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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한 구속주회’ 총회 대의원들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지극히 거룩한 구속주회’ 총회 대의원들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자신의 확신에 집착하는 사람은 성령의 활동을 가로막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1일 ‘지극히 거룩한 구속주회’ 총회에 참석한 수도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선교와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에 더욱 잘 대응할 수 있도록 구속주회 수도자들의 마음과 수도회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심오한 쇄신에 활력을 불어넣으라고 강조했다.

Adriana Masotti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1일 클레멘스 홀에서 ‘지극히 거룩한 구속주회(레뎀토리스트회, Redentoristi)’ 총회 대의원들의 예방을 받았다. 교황은 신임 총장 로제리오 고메스 신부의 인사말에 이어 총회에 참가한 140명의 대의원들을 비롯해 구속주회 수도자, 세계 85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교사, 구속주회 가족 전체, 평신도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날 교황은 스페인어로 즉흥적으로 연설했다. 

“시대의 표징에 비추어” 수도회 정신을 재고하십시오

미리 준비한 연설문에서 교황은 “총회를 거행하는 것은 교회법적 형식이 아니”라며 “그것은 모든 것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성령강림을 살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총회 기간 동안 구속주회가 다룬 다섯 가지 중요한 주제인 △정체성 △선교사명 △축성생활 △양성 △통치를 상기하며, 이것이 “시대의 표징에 비추어” 구속주회의 정신을 재고하게 하는 근본주제라고 말했다. 

“복음과 교회의 교도권을 유일한 경계로 삼고 여러분을 격려하는 바입니다. 여러분의 풍부한 윤리 신학 전통에 비추어 세상과 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택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가장 궁핍하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섬기는 데 있어 손을 더럽히는 일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지극히 거룩한 구속주회’ 수도자들과 함께한 교황
‘지극히 거룩한 구속주회’ 수도자들과 함께한 교황

쇄신의 기본은 “창조적으로 충실하게” 

교황은 구속주회 회헌에 나오는 “기꺼이 따름(disponibilità)”이라는 아름다운 표현을 절대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 표현을 가리켜 “그리스도의 구속을 모든 이에게 전하기 위해 모든 시험에 맞설 준비가 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특별한 역사적 때”에 “시대의 표징에 비추어 수도회 정신을 재고하는” 의지를 갖고 “그리스도의 선교사명에 창조적으로 충실하게 응답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쇄신할 수 있는 역량”과 직결돼 있다. 여기서 교황이 강조하는 쇄신은 마음과 사고방식의 회심뿐 아니라 조직의 변화를 아우른다. 

“때때로 우리는 우리 전통에서 물려받은 오래된 물항아리들을 부숴야 합니다. 그것들은 많은 양의 물을 가져왔으나 이제 제 기능을 다한 것들입니다. 애정, 문화 관습, 이야기로 가득 찬 물항아리들을 깨뜨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성령의 샘에서 나오는 새 물을 마시려면 그러한 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신의 확신에 계속 집착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굳어버리는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겸손, 기도, 일치: 항상 그 중심에 계신 그리스도

교황은 이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세 가지 기둥이 있다고 말했다. 바로 그리스도 신비의 중심성, 공동체 생활, 기도다. 이러한 것들은 하느님과의 친교를 유지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공동체 생활과 기도를 포기하는 것은 무익한 축성생활로 가는 문이며 수도회 정신의 죽음이고 형제들에게 마음을 닫는 일입니다. 하지만 나자렛 회당에서 구세주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대로 그리스도의 영에 대한 순명은 우리로 하여금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부추깁니다. 이는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성인이 수도회에서 구체화한 일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성인, 순교자, 복자, 가경자들이 수행했던 이 선교사명은 전 세계의 구속주회원들이 복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우리 시대의 페이지에 구속의 이야기를 쓰도록 이끕니다.”

교황은 오늘날 수도회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겸손, 일치, 지혜, 식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을 하시는 분은 언제나 주님이시며 우리는 그분의 종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끝으로 “사익을 위해 리더십 기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주님을 섬기는 게 아니라 세속과 이기심의 우상을 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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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10월 2022, 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