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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문을 환영하는 콩고민주공화국 시민 교황 방문을 환영하는 콩고민주공화국 시민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사설

신식민주의에 맞선 교황의 외침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울려 퍼진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연설은 아프리카 대륙의 땅·민족에 대한 외세의 착취를 중단하라는 경종이었다. 교황은 연설을 통해 내전과 빈곤에 시달려 오고 있는 민주콩고 국민을 품어 안았다.

ANDREA TORNIELLI / 번역 김호열 신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은 넓은 열대우림 덕분에 아마존 다음으로 지구의 두 번째 허파로 불리는 “광대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나라이지만 탐욕스럽게 약탈당하고 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이 나라는 “주먹으로 한 대 얻어맞은 것과 같은 폭력에 시달려 한동안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땅이다. 킨샤사 국제공항에서 수도의 중심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가득 메운 수많은 남녀노소 시민들의 환영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민주콩고와 아프리카 전역에 이 같이 첫 번째 메시지를 보냈다.

1월 31일 민주콩고 대통령궁 정원에서 펠릭스 치세케디 칠롬보 대통령 곁에 앉은 교황은 폭력으로 얼룩진 민주콩고를 분열시키려는 시도에 저항하는 시민들에게 지지를 보냈다. 아울러 민주콩고 그리고 더 일반적으로 아프리카 대륙 전체가 착취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다시금 지적했다. “정치적 착취 이후 경제 식민주의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경제 식민주의도 동일하게 노예를 만들어 냅니다.” 교황은 이 같은 경제 식민주의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서 자유와 자결권을 앗아가기 때문에 더욱 교활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교황은 “역설적으로 이 땅의 부요함이 땅의 주민들을 ‘외국인’으로 만들었다”고 한탄했다. “탐욕의 독이 이곳의 다이아몬드를 피로 물들였습니다. 경제 강대국들은 이 같은 현실 앞에서 종종 눈을 감고 귀를 닫으며 입을 다뭅니다. 이는 비극입니다.” 

교황은 사람들의 눈과 귀와 입을 열어 ‘산발적인 제3차 세계대전’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잊힌 분쟁을 떠올리고, 사람이 아니라 돈의 우상을 중심에 두는 “사람을 죽이는” 경제-금융 시스템이 초래한 결과를 상기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이 나라를 방문해 내전과 빈곤으로 시달리는 국민을 품어 안고자 했다. 교황은 킨샤사에서 첫 연설을 통해 “이 나라와 이 대륙은 존중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이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공간을 찾을 자격이 있으며 관심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민주콩고에서 손을 떼십시오! 아프리카에서 손을 떼십시오! 아프리카의 목을 조르지 마십시오. 아프리카는 착취해야 할 광산이나 약탈해야 할 땅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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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1월 2023, 2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