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 요셉, 하느님의 표징들에 마음이 열린 아버지
Benedetta Capelli / 번역 김호열 신부
성 요셉은 무엇보다도 아버지가 되라고 부름 받은 목자들의 모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편 교회의 수호자이신 성 요셉 대축일을 하루 앞두고, 지난해 12월 8일 ‘성 요셉의 해’를 선포하며 반포한 교황 교서 「아버지의 마음으로」(Patris Corde)의 중요한 주제들을 다시 언급했다. 교황은 이 주제들을 설립 175주년을 맞이한 교황청립 벨기에 신학원 대표들의 예방을 받고 환담을 나눈 후 그들에게 미리 준비해서 전달한 강론문에서 다시 언급했다. 교황은 “벨기에 신학원 출신 학생 중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있다는 것”이 신학원에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환대하는 것
환대하고, 보호하고, 꿈꾸는 아버지. 이는 사제 직무를 나타내는 세 가지 지표이며, 요셉의 세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다. 교황은 예수님의 양부(요셉)가 자신의 개인적인 계획들을 제쳐두고, “자신 앞에 나타난 놀랍고 신비한 현실”에 대한 설명도 구하지 않고, (오히려) 사랑하며 믿음으로 환대하는 모습에 주목했다. 이는, 예를 들어, 사제가 새로운 본당으로 인사 이동할 때 기존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미리 세운 사목 계획에 얽매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자세라고 교황은 설명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성 요셉은 우리의 영적 삶과 식별의 스승입니다. 우리는 성 요셉에게 때로는 최선의 원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을 잃게 만드는 수많은 상념의 늪에서 자유롭게 되도록 청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상념의 늪에 빠진다는 것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우리에게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먼저 ‘움켜쥐고’, ‘소유’하려는 우리의 성향을 드러냅니다.”
“획일적인” 사람이 되지 맙시다
“자신에게 맡겨진 사람들의 선익만 바라는 선하고 충실한 종의 내적 자유를 가지고” 헌신과 충실함과 끊임없는 관심으로 하느님의 표징을 수호하는 것은 깨어 있고 세심하고 기도하는 마음 안에 구체화된 성 요셉의 사랑이다. 교황은 이처럼 목자는 자신의 양떼를 버리지 않고, “길을 열기 위해 양떼들 앞에, 용기를 주기 위해 양떼들 사이에, 뒤처진 양들을 모으기 위해 양떼들 뒤에” 자신을 둔다고 강론문에서 강조했다. “(목자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생각을 중심에 두지 않고, 지배와 무관심이라는 유혹을 피하면서, 자신이 지킬 사명이 있는 사람들의 선익을 중심에 둬야 합니다.”
“사제는 자신에게 맡겨진 공동체와의 관계 안에서, 상황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변화할 준비가 돼 있는 세심한 관리인이어야 합니다. ‘획일적이지’ 않아야 하며, 그 자체로는 좋을지 몰라도 공동체의 변화와 필요에 부응할 수 없는 사목을 수행하는 방식처럼 경직되지 않아야 합니다.”
저 너머를 보는 것
다른 사람이 아무것도 보지 못할 때 성 요셉은 “꿈꾸는 사람”이 되어, 하느님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그는 저 너머를 보는 사람이었다. 요셉은 “자신이 품은 의심보다 하느님을 더 믿으면서, 마리아와 예수님 안에서 자신의 존재의 징표를 발견했으며, 감춰지고 관대하고 지칠 줄 모르고 침묵하는 자신의 삶의 봉사 안에서, (하느님의) 더 큰 계획을 실현하는 도구로 하느님께 자신을 바쳤다”고 교황은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사제들에게 있어서도,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을 보존하는 것에 머물지 않도록, 자신이 사랑하는 공동체를 꿈꿀 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존하는 것과 보호하는 것은 다른 말입니다! 반면, 회심을 촉진하고 선교적 의미를 쇄신하기 위해 그리고 성령의 인도를 받고 하느님의 사랑이 ‘다그치는’ 제자들로 구성된 여정 중에 있는 공동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구체적인 역사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끝으로 교황은 하느님 백성을 이끌기 위해 부성애의 기술을 배우면서 “하느님의 뜻에 유순하며, 위대한 사업의 주인공이며, 순종적이고 창의적인 성 요셉의 모습과 사명을 기도 안에서” 재발견하라고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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