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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6세 홀에서 이탈리아 시노드 여정 교구 대표 전국회의의 주교들과 교구 대표들에게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바오로 6세 홀에서 이탈리아 시노드 여정 교구 대표 전국회의의 주교들과 교구 대표들에게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이탈리아 주교들에게 “시노드 교회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제77차 정기총회 일환으로 열린 이탈리아 시노드 여정 교구 대표 전국회의에 참석한 이들에게 평신도와 성직자의 “공동책임”을 증진하라고 당부하는 한편, 성직자 중심적인 교회에서 벗어나도록 이탈리아 교회가 시노드 여정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Lisa Zengarini / 번역 고계연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25일 이탈리아 교회가 무엇보다도 본당과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잠재력을 굳건히” 함으로써 “용기와 결단으로” 시노드 과정을 이어가라고 격려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CEI)가 2021-2024년 시노달리타스(‘함께 가는 것’)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 과정에 초점을 맞춘 제77차 정기총회를 마친 가운데, 교황은 바오로 6세 홀에서 이탈리아의 시노드 여정에 임한 주교들과 교구 대표들을 만나 이 같이 당부했다. 

회심과 쇄신의 독특한 영적 체험

교황은 시노드 과정이 “회심과 쇄신이라는 독특한 영적 체험”을 통해 교회 공동체로 하여금 “더욱 선교하는 공동체로 만들게 하고 오늘날의 세상에서 복음화를 위해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교회가 2년간의 경청 단계를 마치고 식별 단계에 접어들면서, 교황은 이탈리아 교회의 사목적 우선순위, 반대와 우려를 극복하는 방법, 성직자와 평신도의 참여 등 이탈리아 주교회의 상임위원회가 제출한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네 가지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계속 걸어가십시오

교황은 첫 번째 권고로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계속 걸어가라”고 말했다. 항상 복음을 섬기고 “본질적인 것에 근거를 두면서” 하느님 사랑의 기쁜 소식을 증거하는 이들의 “자유와 창의성”을 길러주라는 것이다.

교황은 “제도, 관료주의, 형식주의에 짓눌린 교회는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우리 시대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역사 속으로 걸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의 공동책임

교황이 제시한 두 번째 지침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요구한 대로 교회 생활과 선교 사명에 세례 받은 모든 이를 참여시킴으로써 “교회의 공동책임”을 굳건히 하여 ‘함께 교회를 이루라’는 것이다.

“우리는 공간이 넓어지는 그리스도인 공동체, 모든 이가 집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필요로 합니다. 제도나 사목적 수단을 편협하게 하는 소그룹을 만드는 게 아니라 공동책임의 기쁨을 선호하는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교황은 타인 없이 교회 직무를 절대 수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제와 부제 없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주교들은 물론 사제와 부제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저마다 한 복음의 학교와 성령의 빛 안에서 다른 형제자매들과 함께 걷는” 세례 받은 전체 공동체에도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교황은 강조했다.

“직무사제직을 받은 우리는 어떤 사목자가 돼야 하는지, 이 시대와 이 교회에서 어떻게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체험하게 해 달라고 성령께 간구해야 합니다. 하느님 없이 우리는 절대로 할 수 없습니다.”

열린 교회

교황이 강조한 세 번째 요점은 모든 이에게 열린 교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전히 ‘자기중심적’이고 성직자 중심적인 교회로 인식되는 것과는 반대로 젊은이와 여성, 가난한 이들과 낙심한 이들, 삶에서 상처받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성직자 중심주의는 병적인 집착입니다. 성직자 중심적인 태도를 보이는 주교와 사제도 병적으로 집착하지만 성직자 중심적인 태도를 보이는 남녀 평신도는 훨씬 더 병적으로 집착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황은 “시노드는 우리 모두가 나약하고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우리 시대에 기쁘고 겸손하게 창의적으로 걸어가는 교회가 되라고 초대한다”고 말했다.

“부단한” 교회

네 번째로 교황이 제시한 마지막 권고는 “부단한 교회”가 되라는 것이다. 부단한 교회는 “우리 시대의 도전들을 받아들이고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기 위해 모든 이에게 나가는 방법”을 알기에 분주하고 부단하다.

“우리는 역사의 실존적 불안을 짊어지고 그 불안이 제기하는 질문을 받아 안으며, 그것들을 하느님 앞에 가져와 그리스도의 파스카에 잠기게 하라고 부름받았습니다.”

성령은 시노드 과정의 주역이십니다

교황은 연설을 마치면서 다시 한번 이탈리아 교회가 “시노드 과정의 주역”이신 성령을 신뢰하며 이 여정을 함께 이어가자고 독려했다. 교황은 다음의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개인과 공동체가 경청할 수 있게 해 주시는 분도 성령이시고, 대화를 진정성 있고 유익하게 만들어 주시는 분도 성령이시며, 식별을 밝혀 주시는 분도 성령이시고, 선택과 결단으로 이끄시는 분도 성령이십니다. 무엇보다도 성령께서는 교회 안에서 조화와 친교를 이뤄내십니다.”

“성령께 우리 자신을 맡겨 봅시다. 그분은 조화이십니다. 그분은 이 모든 어수선함을 일으키시면서도 우리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질서와는 완전히 다른 조화를 이루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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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5월 2023,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