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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을 떠나고 있는 아프리카 난민들 고국을 떠나고 있는 아프리카 난민들 

필리포 그란디, 교황 알현… “세상은 난민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수년 동안의 이민, 전쟁, 기아, 빈곤, 세계적 유행병이라는 비상사태는 더욱더 부유한 나라로 인구가 유입되는 원인이 됐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 필리포 그란디 고등판무관의 만남에서 다룬 주제들이다.

Giancarlo La Vella / 번역 안주영

유엔난민기구(이하 UNHCR)는 지난 1950년 12월 창설된 이래 최근 몇 년 동안 전례 없이 이민을 비롯해 전쟁, 기아 및 온갖 유형의 박해를 피해 이주하는 난민들을 위해 난민 캠프를 운영하는 등 난민 비상사태에 대응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기구라는 게 밝혀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16일 금요일 UNHCR 최고대표 필리포 그란디 고등판무관의 예방을 받았다. 그란디 고등판무관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의 탄원에 무관심한 세상과 대화해야 하는 어려운 임무를 강조했다. 

이하 그란디 고등판무관과의 일문일답:

그란디 고등판무관님, 국제사회가 주목할 만한 사건들로 인해, 특별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힘든 시기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과의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교황님과의 만남에서 나눈 주제는 무엇이었나요?

“무엇보다도 먼저 국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의 그룹, 곧 난민들과 실향민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적인 영향에 더욱더 노출돼 있습니다. 저희는 이들을 위해 전념하고 있습니다만, 이들은 정치적으로도 아주 힘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치적으로 가장 취약한 이들이 이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상기하셨듯이, 인도주의적 행위여야만 하는 환대가 수차례 정치적 논쟁거리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이지요. 또한 구체적인 상황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의 상황들 말입니다. 특별히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엑소더스(대탈출)’와 레바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는데, 이들은 심각한 위기에 처한 나라들입니다. 아울러 유럽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난민들을 환대하고 인정하며 통합하는 등 이를 위한 공동기관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이러한 주제들에 대한 교황님과 우리의 견해가 온전히 일치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날 누구를 난민들이라고 하나요? 난민들의 역사와 비극들은 무엇인지요?

“역사적 정의에 따르면, 난민들이란 폭력과 인종차별 및 박해들로부터 도망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오늘 오전에 교황님이 상기하셨듯이, 갈등과 전쟁은 점점 더 증가할 뿐만 아니라,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이러한 탈출과 망명들이 오늘날에는 빈곤과 기후변화와 같은 다른 여러 상황들과 맞물려 있습니다. 인구 유출 현상은 심지어 매우 복합적이기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도 관리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결돼야 할 지역 공동체들과의 긴장을 조성하는 일뿐만 아니라, 특히 난민들을 이러한 ‘미해결’ 상황들 안에 방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들은) 인간적,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매우 가혹합니다.”

때때로 가장 가난한 이들, 가장 취약한 이들의 탄원에 자주 귀를 닫아버리는 세상과 대화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

“(현시대는) 귀를 닫아버린 세상, 무관심한 세상, 다양한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도 무심한 세상입니다. 그리고 코로나19 대유행은 불행히도 매우 현실적인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또한 유감스럽게도 (현시대는) 어떤 이는 지나치게 울부짖고, 어떤 이는 이들의 고통을 이용해 표심을 얻고 선거에서 승리하여 더 큰 권력을 얻으려 하는 세상입니다. 이는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힐 뿐 아니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메시지와 대립되는 세상을 의미합니다. 교황님은 연대와 인류를 위한 메시지이자 형제애의 메시지를 세상 모든 나라에 전파하시려 지속적으로 애쓰고 계십니다.”

난민들은 분명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고 있지만, 종종 극도로 힘겨운 상황에 놓인 난민 캠프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중 하나가 레스보스 섬의 난민 캠프입니다. 이곳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5년 전인 2016년에 방문하신 바 있지요. (…)

“그렇습니다. 오늘날 이러한 인류의 이동은 절망적인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아닐 뿐 아니라, 안타깝게도 (도피한) 다른 나라도 끔찍한 상태이거나 기대했던 어떠한 보호나 안전 혹은 환대마저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스보스 섬만의 일이 아니지요. (…) 경유국이기도 한 리비아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리고 발칸루트(Balkan route)*를 생각해 봅시다. 이에 대해 교황님과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만, 오늘날 이탈리아에서는 발칸루트가 난민들의 유입 경로와 복잡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근원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난민과 이주민들까지 포함해 우리 모두가 이동성이 더욱더 용이한 세상에서, 종종 이러한 유동성으로 말미암아 난민들과 이주민들이 범죄나 불법 거래에 악용되는 또 다른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역주: 발칸루트란 그리스와 발칸 반도를 거쳐 유럽 중부와 북유럽으로 들어가는 길로, 난민 대부분이 이 경로를 이용해 부유한 국가로 들어간다. 유럽 난민 위기가 극에 달한 지난 2015년 1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이 경로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UNHCR는 1950년에 생겨난 기구입니다. 그리고 1954년과 1981년 두 차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이것이 70년이 넘도록 UNHCR 활동의 본질적인 의미를 드러내는 것일까요?

“UNHCR는 1950년에 3년 동안만 존속하기 위해 창설됐던 것을 기억하시는지요. 그런데 7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지속하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말이지요. ‘불행하게도’라는 말을 강조한 이유는 아직도 (인류에 UNHCR의 임무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입니다. 그리고 2021년은 지난 1951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이 채택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7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면 과제들과 매우 높은 관련성을 지닌 문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필리포 그란디
프란치스코 교황과 필리포 그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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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4월 2021, 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