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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내의 음반매장을 깜짝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로마 시내의 음반매장을 깜짝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 로마 시내 음반매장 깜짝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11일 오후 7시경 로마 판테온 인근 음반매장 ‘스테레오 사운드’를 깜짝 방문했다. 작은 전용차로 도착한 교황은 자신의 오랜 친구인 매장 주인과 그녀의 딸, 그녀의 사위와 함께 약 15분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교황은 클래식 음악이 담긴 음반을 선물로 받았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박수현

지난 2015년 9월 4일 오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안경을 바꾸려고 로마 바부이노 거리에 위치한 안경점을 방문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사건이었다. 지난 2016년 12월 21일에는 로마 그레고리오 7세 구역의 젤소미노 거리에 위치한 피쇼이톱 정형외과 매장을 직접 찾아 좌골 신경통 교정용 신발을 새로 구입하기도 했다. 2022년 1월 11일 오후 교황의 외출 풍경도 이와 꼭 닮았다. 교황은 로마 판테온 인근 미네르바 거리에 위치한 오래된 음반매장 “스테레오 사운드”를 깜짝 방문했다. 교황은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으로 재임할 당시 로마를 방문했을 때 스크로파 거리에 위치한 성직자의 집(Casa del Clero)에 머물던 시절부터 매장 주인과 알고 지냈다.

최근 보수공사를 마친 매장을 축복한 교황

교황청 공보실장 마테오 브루니는 교황이 이날 오후 7시경 행인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흰색 피아트 500L을 타고 도착했다며, 최근 보수공사를 마친 매장을 축복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와 가수 핑크 플로이드의 레코드판을 비롯해 새로 나온 음반을 진열한 매장 안에서 약 15분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음반매장은 로마 시내의 다른 많은 상점과 마찬가지로 고전미의 정취를 물씬 풍겼다.

현지 TV 채널 ‘로마 리포트’ 국장이자 기자인 하비에르 마르티네스 브로칼 씨를 비롯해 이날 교황의 모습을 목격한 이들의 전언에 따르면, 교황이 매장에서 나오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려고 소규모의 행인들이 매장으로 모여들었다. 모여든 인파는 주로 젊은이들로, 교황이 어떤 음악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호기심을 보였다. 이들은 교황이 매장 주인 레티지아 부인과 그녀의 사위와 그녀의 딸 티지아나 씨를 축복하는 모습을 진열장 너머로 바라봤다. 매장 주인의 딸은 교황에게 파란 종이로 포장한 클래식 음악 음반을 선물했다. 우연히 음반매장을 지나던 브로칼 씨는 선물가방을 들고 나오는 교황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이 사진은 금방 소셜 미디어에 퍼지며 불과 30분 만에 입소문을 탔다.

“각별한 인물의 소박함”

교황은 매장에서 나오자마자 바티칸으로 돌아가기 위해 곧바로 차량에 올랐다. 누군가가 “교황님! 교황님!”이라고 외쳤다. 매장은 재빨리 셔터를 내렸다. 레티지아 부인은 교황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추기경 시절부터 매장을 자주 찾던 “오래된 손님”이라며, 이날 방문이 “아름답고 인간미 넘치는” 방문이었다고 간략하게 설명했다.

교황의 방문 다음 날인 1월 12일, 레티지아 부인의 딸 티지아나 씨는 이탈리아 가톨릭 채널 TV2000과의 유선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저희 매장에서 교황님을 뵙게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 저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죠. 교황님은 제 어머니의 오랜 친구이십니다. 추기경 시절에도 저희 매장을 방문하셨죠. 그리고 어제 교황님의 모습으로 만난 것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약 15분 정도 머무셨는데요. 저희는 교황님께 클래식 음악이 담긴 음반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어제 만남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은 각별한 인물이 보여준 소박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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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월 2022, 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