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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8일 청소년 교정시설인 카살 델 마르모 소년원에서 발 씻김 예식을 거행한 프란치스코 교황 2013년 3월 28일 청소년 교정시설인 카살 델 마르모 소년원에서 발 씻김 예식을 거행한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 카살 델 마르모 소년원 방문... 니콜로 신부 “모두를 위한,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의 표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6일 오후 청소년 교정시설인 카살 델 마르모 소년원에서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를 거행한다. 교정사목 담당 니콜로 체콜리니 신부는 “현재 라마단을 지내고 있는 무슬림들”도 이번 방문을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범죄로 이곳에 들어와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다채로운 공동체”가 교황을 기다리고 있다. 니콜로 신부는 “우리에게 그들은 모두 똑같은 존재”라며 “그들이 저지른 범죄만 바라볼 게 아니라 깊은 눈길로 그들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정숙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6일 오후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를 거행하기 위해 청소년 교정시설인 카살 델 마르모 소년원을 방문한다. 지난 2013년에도 교황은 이 소년원에서 성목요일 미사를 거행했다. 교정사목 담당 니콜로 체콜리니 신부는 「바티칸 뉴스」와 유선 인터뷰에서 “다행히도 10년 전 수감된 청소년들은 없을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는 “마을” 작업, 곧 재소자들을 위한 활동적인 작업 공동체가 추진하는 교육 및 재활 과정이 분명 효과가 있다는 표지이기도 하다. 니콜로 신부는 인터뷰 중 “재소자”라는 말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니콜로 신부에게 그들은 항상 “청소년들”일 뿐이다. 그 “청소년들”은 14세에서 25세 사이의 남녀 50여 명으로, 이탈리아인, 아랍인, 아프리카인, 롬인, 무신론자나 가톨릭 신자, 정교회 신자, 심지어 현재 라마단을 지내고 있는 무슬림들(약 15명)을 아우른다. “교황님의 방문은 무슬림들에게도 특별한 날이며 많은 이들이 고대하는 날입니다. 중요한 인물을 만난다는 호기심 때문이죠.”

“다채로운” 공동체

니콜로 신부는 “여기 카사 델 마르모에는 매우 다채로운 공동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곳에는 교도관, 교육자, 심리학자, 의사, 교사와 함께 소장과 보안관 모두가 항상 이 젊은이들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며 헌신하고 있다. 교황은 12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감동적인 발 씻김 예식을 거행한다. 10년 전에도 이 교정시설에서 발 씻김 예식을 거행한 교황은 이후 교도소, 난민 수용소, 병자들을 치료하고 환대하는 시설 등 고통의 현장을 방문해 발 씻김 예식을 거행해 왔다. 니콜로 신부는 “우리에게 그들은 모두 똑같은 존재”라며, 교황이 발을 씻길 청소년 선발에는 특정 기준을 따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황 방문 준비가 어떻게 모든 이를 하나 되게 하는지, 특히 필연적으로 종종 시험에 빠지게 되는 교도소라는 “빛과 그림자”의 장소에서 어떻게 공동체 의식을 강화했는지 전했다. 

교황 방문에 대한 기쁨과 기대

니콜로 신부는 “10년 만에 두 번째로 카살 델 마르모로 돌아오는 교황의 방문은 우리에게 큰 기쁨”이라며 “이는 교황이 교정 관련 영역, 특히 청소년들에 대한 호의를 보여주는 행보”라고 말했다. “분명 이곳에 있던 청소년들은 변했습니다.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죠. 10년 전 이곳에 있던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없습니다. 모두 교황님의 방문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 중요한 순간이자 희망의 표지, 모두에게 새롭고 다른 삶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표지입니다.”

삶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니콜로 신부는 이번 교황 방문이 “모든 이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절도, 강도, 마약 거래 등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비롯해 살인, 살인 미수 등 ‘사람에 대한’ 보다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까지 아우른다”고 말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대리자의 모습으로 모든 이를 방문하러 오십니다. 카살 델 마르모에 이 메시지를 전하려는 동시에 위법행위와 부자유의 교착상태가 아닌 삶을 ‘다시 시작’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는 학교 교육, 육체 노동, 사회적 관계 교육을 통해 이뤄집니다.”

빛과 그림자

니콜로 신부는 “물론 항상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1년 신학생 시절부터 “교도소”를 방문하며 현재 교정사목 담당 신부로 이 사목현장에 머물고 있다. “10년 전 교황님이 방문하셨을 때 저는 부제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만날 것입니다.” 수년 동안 그를 스친 많은 사연들, 얼굴들, 장면들은 언제나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감옥 ‘현실’의 증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감옥은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자리다. “범죄 유형에 있어 소년원도 성인 교도소와 동일한 현실입니다. 교도소는 항상 청소년 재교육에 큰 한계를 보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늘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어떤 청소년들에게는 유용하고 반성을 위한 쉼의 시간이 될 수 있겠지만, 많은 청소년들에게는 불행히도 ‘범죄의 대학’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절도 죄로 들어온 사람이 다른 많은 범죄를 학습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말이죠.”

학교와 작업장

니콜로 신부는 교도소에 들어오는 모든 청소년은 “첫 요구사항, 무엇보다도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고 알아가는 역할을 담당하는 교육자의 모습을 통해” 환대와 관심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은 또래 그룹에 배치되고, 문해학교나 고등학교 등 그들이 중단했거나 미처 시작하지 않았던 과정을 시작하는 시도가 서서히 이뤄집니다. 원예, 미용, 목공 등 보다 수동적이고 보다 교육적인 작업장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뤄집니다.”

시간을 내어 청소년들에게 귀를 기울이기

니콜로 신부는 교정사목 담당 사제로서 ‘경청의 사목’과 ‘시간의 사목’을 추구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제가 배운 것 중 하나는 사목의 첫 번째 형태가 함께하는 것, 곧 가능한 한 자주 함께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무언가를 이루려면 멋진 말이나 연설이 필요한 게 아니라 청소년들이 보고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친밀함과 우정의 관계가 형성되고 함께 여정에 나설 수 있게 됩니다. 주일에는 항상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합니다. 청소년들은 자유롭게 미사에 참례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좋은 만남의 순간이 됩니다.” 그러나 주중에는 특정 활동에 얽매이지 않고 “자원봉사자 등 다른 사람들이 그들과 친밀함과 우정의 시간을 나누게끔 독려”한다. “그래야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려면 경청하고 만나는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깊은 시선

청소년들이 교정사목 사제를 찾아오느냐는 질문에 니콜로 신부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네, 그럼요. 저도 그들을 자주 찾아갑니다. 가톨릭 신부인 제 눈에는 모든 이가 동등합니다. (...) 그들이 그리스도인이든, 정교회 신자든, 가톨릭 신자든, 무슬림이든 괘념치 않습니다. 그들이 저지른 죄, 문서에 적힌 죄목이 아니라 똑같은 눈길로 바라봐야 합니다. 더 깊은 눈길로 그들을 바라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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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4월 2023,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