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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사도궁 클레멘스 홀에서 마체라타 대학의 교수진과 학생들의 예방을 받은 교황 교황청 사도궁 클레멘스 홀에서 마체라타 대학의 교수진과 학생들의 예방을 받은 교황  (Vatican Media)

교황 “모든 차원에서 대화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9일 오전 마체라타 대학 공동체를 만나 ‘버리는 문화’, ‘배척의 길’에 익숙한 세상의 권력과 다르게 “대화”에 시간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을 허비한다고 생각하더라도 대화하십시오. 훗날 더 크고 더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마체라타’는 “만남”의 스승 마테오 리치 신부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교황은 “지식이라는 우주”와 “개인이라는 우주”를 서로 만나게 하는 것이 “대학”의 과제라며, 온갖 정보로 “머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Tiziana Campisi / 번역 이창욱

“대학은 지식의 지평, 삶의 지평, 세계의 지평, 역사의 지평에 마음을 여는 자리입니다. 대학은 최소한 그런 자리가 돼야 합니다. 물론 명확한 관점, 학문 분야에 대한 심도 있고 체계적인 연구에서 시작해야 하겠지만, 항상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세계와 인류에 대한 통합적인 지식을 위해 항상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9일 오전 교황청 사도궁 내 클레멘스 홀에서 마체라타 대학의 교수진과 학생들을 만나 이 같이 연설했다. 연설에서 교황은 대학(università)의 참된 모습을 설명하며 두 개의 서로 다른 우주(universo)가 만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곧, 한쪽에는 “세상이라는 우주, 지식이라는 우주”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인간이라는 우주”가 있다. 이 두 우주가 서로 만난다. 하지만 여기서 교황이 말하는 인간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추상적인 인간이 아니라 “역사와 인격, 꿈, 지성적·윤리적·영적 자질”과 동시에 “한계”를 지닌 개인을 뜻한다. 교황은 이런 의미에서 “모든 인간은 우주”라며 “오직 하느님만 완전히 아시고, 비길 데 없이 존중을 받아야 할 우주”라고 설명했다. 바로 여기에 교육계의 사명이 있다.

“저는 이것이 대학의 과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곧, 세상과 개인이라는 두 지평을 서로 만나게 하여 대화하도록 하고, 이러한 대화에서 인류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선 학생 개개인이 성장해야 합니다. 교육을 받고, 지식과 자유 안에서 성숙을 이루며, 고유한 문화적, 전문적 능력을 겸비하여 사회생활이나 사회활동에서 창의적이고 비판적으로 참여하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바로 그 학생의 성장 말입니다.”

교육에 대한 투자는 미래를 위한 최상의 선택

교황은 성 존 헨리 뉴먼 추기경의 저서 『대학의 이념』을 인용해 대학 환경에서 함양한 젊은이의 마음가짐이 평생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것은 자유, 공정, 평온, 절제, 지혜입니다.” 교황은 대학이 온갖 정보로 머리를 채우는 자리도 아니고 “훗날 자신의 손과 마음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머리만 큰 가분수를 양산하는 공장”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자신의 감정,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통해 “인간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대학에서 이뤄지는 이러한 인간 성장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양성, 학교, 대학에 투자하는 것은 한 국가의 미래를 위한 최상의 투자입니다. 우리는 이를 알고 있고 자주 반복해서 듣고 있지만, 항상 이를 위한 일관된 결정이 내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만남과 대화의 모델, 마테오 리치

대학에선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는 게 중요하다. 교황은 그러한 만남이 “저절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며, 단순히 “서로 다른 출신의 교수들과 학생들을 한데 모으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만남의 문화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교황은 마체라타가 마테오 리치 신부의 출생지라며, 마테오 리치가 만남의 문화를 훌륭하게 증진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마르케 주도에 위치한 마체라타 대학은 중국 본토에서 현지의 문화적 가치 존중을 바탕으로 사도직과 복음화 활동에 전념한 예수회 사제 마테오 리치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고, 그에 대한 연구를 촉진하며, 그의 문화 간 대화의 모범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교황은 이러한 길, 곧 대화의 길이 “모든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상의 권력은 배척의 길, 버리는 문화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대화, 대화의 길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대화로 시간을 허비해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시간을 허비한다고 생각하더라도 대화하십시오. 훗날 더 크고 더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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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5월 2022, 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