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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께서 우리를 두려움에서 해방시켜 주십니다. 성령께서 우리 마음의 문을 열어 주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28일 성령 강림 대축일 부활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예수님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다락방에 갇혀 있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에게서 성령을 받은 다음 두려워하지 않고 기쁜 소식을 전했다고 강조했다. 우리와 다른 이들, 외국인, 심지어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마비된 우리에게도 성령께서는 주님의 친밀함을 가져다주시며 “우리의 길을 비추시고 역경 속에서도 우리가 견딜 수 있게” 하신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성령 강림 대축일인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사도들이 피신했던 다락방으로 우리를 이끕니다(요한 20,19-23 참조).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주간 첫날 저녁, 제자들이 마주한 바로 그 두려움과 고통의 상황에 나타나시어 “성령을 받아라”(22절)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주시며 제자들을 두려움, 그들을 집에 가두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시고, 그들이 집 밖으로 나가서 복음의 증인이 되고 선포자가 될 수 있도록 해방시켜 주십니다. 성령께서 하시는 일, 곧 ‘두려움에서 해방시키는 일’에 대해 잠시 묵상해 봅시다.

제자들은 “두려워”(19절)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고 복음은 말합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그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고, 그들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으며, 희망은 사라졌습니다. 그들은 자신 안에 갇혔습니다. 문을 닫아 걸고 방에 갇힌 것은 물론 마음의 문을 닫아 걸었습니다. 저는 ‘자신 안에 갇혔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도 얼마나 자주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지요? 어려운 상황 때문에, 개인적인 문제나 가족의 문제 때문에, 우리를 짓누르는 고통 때문에, 혹은 우리 주변에 만연한 악 때문에 우리는 얼마나 자주 희망을 잃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내지 못하는지요?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납니다. 그러다가 사도들처럼 우리도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 걸고 걱정이라는 미로에 갇혀버립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이렇게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는 일”, 곧 ‘자기폐쇄’는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두려움이 우위를 점할 때, 우리 내면에서 두려움의 “큰 목소리”가 팽배하도록 내버려둘 때 발생합니다. 두려움이 들어오면 우리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그러므로 그 원인은 두려움, 곧 무슨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 매일의 전투에 홀로 맞서야 한다는 두려움, 위험을 감수했다가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형제 여러분, 자매 여러분, 두려움은 우리를 가로막습니다. 두려움은 우리를 꼼짝 못하게 만듭니다. 또한 두려움은 우리를 고립시키기도 합니다. 다른 이들에 대한 두려움을 생각해 봅시다. 외국인이나 우리와 다른 사람, 우리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 말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 나를 벌하실 것이라는 두려움, 나에게 화를 내실 것이라는 두려움 말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거짓 두려움에 자리를 내어주면 문은 닫히고 맙니다. 마음의 문, 사회의 문, 심지어 교회의 문도 닫히고 맙니다! 두려움이 있는 곳에 폐쇄가 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복음은 부활하신 분의 해법을 우리에게 제시합니다. 곧, 성령입니다. 성령께서는 우리를 두려움의 감옥에서 해방시켜 주십니다. 성령을 받은 사도들은 다락방에서 나와 세상으로 들어가 죄의 용서와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는 오늘 바로 이날을 기념합니다. 성령 덕분에 두려움을 이겨내고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이것이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친밀함을 느끼도록 해 주십니다. 이렇게 그분의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내고, 길을 비추며, 위로하고, 역경 속에서도 견딜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러므로 두려움과 자기폐쇄의 위험에 맞서 우리와 교회 그리고 온 세상을 위해 성령께 기도합시다. 그리하여 새로운 성령 강림이 우리를 엄습하는 두려움을 몰아내고 하느님 사랑의 불꽃을 다시 지피도록 합시다.

우리보다 앞서 성령으로 충만하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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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5월 2023, 10:11

부활 삼종기도란 무엇인가?

부활 삼종기도(라틴어 Regina Coeli, 혹은 Regina Caeli 레지나 첼리)는 4개의 성모 찬송가 중 하나다. 나머지 3개의 성모 찬송가는 ‘구세주의 거룩하신 어머니(라틴어 Alma Redemptoris Mater 알마 레뎀토리스 마테르)’,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라틴어 Ave Regina Coelorum 아베 레지나 첼로룸)’, ‘모후이시며(라틴어 Salve Regina 살베 레지나)’다. 

부활 삼종기도는 지난 1742년 베네딕토 14세 교황이 삼종기도(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 대신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의 부활 시기 동안 죽음에 승리한 표징으로 일어서서 바치게 했다. 

부활 삼종기도 역시 삼종기도처럼 하루에 세 번 바쳤다. 아침, 정오, 저녁 시간에 하루의 시간을 하느님과 성모님께 봉헌하기 위해서 바쳤다. 

독실한 전통에 따르면, 이 오래된 찬송가는 6세기 혹은 10세기에 생겨났다. 그러다 18세기 중반 프란치스코회 성무일도서에 삽입되면서 일반적인 신심으로 널리 알려져 자리잡았다. 4개의 짧은 계응시구로 이뤄져 있으며, 각자 알렐루야로 마무리된다. 이 기도는 신자들이 마리아와 함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하기 위해 하늘의 모후이신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5년 부활절 다음날인 4월 6일에 부활 삼종기도를 바치면서 이 기도를 바칠 때 가져야 할 마음의 상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 (…) 마리아께 기뻐하라고 초대하면서 그분께 기도합시다. 왜냐하면 자신의 태중에 모시던 분께서 약속한 대로 살아 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성모님의 전구에 맡겨드립시다. 사실, 우리의 기쁨은 마리아의 기쁨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예수님의 사건들을 지키셨고, 또 소중히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기도를, 어머니가 기쁘시기 때문에 기뻐하는 자녀들의 벅찬 감정으로 바치도록 합시다.”

최근의 삼종기도와 부활 삼종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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