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교황, “신성모독적 전쟁”으로 폭격받는 우크라이나인 위해 거듭 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3일 플로리아나 그라나리 광장에서 미사를 거행한 후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자신을 따뜻하게 맞이해준 몰타 국민에게 감사를 표하는 한편,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비극”을 다시금 떠올렸다.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와 사랑에 빠지라”고 초대하며 “조부모를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사랑으로 자기 자신을 내어 주는 기쁨이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Andrea De Angelis / 번역 이창욱

제36차 해외 사도 순방 둘째 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몰타 수도 발레타의 외곽 도시 플로리아나에서 2만여 명의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한 다음 삼종기도를 바쳤다. 교황은 삼종기도 훈화를 시작하며 몰타 국민에게 ‘감사(몰타어로 감사를 뜻하는 Grazzi, 그라찌)’를 전했다. 이어 정부 관계자와 성직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이번 방문을 위해 열심히 준비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몰타 사도 순방은 당초 2020년 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연기된 바 있다. 

“몰타 대통령님과 정부 관계자들, 저의 형제 주교님들, 사랑하는 사제 여러분, 남녀 수도자 여러분에게 감사를 전하며, 몰타와 고조섬의 모든 시민과 신자 여러분의 따뜻하고 애정 어린 환대에 감사를 표합니다. (…) 이번 방문을 위해 열심히 준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제가 만난 여러 종교와 그리스도교 종파에 속한 형제자매들에게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합니다.”

평화를 위해 마리아께 바치는 기도

교황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전쟁을 떠올리며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비극”을 다시 언급했다. 지난 3월 20일, 27일에 이어 이번에도 교황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성모독적”이라고 표현하고, 이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고 끊임없이 기도할 것을 요청했다. 

“주님께서 여러분을 동반하시고 성모님께서 여러분을 지켜주시길 빕니다. 신성모독적인 이 전쟁으로 아직도 폭격 아래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비극을 생각하면서, 이제 평화를 위해 성모님께 기도합시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고 기도하는 데 지치지 맙시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길 빕니다!”

그리스도와 사랑에 빠지십시오

교황은 신앙이 자라나고 굳건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쁨과 자기 자신의 내어줌이라는 도구를 통해 그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몰타 출신으로 처음 성인품에 오른 조지 프레카 성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수많은 몰타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내어 주도록 이끌었던 “성덕의 고리”를 언급했다.

“이 섬에서 하느님 백성이라는 의미가 살아 숨쉽니다. 신앙이란 기쁨에서 자라고 자기 자신을 내어 주는 데서 굳건해진다는 점을 기억하며 계속 그렇게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수많은 몰타인들이 열정적으로 하느님과 다른 이들에게 헌신하도록 이끌었던 ‘성덕의 고리’를 계속 이어 나가십시오. 저는 15년 전 성인품에 오른 조지 프레카 성인을 생각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미래인 젊은이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저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 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시겠나요? 사랑으로 자기 자신을 내어 주는 기쁨입니다. 이 기쁨이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이 기쁨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입니다. 여러분이 예수님과 함께 사랑에 빠질 수 있길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자비의 하느님이십니다. 그분께서 여러분을 믿어주시고, 여러분과 함께 꿈을 꾸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의 삶을 사랑하시고, 절대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으실 것입니다.”

교황은 앞으로 나아가라고 격려하며 준비한 원고를 내려놓고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여러분의 뿌리를 잊지 마십시오. 어른들과 대화하고, 조부모님과 대화하고,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십시오!”

몰타의 빛나는 얼굴

교황은 순방 기간 중에 만난 많은 얼굴들, 특히 “몰타의 빛나는 얼굴”을 마음속에 간직하면서 이번 순방의 많은 순간을 되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빛나는”이라는 표현은 교황이 몰타로 떠나기 며칠 전인 3월 30일 수요 일반알현 중에 몰타를 정의했던 표현이다.

“오늘 저녁 제가 여러 난민 형제자매들을 만나고 나면 벌써 로마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겠지만, 저는 순방 기간의 많은 순간과 대화를 되새길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몰타의 빛나는 얼굴과 많은 분들의 얼굴을 마음속에 간직할 것입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03 4월 2022, 13:05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최근의 삼종기도와 부활 삼종기도

모두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