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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루이스 라다리아 추기경을 맞이하는 교황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루이스 라다리아 추기경을 맞이하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학대 피해자 위한 교회의 정의 실현 약속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21일 교황청 신앙교리성 총회에 참석한 이들의 예방을 받았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성 학대에 맞서 싸우는 경우와 “신앙의 유익”을 위해 혼인유대를 해소하는 사안에 있어 확고한 “식별력”을 갖추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초자연적 현상과 시노드 여정, “잉태 순간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유효한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는 데 있어서도 식별력을 갖추라고 말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직자에 의한 비극적인 학대를 포함해 “중대한 범죄(graviora delicta)”를 다루는 부서인 교황청 신앙교리성의 관계자들에게 매우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했다. 교황은 “식별력”을 갖춰 “모든 종류의 학대에 맞서” 싸우라고 촉구하는 한편, “엄격한” 사법조치를 취하고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 실현 의지”와 함께 대응하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신앙교리성 총회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신앙과 윤리에 관한 가톨릭 교리의 온전함을 증진하고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한 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존엄성”, “신앙”, “식별”이라는 세 단어로 연설을 이어갔다. 

학대에 맞서 싸우기

교황은 식별력의 행사가 “모든 종류의 학대에 맞서 싸울 때 필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교회는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교회 내 직무를 지닌 이들에 의한 학대의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굳건히 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엄격하게 규정된 교회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신앙교리성이 최근 개정한 중대 범죄에 관한 규범을 떠올리며 “사법조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취하려는 열망”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는 “사법조치만으로 이 현상을 막을 수 없지만 정의를 회복하고 스캔들을 바로잡으며 가해자를 교정하는 데 있어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총회 참석자들을 만나는 교황
교황청 신앙교리성 총회 참석자들을 만나는 교황

혼인유대 해소

교황은 “하느님의 백성이 확실하고 확고한 표지를 받아야 하는 초자연적 현상으로 추정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이 같은 식별력을 요구했다. 특히 신앙 교리의 또 다른 과제, 예를 들어 “신앙의 유익(in favorem fidei)”을 위해 혼인유대를 해소하는 문제와 관련해 확고한 식별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교회가 교황의 특별한 권한행사인 베드로 특전(Privilegium Petrinum)을 통해 비(非)성사적 혼인유대의 해소를 승인할 때, 그것은 이미 사실상 실패한 혼인을 법적으로 종식시키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 탁월한 사목적 행위를 통해 새로운 혼인이 핵심이 될 새로운 유대와 새로운 가정 안에서 신자들의 ‘신앙의 유익’을 고려하여 가톨릭 신앙을 항상 증진하려는 것입니다.”

식별하며 나아가는 시노드 여정 

교황은 “시노드 여정 안에서 식별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교황은 연설 원고를 내려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이들은 시노드 여정이 모든 사람의 말을 듣고 조사하고 결과를 내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계속 투표하고, 투표하고, 또 투표하면서 말이죠. (…) 아닙니다. 식별 없는 시노드 여정은 시노드 여정이 아닙니다.”

“시노드 여정에서 의견, 관점, 성찰을 지속적으로 식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식별 없이는 시노드 여정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이 식별이야말로 교회의 회의인 시노드를 참된 시노드로 만드는 것입니다. 시노드의 가장 중요한 분은 성령이시지, 의회나 언론이 할 수 있는 여론조사가 아닙니다. 이를 위해 저는 시노드 여정 안에서 식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차관보 찰스 시클루나 대주교를 만나는 교황
교황청 신앙교리성 차관보 찰스 시클루나 대주교를 만나는 교황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기

인간의 “존엄성”은 교황이 성찰한 또 다른 단어다.

“너무나 많은 사회적, 정치적, 심지어 보건상의 긴장으로 점철된 우리 시대에는 상대방을 낯선 사람이나 적으로 간주하고 인간의 진정한 존엄성을 부인하려는 유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교황은 특히 이 시대에 “모든 인간의 존엄성은 본질적인 특성을 지닌다”며 “잉태된 순간부터 자연사할 때까지 유효하다는 2000년된 교회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며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인간 존엄성을 확인한다는 것은 “개인적, 사회적 존재를 보호하기 위한 필수 전제조건”일 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민족들 사이에서 형제애와 사회적 우정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형제애를 되살리기 위해

교황은 “모든 이들 사이에서 형제애에 대한 세계적 열망을 되살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형제애가 창조주께서 인류의 여정을 위해 계획하신 목적지라면 우리가 가야 할 주된 길은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은 사실 피조물 가운데 걸작품입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영원한 계획의 동반자로서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구원을 위해 모든 사람과 우리 각자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까지 당신의 생명을 내어 주셨습니다.”

막연하고 연약한 신앙은 안 됩니다

교황은 이 같은 맥락에서 “신앙”이라는 주제를 다뤘다. 교황은 신앙이 없으면 “세상 속 믿는 이들의 존재가 인도주의적 기관의 존재로 축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앙은 세례를 받은 모든 사람의 삶과 행동의 핵심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도주를 물에 희석해 본연의 가치를 잃게 하는 것과 같은 일반적이거나 막연한 신앙이 아닙니다.” 교황은 “미지근하고 습관적이며 기도서에 머무는 신앙에 만족하지 말자”고 권고하는 한편, “진정하고 진실한” 신앙 그리고 오늘날 사람들의 마음을 “불타오르게 하는” 신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신앙이 위기에 처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를 위기에 빠뜨리지 않는 신앙이 바로 위기에 빠진 신앙이라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를 자라게 하지 않는 신앙은 그 자체로 자라나야 하는 신앙입니다. 우리에게 물음을 던지지 않는 신앙은 우리 스스로가 의문을 표해야 하는 신앙입니다. 우리에게 생기를 불어넣지 못하는 신앙은 생기를 필요로 하는 신앙입니다. 우리를 흔들어 깨우지 못하는 신앙은 흔들어 깨어나야 하는 신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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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1월 2022, 2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