니다.” 제멜리 종합병원은 위대한 인류애를 품고 있다. 이곳은 고통의 집이지만 동시에 친밀함과 애정이 넘치는 집이다. 친밀함과 애정은 많은 이들이 생각과 말과 기도를 통해 교황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쾌유를 기원하는 초
프란치스코 교황의 쾌유를 기원하는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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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6월 2023, 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