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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8 Udienza Generale

“즉위 10주년 기념선물로 평화를 받고 싶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10주년을 맞아 바티칸 미디어가 제작한 “포프캐스트”(Popecast, 교황의 팟캐스트)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제3차 세계대전의 시대에 교황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요? 성 베드로 광장에서 노인들을 만났을 때입니다. 전쟁 때문에 죽은 아이들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창욱

“마치 어제 일 같습니다. (...)”

3월 13일 늦은 오후 산타 마리아의 집에서 이뤄진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 인터뷰는 아니었다. 교황 즉위 10주년을 맞아 진행된 인터뷰는 이미 많았다. 이번 만남은 열정적인 교회와 더불어 보낸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직을 다시 되짚어보는 생각을 듣는 시간이었다. 교황은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만남과 순방 그리고 사람들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보았던 시간의 “긴장” 속에서 지냈다고 말했다. 

교황은 지팡이를 짚고 산타 마르타의 집 문 앞에 서서 기다렸다. 바티칸 미디어 로고가 새겨진 마이크 앞에서 미소를 지으며 “팟캐스트? 그게 뭐죠?”라고 물었다. 설명을 듣고는 “좋습니다. 한번 해봅시다”라고 말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교황 즉위 10주년을 맞아 교황님의 삶과 직무와 관련해 세상에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

“시간이 압박감을 줍니다. (...) 시간이 너무 빠릅니다. 오늘을 붙잡으려 하면 벌써 어제가 되어버립니다. 이렇게 산다는 것은 늘 새로운 일입니다. 지난 10년의 세월이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긴장의 연속이었죠. 긴장 속에 살았습니다.”

수천 번의 알현, 수백 번의 교구 및 본당 방문, 전 세계 구석구석을 누빈 40여 차례의 사도 순방 가운데 교황은 마음속에 한 가지 뚜렷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교황은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 언제인지 묻는 말에 “성 베드로 광장에서 노인들을 만난 일”이라고 답했다. 지난 2014년 9월 28일 교황은 전 세계 노인들을 만난 바 있다.

“노인들은 지혜롭고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줍니다. 저도 노인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교황은 재임기간 중 괴로운 순간도 여러 번 있었다며, 모두 전쟁의 공포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레디풀리아와 안치오 군인묘지 방문을 비롯해 노르망디 상륙 기념식 참석, 시리아 내전 규탄에 이어 지금은 우크라이나에서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야만행위를 파수꾼처럼 깨어 규탄하는 일이다. “전쟁의 이면에는 무기산업이 있습니다. 이는 악마적인 일입니다.”

세상의 끝, 변방 출신 주교인 그는 제3차 세계대전의 시대에 보편 교회를 이끄는 교황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 저는 시리아에만 벌어진 특별한 일인 줄 알았는데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였죠.”

“러시아인이든 우크라이나인이든 죽은 이들, 특히 살아서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보는 것은 고통스럽고 정말 견디기 힘듭니다.”

교황은 즉위 10주년이라는 중요한 기념일을 맞아 세상에 바라는 선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평화라고 답했다. “평화입니다. 우리는 평화가 필요합니다.”

교황은 교회와 세상, 세상을 다스리는 이들과 인류를 위한 “교황의 세 가지 꿈”에 해당하는 세 단어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형제애, 눈물, 미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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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3월 2023,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