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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희년 성문을 여는 프란치스코 교황 (2015년 12월 8일) 자비의 희년 성문을 여는 프란치스코 교황 (2015년 12월 8일) 

교황, 2025년 희년 선포... 팬데믹 이후 거듭남의 표징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로운 희년 준비의 책임을 맡은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에게 서한을 보냈다. 교황은 서한에서 “지난 2년 동안 모든 나라가 갑작스레 발생한 감염병의 영향을 받았다”며 “이는 우리 마음에 의심, 두려움, 당혹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교황은 희망을 강조했다. “우리는 전염병이 극복되고 세계가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이라는 평소의 리듬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적으로 확신합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박수현

2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 의심, 불확실성, 죽음에 대한 두려움, 성당·학교·사무실 폐쇄의 시기에 희년은 “우리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거듭남의 표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2025년 보편 교회가 거행하는 희년을 희망의 눈으로 바라보며 희년 준비의 책임을 맡은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리노 피시켈라(Rino Fisichella) 대주교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2025년 희년의 주제는 “희망의 순례자들(Pellegrini di speranza)”이다. 교황은 이번 희년이 실제로 “희망과 신뢰의 분위기”를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희년, 은총의 선물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2월 11일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서명한 서한에서 교황은 희년을 가리켜 “영적, 교회적, 사회적으로 큰 중요성을 지닌”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니파시오 8세 교황이 지난 1300년 선포한 첫 번째 희년부터 2016년 폐막한 자비의 희년에 이르기까지 희년은 수세기 동안 순례와 대사, 신앙의 살아있는 증거를 통해 믿는 이들에게 “은총의 선물”을 대변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 대희년은 교회 역사를 제삼천년기로 소개했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역사적 분열을 극복한 모든 그리스도인이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2000년을 함께 기념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고대하셨습니다.”

2년의 고통

교황은 “이제 21세기의 첫 25년이 저물고 있다”면서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사목적 차원에서 희년을 지낼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교황의 시선은 코로나19로 심각한 상처를 입은 오늘날의 시대로 향했다. “지난 2년 동안 모든 나라가 갑작스레 발생한 감염병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감염병은 우리로 하여금 외로운 죽음이라는 비극을 비롯해 존재의 불확실성과 덧없음을 직접 경험하게 했으며, 이로써 우리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켰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모든 형제자매와 함께 그런 고난과 한계를 견뎌냈습니다. 우리 교회도 학교, 공장, 사무실, 상점, 여가시설과 마찬가지로 문을 닫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자유가 일부 제한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은 고통을 비롯해 때로는 우리 마음에 의심, 두려움, 당혹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과학자들에게 감사

교황은 “우리가 점차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초기 치료법을 신속히 개발한” 과학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우리는 전염병이 극복되고 세계가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이라는 평소의 리듬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적으로 확신합니다.”

교황은 “이는 우리가 효과적인 연대를 이루며 행동하는 한 손쉽게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궁핍한 이들이 소외되지 않고, 과학적 발견과 필요한 의약품을 모든 이와 나눌 수 있도록 말입니다.”

희망과 신뢰

교황은 “우리에게 주어진 희망의 불꽃을 계속 타오르게 하고 열린 마음과 신뢰하는 마음, 멀리 내다보는 마음으로 미래를 바라보며 모든 이가 새로운 힘과 확신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초대했다. 

“다가오는 희년은 우리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거듭남의 표징으로 희망과 신뢰의 분위기를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황은 “우리가 보편적 형제애를 회복할 수 있고 만연한 빈곤의 비극에 눈을 감지 않는다면 이 모든 것은 가능할 것”이라며, 빈곤이 “수많은 남성과 여성, 청년과 어린이들을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국을 떠나야 하는 많은 난민들을 특별히 생각하고 있다면서, 피시켈라 대주교에게 “희년을 준비하는 이 시기엔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동의 집인 지구를 소홀히 대하지 마십시오

교황은 이 과정에서 공동의 집인 지구를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조물을 돌보는 것이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그분의 뜻에 대한 순종의 본질적인 표현이라는 것”을 많은 젊은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피조물의 아름다움을 관상하고 공동의 집인 지구를 돌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가 “강렬한 신앙과 생생한 희망 그리고 능동적인 사랑으로 희년을 준비하고 거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방식”을 찾아 최근 몇 년 동안 “시노드에 대한 헌신을 강화”하고자 부름받은 “라틴 교회와 동방 교회의 사목적 돌봄을 위한 중요한 무대”로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나된 교회를 건설하기 위해 성령께서 끊임없이 베푸시는 은사와 직무를 강화함으로써 책임 있는 참여에 대한 보편적 소명의 요구를 재발견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4년, “기도의 교향곡”

희년 선포 교서가 적절한 시기에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한 교황은 희년 직전 해인 2024년을 “하느님께서 베푸신 많은 선물에 감사드리는” “기도의 교향곡”이 될 수 있게 하자고 초대했다. “하느님께서 베푸신 당신 사랑의 많은 선물에 감사드리고, 당신의 창조 업적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이는 피조물을 존중하고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이가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일입니다.” 교황은 기도를 “연대와 일용할 양식의 나눔”으로 풀이했다. “이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를 제자 개개인의 ‘삶의 프로그램’으로 삼고자 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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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월 2022, 1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