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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기도는 하느님께 보내는 문자 메시지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16일 연중 제29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식지 않도록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매일 주님께 시간을 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너무 바빠 기도할 수 없는 경우 ‘화살기도’를 통해 주님께 마음으로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살기도는 종종 어르신들이 하루 중 짤막하고 암기하기 쉬운 운율로 바치는 기도이며, 낮에도 자주 바칠 수 있다.

번역 이창욱

오늘 전례의 복음은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루카 18,8) 하는 예수님의 우려 담긴 질문으로 끝을 맺습니다. 마치 ‘세상 끝날에 내가 다시 올 때 – 하지만 우리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 너희 안에서, 너희 세상에서 믿음을 조금이라도 찾아볼 수 있겠느냐?’ 하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는 만만찮은 물음입니다. 주님께서 오늘 이 세상에 오신다고 상상해 봅시다. 불행히도 주님께서는 숱한 전쟁, 숱한 가난 그리고 숱한 불평등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주님께서는 엄청난 기술의 성취, 현대적인 수단 그리고 절대 멈추지 않고 항상 달리기만 하는 사람들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께 시간과 애정을 바치는 사람, 주님을 첫자리에 두는 사람을 찾으실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만약 주님께서 오늘 오신다면, 그분이 나에게서 무엇을 발견하실까? 그분께서는 내 안에서, 내 삶에서, 내 마음에서 무엇을 발견하실까? 그분께서는 내 인생에서 어떤 우선순위를 보실까?’

우리는 종종 급하지만 불필요한 많은 것들에 집중합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부차적인 현실에 정신이 팔려 걱정합니다. 어쩌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가장 소중한 것을 소홀히 하며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식어가도록 내버려 두기도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미지근한 믿음을 데울 수 있는 치료법을 제시하십니다. 그 치료법이 무엇일까요? 기도입니다. 기도는 믿음의 영약이요 영혼의 강장제입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낫기 위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그 치료 계획을 잘 따르고 약을 적시에, 올바른 방법으로 성실하고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에서 키우는 화초를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매일 꾸준히 물을 줘야 합니다. 한꺼번에 물을 많이 줬다가 나중에 몇 주가 지나더라도 물을 주지 않고 방치하면 안 됩니다! 기도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특별 전례 시기에만 마음이 뜨거워지거나 한시적으로 강렬한 기도를 하다가 나중에 “동면에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우리의 믿음이 마를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라는 물을 매일 필요로 합니다. 하느님께 시간을 내어드려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께서 우리의 시간,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오실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마음을 여는 일관된 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하느님께서 매일 우리에게 사랑, 평화, 기쁨, 힘, 희망을 부어 주시며 우리의 믿음을 키워주실 수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예수님께서는 오늘 “제자들에게 – 일부가 아니라 모든 이에게! –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루카 18,1 참조)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혹자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그럴 수 있나요? 저는 수도원에 사는 것도 아닌데요. 기도할 시간이 별로 없어요!” 사실 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기도 방법이 있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다소 잊어버렸지만 지혜로운 영적 실천 방식입니다. 어쩌면 어르신들, 특히 우리 조부모님들이 알고 있는 기도일지도 모릅니다. 바로 ‘화살기도’입니다. 이름은 약간 구식이지만 내용은 좋습니다. 화살기도가 뭘까요? 주님과 “일치”하며 머물기 위해 하루 종일, 다양한 활동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자주 반복할 수 있도록 암송하기 쉽고 매우 짤막한 기도문으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봅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렇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주님, 당신께 감사드리며 오늘 하루를 당신께 봉헌합니다.” 짧은 기도입니다. 그런 다음 활동에 앞서 “오소서, 성령님” 하고 반복하며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일을 하는 도중에는 다음과 같이 기도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 저는 당신을 믿습니다. 예수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짤막하지만 주님과 계속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기도입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많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지요! 우리 마음이 주님과 계속 연결될 수 있도록 주님께도 그걸 보냅시다. 그리고 그분의 답장을 건너뛰지 말고 읽도록 합시다. 주님께서는 항상 답장하십니다. 그 답장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죠? 복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복음서를 늘 곁에 두고 매일 몇 번이고 펼쳐보면서 우리를 향한 생명의 말씀을 받도록 하십시오. 

제가 수차례 권고했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주머니 크기의 작은 복음서를 가방이나 핸드백 안쪽에 넣고 다니십시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복음서를 펼치고 몇 구절을 읽으십시오. 그러면 주님께서 응답하실 것입니다.

충실하게 경청하시는 동정 마리아께서 끊임없이 우리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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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0월 2022, 21:20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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