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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교황 메시지를 대독하는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교황 메시지를 대독하는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교황, COP26에 “오늘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줄지 말지 선택합니다”

“저는 이 중대한 결단을 앞둔 여러분과 기도로 함께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메시지를 보냈다. 총회에 참석한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교황의 메시지를 대독했다. 교황은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포용적 발전의 모델에 따라 공동으로 연대하는 장기적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가난한 나라에 피해를 입히는 “생태 부채”에 주목했다.

Adriana Masotti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26) 알록 샤르마 의장에게 보낸 메시지를 지난 11월 1일 저녁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대독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은 말로 메시지를 시작했다. 

“글래스고에서 열린 이번 회의를 시작하면서 우리 모두는 이 회의가 기후변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더 가난하고 취약한 나라의 국민들을 돕기 위해 더 많은 인적, 재정적, 기술적 자원을 정직하고 책임감 있고 용감하게 할당하려는 정치적 의지를 전체 국제사회에 입증하는 매우 중요한 임무를 드러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민중들 사이의 협력과 연대가 필수

전 세계 지도자들이 현재 마주한 과제는 인류를 강타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더욱 광범위하게 악화돼 있다.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은 전 세계 모든 민중들 사이에서 진정한 연대와 협력이 있을 때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면서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문제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교황은 “공동으로 협조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건강한 지구의 오늘과 내일을 위해 인류의 존엄한 생명을 보장할 수 있는 공동행동을 위한 결단”이 오늘 여러분에게 달려있다고 COP26 참가자들에게 말했다. 

“이는 모든 이의 헌신, 특히 더 큰 역량을 지닌 국가들의 헌신이 필요한 시대의 변화이자 문명의 도전입니다. 이러한 국가들은 기후자금, 경제시스템과 인간 생활 영역에서의 탈탄소화, 순환경제 증진, 그리고 기후변화의 영향에 적응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더 취약한 나라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는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교황청의 두 가지 헌신

교황은 교황청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기후변화 문제에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는 바티칸 시국 내에서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zero)로 감축하는 전략”이다. 두 번째는 실질적인 “통합 생태론에 따른 교육”을 통해 “새로운 생활양식을 촉진하고 형제애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계약을 중심으로 한 발전과 지속가능성의 문화적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교육 관련 계획은 지난 10월 4일 공동성명에 함께 서명한 다양한 종교 전통 대표자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광범위한 통합의 장이 될 것이라고 교황은 설명했다. 

“저는 지난 10월 4일 COP26을 염두에 두면서 공동성명에 서명하기 위해 여러 종교 전통의 대표자들과 과학자들과 함께했습니다. 당시 우리는 많은 종교와 영적 전통, 많은 문화와 과학 분야를 대표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했습니다. 매우 다른 목소리가 나왔고, 매우 다른 감수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나타난 것은 방향전환이 시급하다는 데에 모두 입을 모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쓰고 버리는 문화’에서 우리 공동의 집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고 살아가야 할 거주민들을 위한 ‘돌봄의 문화’로 이행해야 한다는 결정적인 다짐이었습니다.” 

남반구에 진 “생태 부채” 상환하기

교황은 세계적인 갈등에서 비롯한 상처와 필적할 만한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대유행의 상처 앞에서 “우리가 희망을 품고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류는 이러한 변화를 마주하기 위한 방법을 가지고 있다”며 “그것은 단호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취약한 나라의 국민들을 떠올리며 선진국의 무분별한 활동으로 취약한 나라들에서 축적한 “생태 부채”를 언급했다. 교황은 생태 부채가 외채와 마찬가지로 가난한 나라의 발전을 가로 막는다고 설명했다. “선진국들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의 소비를 크게 줄이고 가난한 나라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정책과 계획을 지원하여 이러한 부채를 갚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실패해서는 안 됩니다

교황은 현재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유감스럽겠지만 직시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우리는 솔직해야 합니다. 이렇게 계속 나아갈 수 없습니다!”

“심지어 COP26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지금까지 너무 많은 얼굴들이 이 기후위기로 고통을 받아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특히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일상은 기후위기로 점점 더 빈번하고 파괴적인 영향을 경험했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이 문제가 어린이들의 권리를 위기에 빠뜨리고 가까운 미래에 기후난민의 수가 전쟁난민의 수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됐습니다.”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용기와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를 신뢰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우리는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 왜냐하면 미래는 젊은이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오늘 우리의 구체적인 선택, 우리가 물려주기로 선택한 지구를 상속받을 것입니다. 바로 지금이 미래에 대한 신뢰의 동기를 젊은이들에게 심어줄 결단의 순간입니다.” 교황은 끝으로 ‘글래스고의 약속’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었다는 말로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번 회의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중대한 결단을 앞둔 여러분과 기도로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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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11월 2021, 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