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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병원약사회 회원들과의 만남 이탈리아 병원약사회 회원들과의 만남 

교황 “낙태는 살인, 양심적 거부는 생명에 대한 불의를 고발하는 것”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 병원약사회 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양심에 따라 특정 행위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향해 “이유가 타당하다면” 양심적 거부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성실이 아니라 오히려 충실한 것이라고 말했다.

Amedeo Lomonaco / 번역 이정숙

이탈리아 병원약사회 및 보건제약서비스협회 회원들이 이탈리아 전역에서 제42차 전국학회에 참여하기 위해 로마로 모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2021년 10월 14-17일 로마에서 열리는 이번 학회가 “토론의 기회”일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공동선과 사회적 성장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인 국립공공보건시스템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기 위한 기회”라고 말했다. 또한 이 모든 것은 “코로나19 대유행의 맥락에서 보건과 건강관리를 계획하고 조직하고 운영하는 방식을 변화시켰으며 또한 앞으로도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황은 학회 참가자들에게 낙태가 하나의 해결책이 아니라 “살인”임을 강조했다. 이번 연설에서 교황은 △봉사 △전문성 △윤리 등 세 가지 길을 제시했다. 

봉사

교황은 첫 번째 길은 성경의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나오는 여관 주인의 모습”과 관련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마리아인은 여관 주인에게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다친 사람을 환대하고 돌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루카 10,35 참조). 이 인물에게서 우리는 병원약사 업무의 두 가지 중요한 측면을 볼 수 있습니다. 곧, ‘일상적인 일과 숨겨진 봉사’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인내, 끈기, 정확성을 필요로 하는 다른 많은 업무들과 공통된 측면으로 눈에 띄는 보상이 없고,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일과 숨겨진 봉사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기도와 사랑이 동반된다면 이러한 것들은 ‘일상의 성덕’을 낳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것처럼, 기도와 사랑 없는 이러한 일상은 무미건조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랑으로, 사랑과 기도로 실천한 것은 여러분을 ‘옆집’의 성인으로 이끕니다. 곧, 어디에나 있는 익명의 성인들입니다. 해야 할 바를 마땅히 하기 때문입니다.” 

전문성

교황은 두 번째 길을 “병원약사의 특수한 측면, 곧 전문성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약사는 임상의와 함께 새로운 길을 연구하고 실험하고 제안합니다. 또한 항상 환자와 직접 접촉합니다. 질병과 환자를 이해하고, 의약품과 복용량을 개인화할 수 있는 역량, 때론 아주 복합적인 임상상황에 대처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실 약사는 다양한 병리학에 대해 개별 약물의 단순한 총합 이상의 전반적인 효과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시설에 따라 때론 환자를 만나기도 하고, 다른 경우에는 병원약국이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하는 보이지 않는 부서 중 하나이지만, 여러분이 보살피는 대상은 언제나 사람입니다.”

윤리

교황이 주시하는 세 번째 길은 “개인과 사회적 관점에 따른 직업 윤리 측면”에 관한 것이다. 

“개인적인 수준에서 약사 여러분 각자는 독이 될 수도 있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여러분이 끊임없이 경계심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환자의 생명 전체를 목표로 삼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항상 인간 생명에 봉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어떤 경우에는 양심적 거부로 이어질 수 있는데, 만약 그 이유가 타당하다면 양심적 거부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성실이 아니라 오히려 충실한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양심적 거부를 없애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십시오. 이것은 의료전문가들의 윤리적 본심으로 결코 협상되어서는 안 되며, 의료전문가들의 궁극적인 책임입니다. 그리고 이는 또한 무고하고 무방비한 상태의 생명에게 저질러진 부당한 피해에 대한 비난이기도 합니다.”

교황은 이것이 “큰 권한과 큰 의로움(청렴)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아주 민감한 주제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특히 낙태에 관해 저는 최근 다시 이 주제를 말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주제에 대한 제 의견이 매우 분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살인이며, 공범자들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의무는 친밀함이며, 우리의 긍정적 의무는 특별히 여성들의 여러 상황에 가까이 있음으로써 낙태를 해결책으로 생각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도 낙태는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0년, 20년, 30년 후 여러분은 그 삶에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여러분은 매우 고통스러운 이 일에 대한 대가를 알아듣기 위해 고해소에 머물러야 합니다.” 

교황은 개인적 윤리 측면 외에 “사회 정의”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 전략들은 정의와 공동선의 추구를 목표로 하지만 경제적, 윤리적으로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 확실히 이탈리아 국민건강보험(SSN)은 치료에 대한 접근의 보편성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약사는 심지어 경영과 행정 등급에서도 단순히 무엇을 처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따라서 경영과 재무기준만 고려해서는 안 됩니다. 쓰고 버리는 문화가 여러분의 직업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이 또한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돈이 아니라 땅을 돌보라는 임무를 주셨습니다. 우리에게는 이 임무가 있습니다! 반면 인간은 ‘쓰고 버리는 문화’인 이윤과 소비라는 우상에게 희생당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노인들에게는 절반의 약을 줌으로써 생명을 단축시킵니다. (…) 이는 ‘쓰고 버리는’ 것입니다.” 

매우 인간적인 여러분의 일을 계속하십시오

교황은 또한 “약사 개개인에게 맡겨진 것을 낭비하지 않도록 자원을 관리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일은 경제적일 뿐 아니라 윤리적 의미도 지닌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지극히 인간적인” 의미라면서 즉석에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의약품의 세부사항에 대한 관심, 구매, 보존을 생각하고, 그것이 누구에게 필요하고 절박할지에 대한 올바른 사용과 목적에 대해 생각합시다. 부서장, 간호사, 의사, 마취사 등 다양한 의료종사자들과 관련된 모든 기관의 관계를 생각합시다.” 교황은 끝으로 약사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매우 인간적이고, 고귀하며, 위대하고, 종종 너무나 조용해서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여러분의 일을 계속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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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0월 2021,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