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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과 미카엘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과 미카엘의 만남 

교황, 목발 짚고 북극 향하는 기후운동가 미카엘 하다드에 강복

레바논 출신 미카엘 하다드는 6살 때 사고로 척추손상을 입고 반신마비 판정을 받았다. 현재 유엔개발계획(UNDP)의 환경대사인 미카엘은 말했다. “저는 걷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구가 휠체어를 타고 있기 때문이죠.” 그는 수요 일반알현에서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북극 100킬로미터 걷기’라는 자신의 새로운 도전을 위해 강복을 청했다. 교황은 “그곳에서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며 미카엘을 강복했다.

Salvatore Cernuzio, Felipe Herrera-Espaliat / 번역 이재협 신부

6살 때 전신의 75퍼센트가 마비됐다. 하지만 살려는 의지는 한 번도 마비된 적이 없었다. 레바논산맥 지역 마을 출신 미카엘 하다드(Michael Haddad)는 현재 프로 운동선수이면서 환경 문제를 위한 유엔의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제트스키 충돌사고로 척추손상을 입고 가슴 아래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것은 불과 6살 때의 일이다. 이때부터 그는 신체 운동기능의 4분의 3을 잃었다. 

“장애는 단지 정신적 상태일 뿐입니다”

누구라도 절망의 소용돌이에 잠식될 법한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소년은 좌절하는 대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 “재활 작업이 너무 고됐다”며 “엄청난 수고와 여러 모험을 겪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휠체어는 그가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고, 목발은 불안정한 첫 걸음을 시작할 수 있는 도구였다. 미카엘은 모든 것을 이겨냈다. 의학과 과학기술의 도움으로 현재 그는 스키를 탈 수 있으며, 등반을 하고, 세계기록도 3개나 보유하고 있다. 미카엘은 지금의 밝은 모습으로 이끈 불꽃 같은 열망을 신앙의 도움으로 간직했다. “장애는 단지 정신적 상태일 뿐입니다”는 그가 운영하는 누리집의 슬로건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수많은 공익 캠페인을 통해 자신의 삶을 증언하고 있으며,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미카엘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불가능은 없습니다. 걸을 수 없고, 홀로 일어서거나 앉을 수 없는 사람이 됐을 때, 저는 제 잠재력을 시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불가능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깨달음은 두 가지 요소, 곧 ‘믿음과 결단’ 덕분입니다. 믿음은 우리 창조주께 대한 믿음과 나 자신에 대한 믿음입니다. 결단은 우리 마음 안에서 모든 장애물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으로부터 나옵니다.”

보행보조로봇의 도움으로 걷기 성공

미카엘은 기계공학자, 의료진, 연구원들이 팀을 이뤄 개발한 몸통과 어깨, 팔을 감싸는 보행보조로봇의 도움으로 움직인다. 보조장치를 통해 미카엘은 몸을 앞으로 내밀고 한 걸음씩 내딛는 데 성공했다. 오랜 세월 앉아있던 휠체어에서 일어나는 것은 그에게 매우 고된 일이었다. 하지만 미카엘은 포기하지 않았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진행한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 내내 그는 서서 인터뷰할 것을 요청했다. “저는 건강합니다.” 그는 안심시키며 말했다. 그는 먼저 오른쪽 다리를 펴고, 이어 왼쪽 다리를 펴서 일어선 뒤, 넥타이를 정돈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그는 단 한 번도 고통 때문에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다. 마흔 살의 미카엘은 항상 미소 띤 얼굴로 여전히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을 유지했다. “미소, 이 또한 하나의 사명입니다. 미소는 제가 마음속에 간직한 행복의 표현입니다. 삶의 목적 중 하나는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기쁨으로 바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앙의 도움

미카엘은 신앙인이다. “저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믿음을 둡니다.” 미카엘은 자신이 그리스도교 신자라고 밝히며, 신앙이 자신의 매일의 전투에서 도움을 줬다고 확신했다. 그가 자신의 “위대한 사명”이라고 부르는 매일의 전투는 환경 문제에 전 세계적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저는 걷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구가 휠체어를 타고 있기(아파하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우리 자신을 구하고 지구를 구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 유엔이라는 하나의 깃발 아래에서 함께 일합니다. 유엔과 함께 우리는 모든 세상이 변화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합니다.”

등반, 스키, 마라톤, 그리고 이제 북극 탐사

미카엘은 산을 오르고, 사막을 가로질렀으며, 심지어 카이로와 베이루트에서 열린 두 번의 마라톤에도 참여했다. 베이루트에서 열린 마라톤은 2020년 8월 항구 폭발사고로 무너진 병원 재건 기금 모금을 위한 행사였다. 

이제 그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북극에서 100킬로미터를 걷는 것이다. 미카엘은 2020년에 이 도전을 수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연기됐다. 그는 이 도전을 2022년 2월 혹은 3월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미카엘은 “틀림없이 큰 도전”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북극에서 100킬로미터를 걷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메시지가 아니라, 과학기술을 위한 공헌입니다. 저는 훌륭한 과학연구팀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제 상황에서 이러한 것을 할 수 있는 세계의 몇 안 되는 사람들로 인식돼 왔습니다. 따라서 지금 저희가 이 걸음을 위해 준비하는 사전 계획, 실제 도전, 그리고 도전이 끝난 뒤에 이뤄질 모든 작업은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다시 걸을 수 있도록 돕는 과학연구에 기여할 것입니다.”

교황과의 만남, “북극에서 나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교황청 사도궁 내 다마소 안뜰에서 열린 6월 2일 수요 일반알현의 맨 앞줄에, 유엔개발계획(UNDP)의 수석고문 테레사 파누쵸(Theresa Panuccio)와 동행한 미카엘이 자리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자신의 북극 여정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청했다. 

“교황님께 제 이야기를 말씀드리자 교황님은 손을 제 머리 위에 얹으셨어요. 저는 교황님께 지구와 환경을 돌보는 인류의 메시지를 전하자고 말씀드렸어요. 교황님은 저를 강복하셨고, 저는 교황님께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라고 말씀드렸죠. 그러자 교황님은 ‘북극에서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대답하셨어요. 저는 교황님의 부탁을 결코 잊을 수가 없어요. 교황님은 제게 힘을 주셨고,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셨어요. 저는 더 할 일이 많아졌다고 느껴요. 하지만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 교황님과 함께 이 변화를 이루도록 시도하기 위해서 말이예요.”

레바논을 상징하는 두 가지 선물

미카엘은 교황에게 전달할 두 가지 선물을 가져왔다. 하나는 그의 조국 레바논을 상징하는 향백나무 가지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레바논을 자유의 ‘전령’이라고 부른 바 있다. 미카엘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향백나무는 영원히 사는 나무예요. 성경에서 몇 번 언급되기도 했고요. 성경에서 향백나무는 ‘주님의 나무’라고 불려요.” 미카엘은 두 번째 선물로 가장 오래된 향백나무 숲 가운데 한 곳에 위치한 큰 성당의 사진을 전달했다. “이곳의 향백나무는 1만년 전부터 지구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요.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지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는 숲에 살고 있으며, 이제 그것을 기억해야 할 시간입니다. 건강한 지구 없이는 건강한 인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메시지를 세상에 전해야 합니다.”

미카엘은 교황에게 수차례 “감사”를 표했다. 이어 그는 교황에게 셀카를 한 장 같이 찍자고 청했다. 그는 그 사진을 스마트폰 바탕화면으로 저장했다.

교황과 함께 찍은 미카엘의 셀카
교황과 함께 찍은 미카엘의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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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6월 2021, 0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