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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교황 기도지향 “본당을 위해 기도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2월 기도지향 영상 메시지를 통해 본당 공동체를 기억했다. 교황은 우리 본당 공동체가 아무도 소외하지 않고 모든 이를 환대하는 참된 친교의 공동체인지 잘 살펴보자고 초대했다.

Adriana Masotti / 번역 이재협 신부

본당은 특정 사회적 지위를 보장하는 소수를 위한 사교클럽이 아니며, 입장하는 데 있어 특별한 요구사항도 없다. 본당은 입구에 “무료입장”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어야 하는 곳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가 제작·배포하는 2월 기도지향 영상 메시지를 통해 본당을 기억하며 이 같은 지향으로 함께 기도하자고 초대했다. 교황은 본당이 진정으로 공동체가 되기 위해 언제나 문을 활짝 열고, 경청하고, 환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의 메시지

“가끔 저는 성당 문에 ‘무료입장’이라는 안내문을 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같은 말로 2월 기도지향 영상 메시지를 시작한 교황은 “본당이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 성사의 은총을 만날 수 있는 친근한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당은 소외된 이들에게 항상 문이 열려 있는 섬김과 자비의 학교가 돼야 합니다. 본당 신자들은 물론 모든 이에게 그렇게 해야 합니다. 본당은 특정 사회적 지위를 보장하는 소수를 위한 사교클럽이 아닙니다.” 이어 교황은 “대담하게 문을 열자!”고 당부하며 “지금 우리 본당 공동체가 어떤 모습인지 모두 함께 잘 생각해 보자”고 초대했다. 끝으로 교황은 2월 기도지향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본당들이 인간적이고 교회적인 친교를 중심으로 하여 더욱더 신앙과 형제애 그리고 가장 가난한 이들을 향한 환대의 공동체가 되도록 기도합시다.”

교회의 풍요로움은 사람

매우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하지만 정작 사람은 없는 텅 빈 성당이 있다. 하지만 이 성당이 사람들로 가득할 때 비로소 그 아름다움이 빛을 발한다. 영상 메시지와 함께 배포된 보도자료는 2월 기도지향 영상이 이러한 모습을 묘사하는 화면으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곧, 성당의 아름다움은 건축적 측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에게 있다. 이어 영상은 전 세계에 있는 여러 성당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는 모습, 가장 가난한 이와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 노인과 병자를 방문하는 모습 등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당이 보여주는 삶의 여러 모습으로 가득한 이번 영상은 본당이 많은 이들에게 만남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터전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2월 교황 기도지향 포스터
2월 교황 기도지향 포스터

본당은 자기 아들딸들의 집안에서 살아가는 교회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가 배포한 보도자료는 교황이 지난 2013년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통해 본당이 복음화를 위한 유일한 기관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본당 중심”을 강조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당시 교황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교황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Christifideles laici)을 인용하며 본당이 “자기 아들딸들의 집안에서 살아가는 교회”라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본당은 “각 가정과 하느님 백성들의 삶과 가까이 있는 곳”이 돼야 한다. 본당이 “사람들과 동떨어진 거창한 집단” 혹은 “자기만을 바라보는 엘리트 집단”이 되면 안 된다. 보도자료는 “본당을 개혁하고 쇄신하라는 이 같은 호소는 본당이 아직 사람들과 그만큼 가까이 있지 못하기에 충분히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교황은 본당이 아무도 예외 없이 모든 이에게 항상 열려 있고 누구나 들어올 수 있도록 이 같은 변화의 과정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하는 한편, 이를 위해 대담하게 지금 우리 본당의 모습이 어떠한지 잘 살펴보자고 초대했다. 

본당 생활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 총책임자 프레데릭 포르노스 신부는 교황의 2월 기도지향을 설명하며 다음과 같은 옛 기억을 떠올렸다. “몇 년 전 교황님은 이탈리아의 이세르니아-베나프로교구 신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모든 본당 공동체는 우선적으로 경청하는 자리이자 복음을 선포하는 자리가 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또한 성체 주변에 모여 함께 기도하는 집, 친교를 배우는 진정한 학교가 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이처럼 경청, 기도, 친교는 본당 생활에 있어 본질이 되는 시노드 여정의 지침입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본당 공동체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가 돼야 합니다. 우리가 다른 이를 인식하고, 그의 이름과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고,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만 진정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공동체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기

포르노스 신부는 계속해서 각 본당이 마주해야 할 거대한 도전을 설명했다. “본당이 공동체 활동 없이 그저 주일 미사를 오가며 안면만 익히는 사람들의 집단으로 변해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요? (…)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된다는 것은 은총입니다. 믿음을 나누고 형제애를 실천하며 가장 궁핍한 이들을 환대하는 데서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탄생합니다. 또한 공동의 영적 체험,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에서도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나옵니다. 교황님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말씀하셨듯이 우리는 성령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대담해지고, 우리 본당 공동체의 모습을 다시 함께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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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월 2023, 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