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하느님의 선물을 헛되게 하지 맙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29일 연중 제4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하느님에게서 오는 선을 인식하고 받은 선물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난한 이들에게서 배우라고 초대했다. 이 같은 초대는 우리 자신의 가치, 사람과 사물의 가치를 인식하는 것과 관련된다. 교황은 특히 부유한 사회일수록 이 같은 원칙이 종종 경시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 사람 한 사람을 거룩하고 유일무이한 선물로 생각해야 한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전례는 마태오 복음이 전하는 참행복을 선언합니다(마태 5,1-12 참조). 첫 번째이자 가장 근간이 되는 참행복은 다음과 같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3절).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누구인가요? 자기 자신만으로 만족하거나 자기중심적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걸인”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그분에게서 오는 선을 선물로, 은총으로 인식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받은 것을 소중히 여깁니다. 그러므로 그는 ‘어떤 선물도 헛되지 않길’ 바랍니다. 오늘 저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인 ‘헛되게 하지 않음’에 대해 묵상하고자 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헛되게 하지 않으려고, 낭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중요성을 우리에게 보여 주십니다. 예를 들어 예수님께서는 빵과 생선을 많게 하신 기적 후에 아무것도 버려지지 않도록 남은 음식을 모으라고 이르십니다(요한 6,12 참조). 낭비하지 않으면 우리 자신의 가치, 사람과 사물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원칙은 특히 버리는 문화와 낭비의 문화가 지배하는 부유한 사회에서 종종 경시됩니다. 버리는 문화와 낭비의 문화는 둘 다 사회의 역병입니다. 그래서 저는 버리고 낭비하는 사고방식에 맞서는 ‘세 가지 도전’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 도전은 ‘하느님의 선물인 우리 자신을 헛되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저마다 가진 재능과 관계없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존재입니다. 각 여성, 각 남성은 재능도 풍부하고 존엄성도 풍부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값지고, 소중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가진 것 때문에 행복한 게 아니라 우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일깨워주십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이 사실을 놓치고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면 자신을 헛되게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도움을 받아 자기 자신이 부적절하고 잘못되었다는 생각, 자기연민에 빠지는 유혹에 맞서 싸우도록 합시다.

두 번째 도전은 ‘우리가 가진 선물을 헛되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매년 전 세계 식량 생산량의 약 3분의 1이 낭비된다고 합니다. 그러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습니다! 자연 자원을 이렇게 사용하면 안 됩니다. 그 누구도 부족함이 없도록 재화를 지키고 함께 나눠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것을 허비하지 말고 정의와 자선의 생태론, 나눔의 생태론을 널리 전파합시다!

마지막, 세 번째 도전은 ‘인간을 버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버리는 문화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당신이 내게 필요할 때까지 당신을 이용할 뿐입니다. 당신이 더 이상 내게 이익이 되지 않거나 방해가 될 때 나는 당신을 버릴 것입니다.’ 이러한 대우를 받는 사람들은 특히 가장 취약한 이들입니다. 이를테면 태아, 노인, 궁핍하고 불우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버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불행한 사람들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연령이나 상황에 관계없이, 각 사람이 거룩한 선물이고 저마다 유일무이한 선물입니다. 항상 생명을 존중하고 장려합시다! 생명을 버리지 맙시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 봅시다. 먼저, 나는 마음의 가난을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가? 나는 하느님께 자리를 마련해 드릴 수 있는가? 그분께서 나의 선, 나의 참되고 큰 부요함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분이 나를 사랑하신다고 믿는가? 아니면 내가 선물이라는 사실을 잊고 나 자신을 슬픔에 내팽개치고 마는가? 나는 낭비하지 않도록 조심하는가? 사물과 재화의 사용에 책임감을 느끼는가? 나는 그것들을 기꺼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눌 의향이 있는가? 아니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가? 마지막으로, 나는 가장 취약한 이들을 하느님께서 돌보라고 요구하시는 소중한 선물로 여기고 있는가? 나는 필요한 것이 부족한 가난한 이들을 기억하는가?

참행복의 여인이신 마리아님, 저희 삶이 선물이라는 기쁨을 증거하고 자기 자신을 선물로 삼는 아름다움을 증거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29 1월 2023, 23:05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최근의 삼종기도와 부활 삼종기도

모두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