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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함께 계시는 성령께서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기억하게 하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14일 부활 제6주일 부활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성령에 대해 설명했다. 교황은 성령께서 우리를 결코 혼자 두지 않으신다며, 세상의 비난에서 우리를 보호하시고 우리 자신은 물론 특히 “우리 스스로 무능하고 불행하다고 느끼도록 온갖 일을 꾸미는” 악마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시는 ‘위로자’이자 ‘변호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자들에게 성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부활 제6주일인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파라클리토’(Paraclitus)라고 부르시는 성령에 관해 들려줍니다(요한 14,15-17 참조). 그리스어 ‘파라클레토스’(Paracletos)에서 유래한 이 말은 ‘위로자’와 ‘변호인’을 동시에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성령께서는 우리를 결코 혼자 두지 않으시고, 피고인 옆에 서서 도와주는 변호인처럼 우리 가까이에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고발하는 사람들 앞에서 우리 자신을 방어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제시하십니다. 가장 큰 고발자는 언제나 악마라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악마는 여러분 안에 죄, 죄를 지으려는 욕망, 사악함을 심어놓습니다. 이 두 가지 측면, 곧 성령께서 우리 가까이 계시다는 것과 우리를 고발하는 이들을 거슬러 도움을 주신다는 측면을 묵상해 봅시다.

먼저 그분의 ‘가까이 계심’을 살펴봅시다. 예수님께서는 성령께서 “너희와 함께 머무르시고 너희 안에 계신다”(17절 참조)고 말씀하십니다. 성령께서는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으시고, 우리와 함께 있길 원하십니다. 우리를 예의상 방문하기 위해 지나가는 손님이 아닙니다. 그분은 삶의 동반자이시고, 안정된 존재이십니다. 영이신 그분은 우리 영 안에 머무르길 원하십니다. 인내심이 크신 그분은 우리가 넘어져도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진정으로 사랑하시기 때문에 머무르십니다. 우리를 사랑하는 척하다가 상황이 어려워지면 우리를 내버려 두는 분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분은 충실하시고 숨김이 없으시며 진실하십니다.

실로 우리가 시련을 겪을 때 성령께서 우리를 위로하시고 하느님의 용서와 힘으로 인도하십니다. 그리고 그분이 우리의 잘못을 마주하게 하시고 우리를 바로잡으실 때에는, 온유한 방식으로 그렇게 하십니다. 그분의 목소리는 언제나 온유하고 따뜻한 사랑의 음색으로 마음을 어루만집니다. 물론 파라클리토 성령께서도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바가 많습니다.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 참되고 충실한 벗이신 성령께서는 무엇이 변해야 하고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일러주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분은 우리를 바로잡으실 때 결코 우리를 모욕하지 않으시며 불신을 심어주지 않으십니다. 이와 반대로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한다면 언제나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전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그분의 친밀함입니다. 이는 매력적인 확신입니다!

두 번째로 파라클리토 성령께서는 우리의 ‘변호인’이시며 ‘우리를 보호하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고발, 비난하는 것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십니다. 곧, 우리가 서로 사랑하지 않고 서로를 용서하지 않을 때, 심지어 스스로를 실패자,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십니다. 또한 우리가 우리의 계획과 이상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을 버리는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십니다. 아울러 탁월한 “고발하는 자”(묵시 12,10 참조)이자 분열을 일삼는 자인 악마, 우리 스스로 무능하고 불행하다고 느끼도록 온갖 일을 꾸미는 악마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십니다.

이러한 온갖 비난의 생각에 직면할 때 성령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주십니다. 어떻게요? 예수님께서는 파라클리토 성령을 가리켜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시는”(요한 14,26 참조) 분이시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그분은 우리에게 복음의 말씀을 ‘기억나게 하시고’, 그리하여 우리 자신의 말이 아닌 주님의 말씀으로 고발하는 자 악마에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십니다. 무엇보다도 성령께서는 예수님께서 항상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 대해 말씀하시고 아버지를 우리에게 알려주셨음을, 우리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 곧 우리가 그분의 자녀임을 드러내셨음을 기억하게 해 주십니다. 우리가 성령께 기도하면 악마의 고발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삶의 가장 중요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삶의 가장 중요한 현실이 뭐냐고요?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입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현실이며, 성령께서는 우리가 이 사실을 기억할 수 있게 하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곧, 우리는 성령께 기도하는가? 그분께 자주 기도하는가? 성령께서 우리 가까이에, 참으로 우리 안에 계신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아울러 그분이 우리를 격려하실 때나 우리를 바로잡으실 때 우리는 그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가? 악마의 고발 앞에서, 인생의 “법정”에서 예수님의 말씀으로 대응하는가?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기억하는가? 성모님, 저희가 성령의 목소리를 온순하게 듣고 그분의 현존에 민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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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5월 2023, 23:59

부활 삼종기도란 무엇인가?

부활 삼종기도(라틴어 Regina Coeli, 혹은 Regina Caeli 레지나 첼리)는 4개의 성모 찬송가 중 하나다. 나머지 3개의 성모 찬송가는 ‘구세주의 거룩하신 어머니(라틴어 Alma Redemptoris Mater 알마 레뎀토리스 마테르)’,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라틴어 Ave Regina Coelorum 아베 레지나 첼로룸)’, ‘모후이시며(라틴어 Salve Regina 살베 레지나)’다. 

부활 삼종기도는 지난 1742년 베네딕토 14세 교황이 삼종기도(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 대신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의 부활 시기 동안 죽음에 승리한 표징으로 일어서서 바치게 했다. 

부활 삼종기도 역시 삼종기도처럼 하루에 세 번 바쳤다. 아침, 정오, 저녁 시간에 하루의 시간을 하느님과 성모님께 봉헌하기 위해서 바쳤다. 

독실한 전통에 따르면, 이 오래된 찬송가는 6세기 혹은 10세기에 생겨났다. 그러다 18세기 중반 프란치스코회 성무일도서에 삽입되면서 일반적인 신심으로 널리 알려져 자리잡았다. 4개의 짧은 계응시구로 이뤄져 있으며, 각자 알렐루야로 마무리된다. 이 기도는 신자들이 마리아와 함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하기 위해 하늘의 모후이신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5년 부활절 다음날인 4월 6일에 부활 삼종기도를 바치면서 이 기도를 바칠 때 가져야 할 마음의 상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 (…) 마리아께 기뻐하라고 초대하면서 그분께 기도합시다. 왜냐하면 자신의 태중에 모시던 분께서 약속한 대로 살아 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성모님의 전구에 맡겨드립시다. 사실, 우리의 기쁨은 마리아의 기쁨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예수님의 사건들을 지키셨고, 또 소중히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기도를, 어머니가 기쁘시기 때문에 기뻐하는 자녀들의 벅찬 감정으로 바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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